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탕죽 방송이 나간 이후 정말 영업이 어렵습니다.”
서울 송파에서 A사 죽 전문점을 운영하는 모 사장의 한탄이다.
최근 소비자불만 프로그램에 대한 외식업계의 원망이 높다. 먹을거리가 소비자불만 프로그램의 단골소재로 다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지가 MBC와 KBS에서 2년간 방영된 소비자불만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방송의 절반수준이 ‘먹을거리’를 다룬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과 관련돼 2년간 다뤄진 소재만도 베이커리, 참치, 생닭, 소시지, 청국장, 치킨, 맥주, 삼계탕, 정육식당, 도토리묵, 막걸리, 식혜, 족발, 호빵, 계란, 돼지고기, 도시락, 감자탕, 순대, 죽, 대하, 한우 등 외식업과 관련된 웬만한 내용들은 전부 방송을 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러나 더욱 중대한 문제는 방송에 노출된 횟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소비자불만 프로그램에서 비춰진 일부 식당의 모습이 전체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소비자불만 프로그램을 통해 지적됐던 메뉴를 판매하는 업종은 방송 이후 하나같이 매출하락을 경험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또 과거에는 일정 시기가 지나면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최근에는 인터넷 다시보기 등이 활성화 돼있고 다양한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방영된 내용을 스크랩하기 때문에 노출 빈도가 많아져 기업의 지속성장에도 골칫덩이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불만 등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송사들이 더욱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식업의 경우 대부분이 생계를 목적으로 한 영세사업자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불만 프로그램에서 다룬 소재로 인해 한 가정의 안정된 생활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물론 영세사업자의 보호를 위해 위법을 감싸달라는 것은 아니다. 또 방송으로 인해 일부 외식시장의 병폐가 계도된 점은 충분히 인정한다.
다만 소비자불만 방송이 시청률을 의식해 편향된 보도로 내비춰지지 않는가는 방송국 스스로도 심각히 반성하고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불만 프로그램에서 다뤄지는 외식과 관련된 소재들은 사실 일반화되지 않은 것들로 특수한 매장 혹 일부 경우에만 국한된 드문 사례”라며 “방송에서 비춰지는 모습은 방송 방향에 의해 아이템을 일부러 찾아서 촬영하고 편집 된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은 본 취지에 맞게 소비자들이 지적하는 불만을 찾아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방송의 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해서라도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자극적인 보도보다는 정말 업계를 계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유진 기자 yujin78@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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