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산업을 중소기업 업종 지정만으로 안된다
식품산업을 중소기업 업종 지정만으로 안된다
  • 관리자
  • 승인 2011.08.1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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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 환경조성으로 중소기업의 보호를 대기업에게는 세계화 기회를 -
권대영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본부 책임 연구원
최근에 국가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정운찬)에서 식품산업에서 몇몇 업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분류하여 대기업이 진출하지 못하게 함으로서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발표한바 있다. 이의 문제점을 식품 산업의 특성 중 하나인 전유성이라는 측면에서 논하고 싶다. 식품 산업에 있어서 전유성(專有性, appropriability)이란 발명자가 시장에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보호되는 환경 (the environmental factors that govern an innovator's ability to capture profits generated by an innovation), 즉 독점적 지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보호벽을 의미한다.

대부분 대기업 식품회사는 식품 산업에서 전유성이 낮다는 것, 즉 기술보호벽이 낮고 독점적 지위권 확보가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R&D에 투자하기보다는 시장의 흐름을 읽거나 소비자의 변화 요구에 민감하다. 반면에 중소기업, 영농조합, 벤처기업 심지어 식품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조차도 식품산업에서 전유성이 낮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독자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거나 특별한 기술을 개발하면 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한다. 또한 대부분 우리나라의 벤처기업들은 신약개발로 성공하기는 어렵다는 이미 경험으로 알기 때문에 기능성식품에 승부를 걸고 특정물질을 찾거나 기술을 개발하여 떼돈을 벌려고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 특정 영역이나 기술을 확보하여 어렵게 시장을 창출하면 그때서야 대기업이 자본력을 앞세워 경쟁제품으로 시장에 뛰어 들어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의 제품을 죽이는 경우가 허다하게 많았다. 대부분 이러한 경우 특허가 보호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단일물질로 되어 있는 제약 산업과는 달리 복합물질 복합기능으로 대표되는 식품 산업은 전유성이 낮아 특허가 완벽하게 보호되지 못한다. 대기업은 생산과 기술은 경쟁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가격에서 경쟁이 안되면 OEM (주문자상표부착생산)을 활용하여 시장의 지배력을 확대하기도 한다. 이러한 구조에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 살아남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식품 산업의 특성을 잘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은 대기업의 기업윤리를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식품 연구는 공익적, 공유적 가치의 측면이 높은 연구인데 이런 연구를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에게 투자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무리일수 밖에 없다. 이러한 부분은 국가가 담당해야함은 물론이다.

국가는 이러한 식품 산업의 시장구조와 인식을 개선해 줄 필요가 있다. 물론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의 주도업종 등을 분류하고 규제하여 중소기업을 보호해주는 방법이 있으나, 대기업이 업종진출을 근본적으로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것은 종국에는 우리나라의 식품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여 식품 산업의 쇠퇴를 가져올 것이 뻔하기 때문에 이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식품 산업을 누가 세계적인 산업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인가? 식품 산업의 발전, 글로벌 경쟁력의 확보 등 이 모든 것을 대기업에만 맡겨 두자는 것은 아니다. 업종을 규제하는 것보다는 기존 시장에 존재하는 제품에 대하여 대기업이 유사 제품을 출시하여 중소기업의 제품을 죽이는 구도를 막아야 한다. 이렇게 될 때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기존시장에서 갖고 있는 가치를 인정하고 정당하게 기업을 인수합병(M&A)하여 세계적인 제품으로 발전시키라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식품산업에서도 M&A가 매우 활성화 되어 있다. M&A는 서로가 사는 방법이다. 다만 M&A의 환경이 문제이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은 가치를 인정받고 새로운 사업에 대한 도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식품 산업에서 중소기업의 업종을 지정함으로써 규제할 것이 아니라 법제화와 기업윤리의 확립으로 M&A를 활성화할 수 있는 환경을 유도함으로서 정당한 산업발전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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