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국산 밀 자급률 10%를 향하여
<특별기고> 국산 밀 자급률 10%를 향하여
  • 연봉은
  • 승인 2011.09.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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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맥류사료작물과 농학박사
우리나라는 한때 97천 정보에서 밀을 재배하여 16%의 자급률을 유지하였으나, 1984년 정부 수매중단과 함께 1985년부터는 자급률이 0.5%로 급격히 떨어져서 거의 맥이 끊기다시피 하였다.

그러나 최근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인하여 가격 경쟁력이 향상되고 친환경 먹을거리와 로컬푸드(Local food)의 소비 트랜드에 따라 국산 밀 가공품 생산에 대기업이 가세하면서 국내 밀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밀 자급률이 1.7%를 돌파하여 국산 밀을 안정적으로 생산·공급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연평균 밀 소비량은 330~350만톤에 달하며, 이 중 130~150만톤은 사료용으로, 200만톤은 식용으로 소비되고 있고, 국민1인당 밀 소비량도 31㎏(2010년)으로 1980년의 29.4㎏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다.

밀은 우리나라에서 쌀 다음으로 소비가 많아 총곡물소비량의 22%를 차지하는 곡물이지만, 대부분을 미국, 호주, 캐나다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밀 가격 및 수급 상황이 국제 동향에 좌우 될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지만 일본은 14%의 자급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 밀 수급변화에 국내 밀이 어느 정도의 완충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이상을 자급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국산 밀 자급률을 2015년까지 10%(5.3만ha)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 동안 농촌진흥청에서는 국산 밀 자급률 향상을 위하여 제면, 제빵, 제과용 등 용도별 최고 품종과 수발아 등 재해저항성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여 농가에 보급하였다.

그리고 파종부터 수확?저장·유통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국내산 최고급 브랜드 ‘참들락’을 개발하여 국산 밀 품질을 향상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베이커리 시장의 체인점이 급속하게 증가함에 따라 냉동반죽에 대한 연구와 산업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냉동 반죽은 제빵 공정 중에 반죽을 급속동결 시킴으로써 발효를 억제하여 냉동 저장한 후 이를 필요에 따라 해동 후 남은 공정을 진행하여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국산 밀가루 500g에 천연효소 중 하나인 “트렌스글루타미나제” 0.1g을 첨가하고, 기존의 50% 정도만 초벌구이(par-baked)를 하여 급속냉동(-40℃) 후 유통하는 새로운 ‘냉동반죽 제조기술’을 개발하였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소비자가 해동과정 없이 20분 정도 구우면 먹을 수 있으며 기존 냉동반죽에 비하여 제빵 적성이 10% 이상 향상 된다.

또한, 해동시간과 2차 발효시간이 필요치 않아 2시간 정도 시간이 절약되고, 바로 굽기 때문에 기존의 빵 모습 그대로 구워져 나올 뿐만 아니라, 과발효되지 않아 완제품에서 쉰내가 나지 않는다. 이 기술은 향후 제빵/제과 관련 업체에 기술이전을 통해 프렌차이점 납품, 학교급식과 군납 등으로 소비가 활성화 되면 밀 자급률 10% 달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국산 밀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첫째, 수입 밀을 대체하기 위해 가공적성에 맞는 용도별 최고품종과 수발아 등 재해저항성이 강한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야 한다. 둘째로는 최근 미국 등 수출국에서 향후 유전자 변형 밀의 대량 생산 움직임이 있으므로 친환경 밀 생산 기반의 확보도 필요하다.

셋째로는채종단지 조성을 통한 우수종자의 조기 확대 보급과 가공적성에 맞는 용도별 브랜드단지 조성으로 품종 및 재배방법을 일원화하여 균일한 원맥 생산공급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더불어 급격한 밀 생산량 증가에 대비하여 밀 수확과 동시에 건조저장시설(DSC)이나 벼 미곡종합처리장(RPC)을 이용한 산물수매를 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서는 논 농업 다양화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콩, 잡곡 등의 논 재배 후작으로 겨울철 밀 재배를 연계하면 농가소득 보존에도 일조할 것이다.

또한 웰빙 추세에 부합하는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혼반, 조리퐁, 고추장, 떡, 찐빵, 과자, 즉석라면 등 국산 밀을 이용한 다양한 신제품 개발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를 통한 국산 밀의 국제경쟁력 확보는 국민의 제2식량인 밀 자급률을 높여 식량안보와 식량주권에 대처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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