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서 배워야 할 한식세계화 사업
영화 ‘도가니’서 배워야 할 한식세계화 사업
  • 관리자
  • 승인 2011.10.28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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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한국영화계의 이슈는 단연 ‘도가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코미디, 액션, 멜로가 대세인 영화계에서 비주류 성격의 영화는 투자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배우까지 투자자 설득에 총력을 기울인 끝에 크랭크인 된 이 영화는 투자자의 예상을 뒤엎고 460만 관객몰이와 도가니법 등 국가적 이슈를 만들며 대박을 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최근 추진 중이던 ‘플래그십(Flagship) 한식당’ 사업이 민간 투자자가 없다는 이유로 무산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플래그십 한식당은 미국 뉴욕에 고품격 한식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한식당을 세우겠다는 취지로 정부가 총예산 150억원 중 50억원을 지원키로 한 사업이다.

나머지 100억원은 개설ㆍ운영을 담당할 민간 업체의 몫이다.

결국 나서는 민간 업체는 없었고 일각에서는 민간에서 해야 할 일에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플래그십 한식당에 반영된 예산 50억원은 올해 한식세계화 관련 전체 예산 311억원에서 16%나 사용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논란이 거듭되긴 했지만 농림수산식품부는 예산 50억원을 통해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사업모델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여기서 민간투자참여ㆍ운영방식ㆍ메뉴구성 등 세부설립 방안도 구체화했다.

하지만 제대로 이 모든 활동들이 꽃을 피우기도 전에 플래그십 한식당 추진은 백지화 된 결과를 낳았다.

이 시점에서 안타까운 것은 너무 쉽게 끝나버렸다는 점이다. 또 이유에 대해서도 단지 예산의 문제로만 집중될 뿐 더욱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진단과 고민이 없다는 것이다.

한식의 세계화 진출은 단지 수익성으로만 판단될 수 없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번 사업은 해외에 한식당의 수가 많지만 세계시장에서 한식이 싸구려, 저가 이미지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이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가 컸다.

농식품부는 그동안 여러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고급 한식당을 세우기 위해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렸으나 왜 대부분 실패했는지를 분석했다고 했다.

그래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번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게 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민간 업체의 참여 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과연 돈 문제로만 실패 요인을 찾는 것이 옳은 것인지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보다 더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은 필요하지 않았는지, 민간 업체들의 참여를 이끄는 전략적인 기획과 설명회 및 사전 상담 활성화 등의 부대 운영 등은 필요하지는 않았는지를 심층적으로 고민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농식품부가 밝힌 바대로, 최근 뉴욕 한식당 ‘단지’가 2012년 뉴욕판 미슐랭 가이드에 별 하나짜리 식당으로 이름을 올리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는 사례 등을 어느 정도 민간 업체들이 참고했는지도 말이다.

자국음식의 세계화 진출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가깝게는 일본ㆍ중국ㆍ대만 등에서도 꿈꾸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자국의 음식은 맛 이상을 넘어 그 나라의 문화이고 전통이다.

이 모든 것들이 단시간에 이뤄진 것들이 아닌 만큼 한식세계화 관련 사업들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추진돼야 할 것이며, 이를 인식시키는 정부와 국민의 노력과 참여가 보다 절실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임을 깨닫기를 바란다.

주류를 뛰어넘은 비주류 영화 도가니와 같은 성공이 앞으로 한식 세계화 진출에서도 실현되길 꿈꿔본다.

백안진 기자 b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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