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무상급식이 확대되면서 서울지역 초등학교 58곳를 비롯해 전국 156개 초등학교 급식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물론 물가상승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한우 1등급을 사용하던 일부 학교가 3등급으로 바꾸는가 하면 또 다른 학교는 돼지고기를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낮추었고 닭고기는 ‘친환경 무항생제’에서 국산 1등급으로 낮췄다. 이밖에 쌀은 유기농에서 일반으로, 계란은 1등급에서 일반 계란으로, 양파와 시금치 등 채소류는 친환경에서 일반으로, 두부와 깨, 참기름 등은 이미 국산에서 수입산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는 학교들이 대부분이다.
식재료 품질 저하 예견된 일
무상급식이 확대 실시되면서 우리는 급식의 질적 저하를 이미 우려했다. 첫째는 한정된 예산으로 충분히 급식을 할 수 있느냐는 것과 또 하나는 급식학생수가 크게 늘어날 것인데 충분한 급식이 가능할 것인가를 우려했다.
현재 서울지역 초등학교의 1인당 평균 급식비는 약 2300원이며 가장 낮은 초등학교의 급식비는 1인당 1670원인 곳도 있다. 특히 현재의 1인당 급식비 1670원은 지난 2009년에 비해 330원이 떨어진 금액이다. 이런 예산을 가지고 친환경 무상급식을 주장한 일부 교육감들의 무책임한 발언을 우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지금도 현실을 전혀 감안하지 못한 채 일부 교육청관계자들은 친환경 전면 무상 급식을 주장하고 있으며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니 참으로 딱한 일이다.
지금처럼 급식의 질이 크게 떨어지면 이어서 위생적인 측면에서도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우려된다. 한정된 급식 예산으로 양질의 식재료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한편으로 인건비를 줄이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면 적은 인력 혹은 전문성이 없는 조리원을 채용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할 식재료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급식수준을 낮출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무상급식은 무상교육의 연장선이라는 주장과 함께 근본 목적은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저소득층 가정의 어린이들이 수치심을 느끼게 되면 성장하는 과정에서 성격이 소심하게 변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왕따나 따돌림 등을 당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급식의 질이 떨어진다면 학교급식을 이용하지 않고 도시락이나 간식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다. 또 중상층의 학부모들은 도시락이나 간식을 권장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무상급식의 의미는 크게 퇴색될 뿐 아니라 자칫하다가는 학교급식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무상급식의 실태 침묵해서는 안돼
지난 2008년 충분히 검증되지도 않은 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미명 아래 촛불시위를 하던 수많은 진보주의자들은 지금 무상급식의 질적 수준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지금의 무상급식 실태를 보며 왜 침묵으로 일관하는지 묻고 싶다. 특히 친환경 무상급식을 강력히 주장하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불법선거에 휘말려 교육행정이 마비된 상태에서 무상급식의 질적 해결은 당분간 어려울 듯 하다.
이번 16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학교급식에 사용하는 식재료의 품질을 조사 발표한 한나라당 배은희 의원은 “조사에 응한 대부분의 학교가 식재료의 품질이 떨어진 것을 쉬쉬하고 있어 다른 학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처럼 학교급식의 질적 수준은 크게 추락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지금 실시하고 있는 무상급식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것인 동시에 하루 속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 학교급식은 무상급식 이전에 성장하는 어린이들에게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는 한편 안전·안심을 추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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