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0주년 특별기획>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창간10주년 특별기획>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 김병조
  • 승인 2006.05.1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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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년전 이맘땐 이런일이...
오락가락 정책 ․ 엇갈리는 여론 10년 전에도 ‘여전’
사상초유․신조어 난무한 대한민국 10년

▣ 역사 바로세우기 한창이던 정치=1996년 6월, 당시 김영삼 정부(문민정부)는 민족정기 회복 차원에서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공사에 들어가 12월 공사를 마무리 했다.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지닌 조선총독부 건물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8월, 12.12 및 5.18 사건에 대한 역사적인 법정판결이 있었다. 서울지법 재판부는 12.12 쿠데타를 ‘구국의 결단’으로, 광주민주화항쟁을 ‘광주 폭동’으로 역사를 왜곡한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게 내란죄를 적용, 각각 사형과 직역 22년 6월을 선고했다. 10년 전 이맘때 정치적으로는 ‘역사 바로 세우기’가 한창이었다.

▣OECD 뒤에 숨겨진 낙제점 경제=12월, 선진국 진입의 관문격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문턱을 드디어 넘어섰다. 국회 동의를 거쳐 12월 12일 프랑스 외무부에 가입서를 기탁함으로써 세계 29번째, 아시아에서는 2번째로 회원국에 가입했다. 그러나 OECD 회원국 가입이라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뒤에 우리경제는 속으로 곪아가고 있었다. 본격화된 경기침체, 1천억 달러를 돌파한 외채, 예상의 2배(220억 달러)를 훌쩍 넘어버린 국제수지 적자 등 우리경제의 성적표는 낙제점 이하였다. 기업들의 감량 경영으로 ‘명예퇴직’이란 말이 보통명사가 됐고, 이듬해인 1997년 1월 한보그룹이 10조원의 빚을 안고 무너진 것을 시작으로 삼미, 진로, 대농, 한신공영에 이어 재계 8위 기아자동차까지 부도가 나면서 끝내 IMF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축구와 간첩사건으로 떠들썩한 사회=그런가 하면 사회적으로는 역사 이래 최대의 국민적 자긍심을 갖게 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시작도 10년 전에 있었다. 5월 3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회가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키로 결정한 것. 또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마지막이 된 북한 간첩 침투사건도 1996년에 있었다. 9월 18일 강릉 해안에서 좌초한 채 발견된 북한 잠수함으로 무장간첩 26명이 침투했다. 군은 49일간의 소탕작전에서 1명을 생포, 13명을 사살했고 11명은 피살 채로 발견됐으나 1명은 미확인으로 끝났다. 8월에는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이 연세대에서 통일대축전 행사를 치르려다 이를 저지하는 경찰에 맞서 과학관 등을 점거하고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은 대학생 5848명을 연행, 이 중 462명을 구속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표현의 자유속에 방황하는 문화=문화적으로는 표현의 자유가 확산되는 시기였다. 거침없는 폭주족, 애인 있는 미시족, 전국 어디서나 광역 삐삐, 하이텔 등 PC통신의 전성기 등이 1996년을 대표하는 문화 코드였다. 음반 사전 검열이 사라진 때도 바로 이 때. ‘서태지와 아이들’이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서지원과 김광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도 이 시대 이야기다.

김병조 기자


1996년 식품․외식업계 이슈

▶불발로 끝난 한우전문 공인 음식점
농림부(96년)가 기존의 음식점과는 다른 한우고기 전문음식점을 따로 지정해 수입쇠고기와의 차별성은 물론 한우로의 둔갑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적극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에서는 우리나라가 WTO, OECD등에 가입돼 있는 상황에서 수입쇠고기와의 차이가 확실히 구별될 경우 차별이 금지돼 있는 이들 기구에 가입돼 있는 국가에게 반발할 명분을 줄 가능성이 높은 점을 들어 극구 반대했다. 결국 이 제도의 도입은 추진쪽의 농림부와 거부감이 큰 복지부와의 마찰로 인해 수면하로 잠겨 버렸다.

▶음식물쓰레기, 1회용품 줄이기 운동 ‘활활’
환경을 보호하고 유지해야 한다는 당시의 정황이 업계의 영업에도 크게 반영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운동과 1회용품 줄이기 운동의 본격화이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운동으로 단체급식업체에서는 ‘그린캠페인’으로 구내식당 잔반량 줄기기에 나섰고 당시 참여했던 LG유통, 씨엠개발, 신세계, 아라코 등은 절감된 비용을 다시 고객에게 환원하는 방법으로 고객만족을 높여 환경보호와 판촉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기도 했다. 또한 97년 7월에는 음식물쓰레기 퇴비화 시설을 가동시켜 음식물 쓰레기 처리의 효율을 극대화 했다.
1회용품 사용 줄이기의 경우에는 업소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힘입어 크게 확대, 1회용품의 사용자제가 음식업중앙회측의 회원교육 및 캠페인 등에 따른 영향으로 상당수 늘어났다. 대표적 품목으로 꼽히는 나무젓가락의 경우 대상업소인 40만여 업소중 35만에 달하는 업소가 이를 실천, 84.7%의 높은 실천을 보이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식품 리콜제 ‘유야무야 10년’
유해한 식품 또는 용기 등을 거둬들이도록 하는 ‘식품 리콜제’가 전면 실시(96년)됐으나 실시 3년째를 맞은 99년에는 단 한번도 적용사례가 없어 관련 법조항이 사문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쇄도 했다. 이는 위해식품의 공표 및 회수절차가 복잡한데다가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에 대한 제재조항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에 또다시 관련 문제들이 발생하자 복지부에서는 지금의‘불량식품 리콜 의무화’를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한․일간 김치줄다리기 한국 ‘한판승’
“김치는 기무치가 아닌 김치이며 반드시 고춧가루로 만들어야 한다”김치 종주국인 한국과 김치를 일본상품으로 둔갑시키려던 한일간의 ‘김치 줄다리기’가 한국측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당시 일본측은 김치를 기무치라는 이름으로 상품화해 수출하고 있었고 한국식으로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다른 재료를 넣어 빨갛게 만들 수 있도록 하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97년 9월 워싱턴에서 열린 제 20차 코덱스 가공 과채류 분과회의에서 한국김치를 중심으로 김치의 국제규격을 정하자는 안이 통과됐다. 하마터면 김치를 ‘기무치’로 불러야 했을 아찔한 상황이었다. 김치를 시작으로 해서 이후 고추장, 된장(2003년)에 이르는 다양한 우리 음식의 국제 규격화가 추진되기도 했다.

▶유흥업소 영업시간 자유화, 밤을 잊은 경영?
청소년 선도차원에서 유지해온 유흥업소의 영업시간 제한이 전면 철폐됐다. 96년을 기준으로 10년전부터 시행됐던 영업시간 규제는 2002년 월드컵 유치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규제 철폐가 거론되었고, 자정부터 다음날 9시까지 영업을 금지하는 내용의 영업시간 제한조치가 사실상 사문화 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규제 철폐가 추진됐다.

▶내리막길 경기 비웃는 ‘피자 성장 시대’
97년 IMF를 예고하듯 경기흐름이 점점 둔화 되어 감에도 피자시장은 쾌재를 불렀다. 특히 당시의 할인점 피자는 식재 구입이 쉽고 임대비가 없어 ‘저가 공략’을 통해 평균 30~40%의 매출신장세를 과시했고, 피자업계의 메이저급인 피자헛과 미스터 피자도 이러한 시장기회를 놓칠 리 없었고 과당경쟁으로 상대 비방광고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탈선과 트렌드 사이에 선 ‘편의방’
편의방은 편의점+레스토랑+주점을 합친형태로 24시간 영업과 저렴한 가격으로 특히 대학가에서 인기를 모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심야의 청소년 탈선방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일자 96년 9월 보건복지부의 규제 방침에 따라 일선관청과 검찰이 본격적인 단속에 나서기도 했고 법원의 유무죄 판단이 재판부마다 엇갈리면서 단속명분이 약해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성민 기자<창간호 Review>
"한국음식 세계진출 전망 밝다"
본지 창간호 보도… 커프먼 사장 예감 적중


“한국 외식산업은 미국, 일본 등의 대형 브랜드가 상륙, 자생력을 잃고 혼란을 거듭하고 있으나 조만간 선진 외국 레스토랑의 노하우를 습득, 내실화하면서 성장하게 될 겁니다.”
1996년 4월 14일, 베니건스 2호점 오픈 축하차 방한한 메트로 미디어 레스토랑그룹 마이클 커프먼 사장(당시 42세)이 한 말이다.
그는 당시 한국 외식시장에 대해 베니건스, 판다로사 등의 자사 브랜드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도날드, KFC, T.G.I.F 등이 상륙, 영업을 활성화 하고 있지만 짧은 시일 내에 국내 외식기업도 노하우를 익혀 자생력을 갖추는 동시에 고도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음식문화가 국제화되고 동양음식에 대한 선호가 급증하고 있으므로 서비스 프로그램, 시설 측면을 보완하면 한국음식도 세계진출 전망이 밝다는 것.
10년이 지난 2006년 지금, 커프먼 사장의 이같은 예감이 그대로 적중하고 있는 느낌이다. 10년 동안 국내 외식기업들은 선진 해외 브랜드를 벤치마킹해 로얄티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토종 브랜드를 만들어 어엿하게 외국 브랜드와 경쟁하는 자생력을 키웠다. 일부 업체들은 해외시장에 역진출하는 개가를 올리고 있다.
당시로 따지면 회사가 설립된 지 1년도 채 안되었던 제너시스(대표 윤홍근)의 경우, 지난해 창사 10주년을 맞으면서 오는 2020년에는 세계 최고의 프랜차이즈 맥도날드를 추월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일 정도였으니 10년 동안 한국 외식산업이 커프먼 사장의 전망대로 엄청난 성장을 했음을 실감할 수 있다.
“동양음식에 대한 선호가 급증할 것”이라는 커프먼 사장의 전망도 그대로 맞아 들어가고 있다. 산업화의 동반자 역할을 해온 패스트푸드 등 정크푸드가 비만과 성인병의 주범으로 낙인찍히면서 전 세계는 슬로우푸드를 중심으로 한 건강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 중 가장 건강식으로 손꼽히는 우리의 전통음식과 식품이 주목을 받는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이미 세계적인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김치, 고추장 등 발효식품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전통음식을 주제로 한 외식업소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번성할 날이 그리 멀지 않다는 느낌이다.

김병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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