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본 한식(韓食) 세계화
싱가포르에서 본 한식(韓食) 세계화
  • 관리자
  • 승인 2012.01.03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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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규 전주대학교 식품산업연구소장
2주전 학생들의 해외 취업을 위한 정보 수집과 업체 탐방, 조리학교 등을 견학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다녀왔다. 짧은 일정으로 구석구석 모든 곳을 둘러 볼 수는 없었지만 조리학교 2곳과 인턴 및 교육 협약 기관 1곳 그리고 한국에서 진출했거나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한식관련업체 관계자 5명과 식당 10여곳을 둘러보고 왔다. 싱가포르는 홍콩이나 중국처럼 집안에서 음식을 직접해서 먹기보다는 대부분 외식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음식관련 산업이 크게 발전한 나라다. 그리고 최근 개방정책을 펼쳐서 해외의 다양한 사람들이 취업을 위해 들어오고 있으며,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정주하면서 이와 관련된 세계 각국의 음식들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식 품목의 다양화 요구 크다

이런 흐름 가운데 국내의 많은 업체들과 현지 교민들이 한국 음식으로 싱가포르의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하였고 이를 위해 필요한 조리 인력들이 해외 취업을 하고 있으며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학생들도 여러 명이 현지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아직 다른 나라에서 진출한 음식점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싱가포르에 진출한 한국 음식점들을 보면서 몇 가지를 짚어보려 한다.

먼저 인력 채용에 대한 문제다. 현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턴의 경우 대부분 인력송출업체나 우리나라의 공공기관을 통해 현장에 근무하고 있는데 이들의 이야기를 빌려보면 싱가포르가 생활을 위해 필요한 물가(특히 주거비)가 높은 반면에 인턴을 통해 받는 급여가 매우 적어 이로 인해 겪은 어려움으로 현지에 남아 취업을 하기를 꺼리게 된다는 것이었다. 반면에 업체는 인턴 학생들이 현지에서 채용한 다른 국가의 인력보다 언어 소통 능력이나 조리 실력이 월등히 좋아 이들을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향후 현지 법인 소속으로 채용을 하고 싶지만 대부분 현지 취업을 하지 않고 귀국을 선택해서 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였다.

두 번째로는 음식에 대한 문제다. 현지에서 팔리고 있는 음식의 종류를 보면 비빔밥, 잡채, 불고기 등 늘 한식세계화를 언급할 때마다 언급되는 것뿐만 아니라 김밥, 떡볶이, 전 등 매우 다양한 종류가 판매 되고 있었으며, 또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어 단순히 몇 개의 품목이 아니라 우리의 음식 모두가 세계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음식을 파는 식당에 비해 판매할 수 있는 품목이 많지 않아 한식당을 찾는 많은 손님들이 품목의 다양화에 대한 요구가 크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업체 간의 음식의 품질에 큰 격차가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개선책도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세 번째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식당의 숫자다. 현재 싱가포르 한인 협회에 등록되어 있는 한식당의 숫자는 약 100여개 정도다. 싱가포르의 거리를 걷다보면 눈에 보이는 것이 음식점 아니면 쇼핑건물이라고 할 만큼 수없이 많은 음식점이 있다. 그러나 한식당은 아직까지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고 있다하더라도 주요 거리나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는 식당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식을 접하고 이에 익숙해지게 위해서는 더 많은 식당이 창업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절실해 보였다.

한식의 현지화에 대한 인식 부족

마지막으로 현지화에 대한 인식의 부족이다. 현지에서 팔리고 있는 대부분의 한식은 우리나라의 전통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물론 한류의 큰 물결 속에서 한국 전통의 것을 그대로 즐기려는 수요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일정 기간 동안 유행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식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지화를 추구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이에 대한 개념을 크게 없는 것으로 보여 이를 위한 연구도 함께 진행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에서의 한식 세계화는 힘찬 출발을 보이고 있으며, 그 전망 또한 밝다. 그리고 다양한 업체들이 다양한 형태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에는 중식, 일식, 싱가포르 고유의 음식과 더불어 싱가포르 시장에서 하나의 큰 줄기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식을 세계화하고 이를 우리나라의 경쟁력으로 갖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씨는 이미 여러 곳곳에 뿌려졌고 이제는 이를 어떻게 키우느냐에 보다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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