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어느 원로 천체물리학자 의 ‘소프트 & 감동’ 리더십
<월요논단>어느 원로 천체물리학자 의 ‘소프트 & 감동’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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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8.2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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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전주대 문화관광대 교수
진작부터 나는 리더십의 다양한 모델에 관한 내 나름의 생각을 식품/외식 CEO 들을 위해 2002년부터 지금까지 10여 년간 틈틈이 본지 칼럼으로 소개해 왔다. 이번에도 나의 직접 체험을 토대로 어느 원로 천체물리학자의 리더십 이야기를 소개하는 데 매우 겸손하며 따스하며 부드러우며 창의적이어서 또 다른 감동을 안겨준다. 홍승수 박사.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서 정년퇴임한 명예교수로서 작년에 ‘국립 고흥 청소년우주체험센터’(이하‘우주체험센터’) 의 초대 원장으로 부임했다.

지난 8월 12일(금)부터 13일(토) 이틀 동안 나는 풍광 좋기로 유명한 전남 고흥군 내나로도에 있는 ‘우주체험센터’ 에서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우주체험센터' 창립1주년을 맞이해서 오픈 한 ‘천체 투명관’ 개관식과 그 축하행사를 참관했다. ‘우주체험센터’ 는 국내 유일의 우주체험 특화 시설이다. '천체 투영관’은 밤하늘의 모습을 사실과 똑같이 재현해 주는 시설로써 별의 생성, 소멸, 우주의 기원 등 기본교육까지 포함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감동은 ‘우주체험센터’ 주변의 수려한 경관에서 시작됐다. 센터 앞 언덕에서 바라본 해변의 풍광은 장난이 아니었다. 그 순간 절로 떠오르는 조지훈의 시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 중간에 생각이 나지 않아서 그저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 나는 아직도 작은 짐승이로다/ 나는 아직도 괴로운 짐승이로다/ 나는 눈물을 배우는 짐승이로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 만 되풀이 했지만 그것만으로도 내 가슴은 이미 충분히 촉촉해 졌다.

감동은 개관식으로 이어졌다. 개관식은 마치 무슨 ‘우주에 대한 지식과 체험을 통하여 청소년의 이성과 감성을 키우는 감동의 공간’을 완성하기 위한 심포지엄이나 공청회 같은 분위기였다. 참 오랜만에 힘차게 불러 본 애국가였다. 툭하면 ‘시간관계상’ 생략 되거나 국기 경례시의 반주음악으로 푸대접받는 애국가 경시풍조 따위는 전혀 없었다. 참 오랜만에 들어 본 따스한 감사패 문안이었다. 상패 제작업체가 제공한 샘플에서 적당히 고른 문안이 아니라 원장과 직원들의 마음이 녹아있는 아름다운 문안이었다. 오죽했으면 ‘절대 버리지 않고 가보로 전하겠다.’ 는 게 받은 이 들의 한결같은 소감이었을까. 참 따뜻하고 간결한 원장의 환영사였다. 귀빈들의 말씀도 홍보담당이나 비서가 출력해준 원고가 아니라 각자 감동의 크기대로 털어 놓은 축사요 격려사였다. 원장의 뜻을 도우려는 듯 여성가족부장관이 그 흐름을 주도했는데 마치 여성 CEO가 더 늘어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실제사례로 보여주는 듯 했다. ‘표’ 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현지 선출직 관리들의 축사와 격려사도 느끼하거나 닭살 돋지 않고 쌈빡했다. 고흥군수의 ‘우주센터’ 진입로를 위한 공개적 예산지원요청과 최선의 노력을 다짐하는 행정부지사의 즉석 화답이 웃음소리와 박수갈채 속에 이루어지는 감동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환영사, 축사, 격려사 모두가 내비게이션처럼 메마른 기계음이 아니라 ‘꿈과 비전의 메시지’ 로 들린 이유다.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 역시 지역내 교장 선생님들과 센터의 직원과 그 가족, 천안, 평창 등 자매기관 사람들, 그리고 서울의 어느 성당 가곡교실 합창단 등 아마추어들이 함께 꾸며서 학예회 나 마을축제 같은 분위기였다.

마지막 순서인 ‘하늘의 별이 사람을 보다’ 와 ‘ 땅의 사람이 별을 보다’ 라는 제목의 천체관측은 아주 의미심장했다. 특히 우연과 필연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 홍원장의 짧은 특강은 한 편의 수상록으로 들렸다.

소록도 방문 출발 직전 청소년들에게 둘러 싸여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사진을 찍는 홍 원장의 모습은 영락없는 고흥군 내나로도의 젊은 할아버지였다. 이틀간의 감동이야기를 마무리하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순간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은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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