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음양오행의 철학과 미학을 담다
<월요논단>음양오행의 철학과 미학을 담다
  • 관리자
  • 승인 2011.10.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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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정 조은정 식공간연구소 대표
색이 인간의 생활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크다.

색채는 우리에게 기억과 연상이라는 작용을 통해 정서적으로 큰 영향을 준다.

특히 색은 냄새, 시각, 음식과 연관된 생각들을 통하여 식욕을 자극한다. 색은 우리 눈에 형체 없이 나타난 시각상의 한 부분에 대한 지각이지만 식욕 또한 시각에 의해 지각되는 감각이다. 길을 가다 어디에선가 고기 굽는 냄새를 맡게 되면 우리는 즉각 반응하게 된다. 숯불에 구워지는 불고기 냄새, 적당한 연기, 잘 익은 김치는 식욕에 의한 종합적인 연상 작용을 하게 한다. 이처럼 식욕은 색과 서로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며, 색자극에 반응한다.

우리 음식의 색은 이러한 심리적 작용의 기본에서 출발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우주를 끌어안은 세계 속에서 그 근원을 찾으려고 했다. 색채를 우주 개념과 결합시켜 색에 의미를 부여했고 색채의 표현은 우주만물의 질서와 조화를 나타내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다. 따라서 음양오행적 우주관에 근거한 상징적 관념을 색채로 표현한 경우가 더 많았다. 즉 오행의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는 동, 남, 중앙, 서, 북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 다섯 가지의 색을 오정색(五正色) 혹은 오색(五色), 오방색(五方色)이라고도 한다.

이 오방색의 배합에 의해 간색이 만들어지는데 벽색, 녹색, 유황색, 자색, 홍색이 오간색이다. 따라서 오방색과 오간색은 음양오행의 이치를 따라 생활 속에서 색을 사용하는 의미와 색의 이름으로 사용되었다. 이것이 현재에도 활용되는 우리의 색채학과 우리문화의 기본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다섯색은 오행의 원리에 따라 계절, 오상(五想), 오장(五腸), 오관(五官), 오음(五音) 오미(五味) 등과 연결되어 있다. 오색을 음양오행사상에 따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청색은 우리나라 말로 파랑, 어근은 ‘팔~’로 끌어서 변한 말이다. 청색과 녹색의 구별용어가 없어 푸른 바다, 푸른 나무, 푸른 하늘이라 표현한 것은 전통적 의미에서 연유된 것이다. 청색은 방위로는 동쪽, 계절로는 봄에 해당한다. 오행 중 목(木)으로, 전통적 의미로는 하늘과 식물 등을 상징하는 색이다. 성과로는 발생에 속하여 인간의 선행을 관장하는 색이고 인간의 신체로는 간장, 눈에 해당되고 맛의 오미에는 신맛과 연결되어 있다.

둘째, 적색은 우리말로 붉은색이며 전통적 의미는 밝음, 고귀함, 남쪽, 벽사이다. 방위로는 남쪽에, 계절로는 여름에 해당한다. 오행 중 화(火)로서 태양, 불, 피 등을 상징하는 색이다. 생명력이 충만한 색이므로 가장 강력한 양(陽)의 색으로 인식되었다. 인체의 심장, 오관의 혀에 해당되며 맛의 오미에는 쓴맛에 해당된다.

셋째, 황색은 우리말로는 노란색으로 전통적 의미는 땅, 중앙,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고 있다. 오행중 토(土)이며, 모든 것을 포옹하고 조화롭게 적용한다는 뜻으로 오색 중 가장 고귀한 색으로 인식하였다. 믿음을 관장하고 조화를 대표하며 인체로는 오장의 비장, 오관의 몸을 가리키며 맛의 오미에는 단맛을 나타낸다.

넷째, 백색은 우리말로 흰색으로 전통적 의미는 태양, 신성, 순결, 숭고함을 상징한다. 오행 중 금(金)에 해당하며 성과는 수확에 속한다. 인간의 의리를 권장하고 인체는 폐장, 코에 해당되며 맛의 오미에는 매운맛을 말한다.

다섯째, 우리말로 검정인 흑색은 방위로는 북쪽, 계절로는 겨울에 속한다. 오행 중 수(水)로서, 음유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성과로는 저장(貯藏)에 속하고, 인간의 지혜를 관장하며 은밀하고 현묘함을 좋아한다. 인체의 신장, 오관의 귀를 나타내며 맛의 오미로는 짠맛에 해당한다.

오방정색과 오방잡색 이외의 모든 색깔은 사물이나 자연의 현상으로부터 연상되는 색명으로 나타내거나 물감의 제작과정으로부터 유래하는 기억 색명 또는 관용색명으로 다양하게 나타냈다. 이와 같이 색의 사용은 단순히 사물의 분류뿐만이 아니라 우리들의 의식주 생활 속에서 인간의 색채 감각과 색채 활용을 유지하고 지배해 온 의식이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우리의 음식에 담겨있는 색들은 이러한 사상과 철학과 미학이 넘쳐 있음을 재발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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