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라멘 “미소·탄탄·쇼유라멘 뜬다”
일본라멘 “미소·탄탄·쇼유라멘 뜬다”
  • 신원철
  • 승인 2011.07.29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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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리도시히데 (주)키슈우 대표
일본식 라면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돈가스, 돈부리, 우동 등과 함께 국내 대표적인 일본 대중식으로 꼽히는 ‘라멘(ラ-メン)’은 전문점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10여년간 국내에서 라멘용 생면제조 사업을 하고 있는 이지리도시히데 (주)키슈우 대표가 국내 일본식 라면시장의 성장 요인과 변화 요소를 짚었다.

▲한국에서 생면 제조사업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 한국인과 결혼한 여동생을 따라 1998년에 한국에 왔다. 서울 신촌에서 ‘칸사이(關西)’라는 이름의 일본식당을 운영했다. 이곳에서는 ‘라멘’ㆍ덮밥인 ‘돈부리’ㆍ메밀국수인 ‘소바’를 팔았다. 그러다가 한국에 라멘에 쓰이는 생면을 취급하는 곳이 흔치 않은 점에 착안해 생면제조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라멘을 취급하는 곳은 많지 않았다. 또 라면체인점 대부분이 인스턴트 라면을 팔았고, 가격도 2천원 정도 했다. 칸사이에서 파는 라멘의 한 그릇 가격은 6천원이었는데 당시 물가수준으로 비싼 가격이었다. 그래도 연세대 학생들, 일본인 유학생들이 많이 찾았다.

▲라멘은 돈가스, 우동 등과 비교하면 시장의 성장이 더디다.

- 식재료를 구하기 어려웠던 점이 걸림돌이었다고 생각한다.
10년 전에는 라멘에 쓰이는 일본산 식재료를 판매하는 수입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직접 일본을 들락거리며 재료를 구입해야 했다. 또 수입통관 절차도 까다로웠다.하지만 수년 전부터 라멘용 식재료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수입상이 많이 늘어 사업하기 편해졌다. 식재료를 구하기 쉬워지면서 메뉴의 가격도 안정됐다. 물가 인상분을 반영하면 10년 전 6천원짜리 라멘은 지금 1만5천원 이상 나가야 하지만 그보다 저렴하다. 따라서 한국의 라멘전문점 시장은 앞으로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일본의 라멘체인점 브랜드가 속속 한국에 진출한다. 이들 브랜드 라멘 맛의 비결이 있다면.

- 라멘의 맛은 수프와 생면에 달렸다. 그 중 스프는 일본산을 수입해 쓴다고 해도 생면은 유통기한이 10일 정도로 짧고 온도에 민감해 한국에서 구해 써야 한다. 일본 라멘체인점 브랜드는 생면 관리가 철저하다. 제조 후 전용 냉장고에서 5~10℃ 사이 온도를 유지하며 보관한다. 이렇게 관리해야 면에서 수분이 빠져 마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생면 제조과정에서 간수를 골라 써야 한다. 한국산 간수도 있지만 키슈우에서는 일본산 간수만 쓴다. 간수는 면의 탄력을 결정하는데 간수에 따라 같은 면이 라멘용 생면이 되기도 하고, 자장면용 면이 되기도 한다.

▲한국 외식시장은 트렌드 변화가 빠르다. 라멘에서도 메뉴의 변화가 있나?

- 한국에서는 현재 일본 규슈의 ‘돈코츠라멘’이 인기다. 그런데 이 라멘이 너무 느끼하다 보니 젊은이들은 좋아하지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싫어하는 것이 한계다. 그래서 중장년층 고객은 라멘보다 고소한 맛이 강한 우동을 더 찾는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입맛 차이 때문이다. 일본인들은 같은 돈코츠라멘이라도 느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시간이 갈수록 돈코츠라멘의 인기는 떨어질 것이다. 대신 고소한 맛 된장으로 맛을 낸 ‘미소라멘’, 매운맛이 나는 ‘탄탄라멘’, 간장 맛 라멘인 ‘쇼유라멘’ 등이 한국 돈코츠라멘 시장을 대체할 것이다. 일본식 라멘집에서도 이들 메뉴를 적극적으로 내세워 고객의 연령대를 넓힐 필요가 있다.

▲키슈우에서 주로 생면을 납품하는 곳은 어디인가.

- 수년 새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라멘전문점이 많이 늘어난 점이다. 공급량을 비교하면 50% 정도 성장했다. 또 일본식 라멘집 외에도 이자까야, 오꼬노미야끼전문점 등에도 볶음우동, 소바용 생면을 공급하고 있다. 생면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한국의 외식시장은 일본의 35년 전과 상황이 비슷한데 당시 일본에서는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 외국음식이 빠르게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고객들도 외식소비에 활발하게 나서기 시작했는데 한국도 비슷하다.

▲최근 한국에는 생면과 건면의 중간형태인 반건조 면제품이 늘고 있다. 시장진출 계획은 없나?

- 제안은 많이 들어오는데 생면 제조만 고집한다. 반건조 면은 진짜 생면이 아니다. 물론 유통기간이 길고 관리도 편하지만 맛도 떨어지고 가격도 생각처럼 저렴하지 않다. 라멘집을 하는 사람들은 요리사의 마음가짐을 잃어서는 안 된다. 내가 더 편하기 위해 맛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불편하더라도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정에서 어머니가 좋은 재료로 시간을 들여 만드는 음식을 인스턴트 음식과 비교할 수 있나?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음식에는 정성이 없다. 그리고 고객들도 이 점을 잘 안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생면만 만들 생각이다.

신원철 기자 haca13@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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