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장을 찾은 한 예비창업자는 “와플과 관련된 프랜차이즈 본사가 10개 이상을 넘어가고 있으나 아쉽게도 이들 브랜드들은 와플을 굽는 방법은 물
론 메뉴의 구성까지 비슷해 같은 브랜드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하나의 프랜차이즈 아이템이 대박나면 곧바로 아류작, 즉 모방 브랜드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것은 외식업계의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러한 구조에서 장수브랜드가 태어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한때 유행했던 ‘번’ 시장이 이 같은 병폐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지난 2007년 당시 로티보이는 1호점 출점 직후 2년여 만에 매장을 160여개로 확대하는 등 빠르게 성장했다. 이 브랜드의 성공은 후속 브랜드의 등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로티보이 출점이후 파파로티(2007년 7월), 로티맘(2008년 1월), 델리로티(2008년 2월) 등 신생 번 브랜드들이 줄줄이 론칭했다. 그러나 2008년, 2009년 가파를 상승세를 보인 번 시장은 이후 2010년을 기점으로 전체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번을 처음으로 소개한 로티보이 역시 160여개 매장에서 현재 100여개의 매장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정적인 메뉴로 인해 선택의 폭이 좁아진 소비자들의 외면이 결국 번 시장의 몰락을 가져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른 아이템에 비해 모방이 쉬워 아류브랜드 생산을 부채질한 것 또한 몰락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아류브랜드들은 물론 베이커리 카페에서도 재빨리 번을 메뉴에 추가해 번 시장의 침체를 부추겼다. 번 시장을 구분할 때 베이커리 카테고리에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인데 번 전문점은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과 같은 베이커리 카페보다는 메뉴 구성이 너무 단출하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창업시장에서 와플의 붐을 일으킨 와플반트 또한 구조적인 측면에서 번 브랜드와 닮은 점이 많기 때문에 로티보이와 같은 행보를 걷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번 전문점이 처음 출점할 당시 소자본 창업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인기 메뉴 한두 개로 운영이 가능하고 인건비, 권리금 등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메뉴의 인기가 떨어지면 브랜드 자체가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것이 와플 전문점과 비슷하다. 이 같은 형태는 아류브랜드 속출을 부추겨 전체시장을 흐리는 역할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류브랜드 일부는 가맹비와 인테리어비용 등 일회성 수익을 목적으로 그 같은 추세를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맹점 관리나 브랜드 홍보보다는 가맹점 숫자를 늘려 가맹비와 인테리어비용을 벌겠다는 속셈인 만큼 예비창업자들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조건 베끼고 보자는 식의 얄팍한 사업전략은 고스란히 그 손실이 가맹점주에게 돌아감을 프랜차이즈 본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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