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주류업계의 역습… 1위 우등생이 모르는 그것은?
식품주류업계의 역습… 1위 우등생이 모르는 그것은?
  • 관리자
  • 승인 2011.12.26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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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적인 삶의 질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그만큼 만족보다는 불안이 더 팽배해진 현대사회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지금의 현실을 뛰어넘는 새로운 꿈을 갈망한다.

이른바 짧은 다리를 가진 보통 사람들이 꿈꾸는 특별하고 별난 반전, 요즘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시트콤 ‘짧은 다리의 역습’은 우리네 삶과 절묘하게 닮아 있다.

식품주류업계에서도 이 같은 짧은 다리의 역습이 올 외식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여느 때보다 별난 반전이 거듭됐던 식품주류업계의 최대 이슈는 ‘변화’였다.

만년 1등 자리를 놓지 않았던 식품주류업계 절대강자들이 후발주자들의 역습에 매서운 겨울을 나고 있다.

예상치 못한 한방에 그간의 아성을 내려놓아야 했던 이들은 각 분야에서 부동의 선두자리를 고수했던 농심(라면), 동서식품(커피믹스), 대상(마시는 식초), 하이트(주류)다.


이중 가장 큰 역습을 당했던 업계는 단연 농심이다. 신라면으로 25년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한국의 대표라면을 배출했던 농심은 올해 프리미엄을 키워드로 야심작 ‘신라면 블랙’을 내놓았다.

그러나 과장광고로 연일 여론의 뭇매를 맞은 신라면 블랙은 곧장 가격인하와 매출 부진의 굴욕을 겪더니 결국 신제품을 접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반면에 라면시장에서는 꼴찌 자리를 면치 못했던 한국야쿠르트가 개그맨 이경규, 라면요리대회 우승작이라는 이색적인 키워드를 내건 ‘꼬꼬면’을 출시해 연일 매진 사례를 빚는 이변을 낳았다.

여기에다 최근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이 무서운 매출 신장세를 보이며 ‘라면=농심’이라는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동서식품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커피 믹스 시장에 진출한 남양유업은 카제인나트륨이 함유된 프림 성분 논란을 주도적으로 일으키며 ‘동서식품-네슬레’의 공식을 뚫고 입성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마시는 식초 시장을 개척해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대상도 지난해부터 샘표식품의 거센 추격을 받는 처지가 됐다. 샘표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점유율을 30%대로 끌어올렸다.

맥주시장도 이변을 맞았다. 15년간 국내 맥주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던 하이트의 위상이 오비맥주 ‘카스’의 공세로 인해 흔들린 한 해였다. 카스는 최근 음주문화의 대세인 ‘소맥’에 잘 어울리는 맥주로 알려지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이 같은 식품주류업계의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간의 시장지배적인 업체들이 1위 자리에 너무 안주한 나머지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취향을 간과한 점이 가장 문제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더 이상 브랜드에 연연하기보다 가격과 맛, 품질을 더욱 선호하게 된 소비자들의 달라진 목소리에 맞추지 못한 불협화음의 결과인 셈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들 업계 상당수가 후발주자들의 역습에 대응할 만한 뾰족한 방법들을 아직까지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트렌드를 앞서 주도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역량을 펼치는 것. 어쩌면 그 곳에 답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백안진 기자 b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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