<기고> 100% 쌀빵·쌀과자 시대를 연다
<기고> 100% 쌀빵·쌀과자 시대를 연다
  • 관리자
  • 승인 2011.07.2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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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용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벼육종재배과 농학박사
우리나라는 만성적인 쌀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 오다가 1970년대 와서야 비로소 통일벼 개발로 쌀의 자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쌀 산업이 연속 풍작에 의한 재고누적, 다양해지고 고급화된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에 따른 소비 감소 그리고 FTA에 의한 국가간 교역자유화 추세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1인당 쌀 소비량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으나 수입쌀은 해마다 증가하여 2014년에는 재고량이 40만9천t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도 남아도는 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쌀가루와 쌀 가공제품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농촌진흥청에서도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쌀로 빵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여 밀가루를 대체하고자 노력해 왔다. 본래 밀에는 글루텐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빵을 만들기에 아주 적합하다. 빵은 발효과정에서 효모가 당을 분해하면서 가스를 발생시키는데 글루텐은 발생된 가스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포집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쌀에는 글루텐이라는 성분이 없기 때문에 밀빵과 같은 형태의 모양을 갖기가 어렵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단백질과의 가교역할을 하는 트렌스글루타미나제 효소나 셀룰로오스의 일종인 HPMC를 이용하여 쌀가루만을 재료로 빵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이 기술로 쌀빵을 만들면 밀가루빵과 비슷한 모양을 갖추면서도 맛은 더 우수하다.

그러나 쌀빵은 밀빵에 비하여 원재료 가격과 가공공정이 다소 복잡하여 원가가 2~3배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 또한 쌀빵은 발효과정을 거치는 식빵 등에서는 밀빵보다 가공적성면에서 불리한 특성을 보인다. 하지만 케이크나 생과자 등 원재료에서 쌀가루가 차지하는 비율이 적은 빵들은 밀빵과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쌀은 우리 민족의 오랜 주식이므로 쌀빵은 우리 몸에 거부반응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맛이 더 좋고 오랫동안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밀가루 음식을 섭취하면 위장장애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에게는 쌀로 만든 빵이 대용식으로 유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의 쌀빵 관련 연구는 역사도 짧고 초기단계에 있지만, 농촌진흥청에서는 많은 노력과 투자를 통해 이미 쌀빵과 관련된 상당한 연구를 진행하였고, 쌀치즈케이크와 쌀양갱 등이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를 출원 중에 있다.

또한 간식으로 즐겨 먹는 호두과자, 붕어빵 등 밀가루 소비량이 많은 제품 등을 중심으로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프리믹스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쌀빵이 소비자에게 선택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남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우리 입맛이 밀가루 제품에 길들여져 있어 소비자의 입맛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 쌀빵 제품이 생산되고 있지만 판매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쌀소비 확대와 우리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더불어 쌀빵이 맛이나 가격, 건강면에서 밀빵에 비하여 우수함을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급선무다. 꾸준한 투자와 연구, 소비자의 관심 등 삼박자가 잘 조화된다면 쌀로 만든 빵 제과점도 늘어나고 소비자도 손쉽게 쌀빵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농촌진흥청에서는 원료 쌀의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수량이 많으면서 제빵가공적성이 좋은 벼 품종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에 개발한 쌀 수량이 많은 벼 품종인 ‘드래찬’과 ‘보람찬’ 쌀이 반죽특성과 빵 모양형성 등 제빵적성도 우수하고 맛도 좋아서 매우 희망적이다.

게다가 ‘보람찬’ 벼 품종은 벼 키가 작아 쓰러짐은 물론 병해에도 강하고, 2모작에서도 평택이남 남부 평야지까지 재배가 가능하여 대량생산이 용이하다. 또한 ‘보람찬’ 벼는 떡 가공적성도 좋아 영광군에 모싯잎송편의 원료미 전용단지를 조성하는 등 각종 가공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보람찬’ 벼 품종을 이용한 쌀빵 관련 연구는 쌀 소비확대와 더불어 원료미의 원가절감은 물론 새로운 농업소득 창출 등 가치가 무궁무진하므로 농업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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