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인한 국민의 불안심리 잡아야
물가상승 인한 국민의 불안심리 잡아야
  • 관리자
  • 승인 2012.01.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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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호 사설]
정부가 올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물가관리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3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가운데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품목별 물가관리목표를 정해 일정가격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물가에 관한 책임실명제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신년 연설에서도 “올해는 어떤 일이 있어도 물가상승률을 3%대 초반으로 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받아들이는 신뢰는 그리 높지 않은 듯하다. 최근 1~2년간 정부는 동원 가능한 모든 정책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했지만 결국은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할당관세와 비축물량조절 그리고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긴급수입을 하기도 하는가 하면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농림수산식품부 등 관련부처를 총동원해 물가안정을 꾀했지만 요동치는 물가를 잡기란 쉽지 않았다. 일부 기업이지만 생필품 가격을 올리려는 기미만 보여도 강제적으로 억눌러 가격인상을 포기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정부의 강력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4%를 기록했다. 심지어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지난 2008년 3월 서민생활과 밀접한 52개의 생활필수품을 별도로 관리해왔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7월 기준으로 2008년 3월보다 평균 22.6% 상승했다. 더 큰 문제는 해마다 널뛰는 물가를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대표적인 품목이 배춧값이다. 지난 2009년 12월에는 배춧값이 약세를 거듭하면서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려워지자 농가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산지 폐기를 선택했었다. 그러나 2010년에는 포기당 1만5천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2011년에는 또 다시 폭락해 1천원이 채 되지 않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강제적인 가격억제, 물가 잡을 수 없다
서민생활에서 물가는 가장 예민한 사항이다. 지금과 같이 경기가 침체되고 불확실한 시기일수록 서민은 물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3.6%로 감안할 때 물가 상승율이 3%대 초반을 넘어서면 서민 생활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4%대임에도 경제성장률은 3.7%에 머물다보니 서민의 생활이 그 어느 해 보다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생필품 가격을 집중 관리한다고는 하지만 한편에서는 또 다른 물가상승 움직임이 있다. 최근 1~2년간 우유, 설탕, 커피 등 원물가격이 크게 상승했지만 정부의 가격 억제정책과 함께 사회전반에 흐르는 분위기에 따라 그동안 동결했던 일부 제품의 가격상승 움직임이 매우 빠르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수급 역시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하지만 최근 미국의 대 이란 제재로 인해 국제 유가가 4% 넘는 급등세로 반전되는가 하면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초 고유가시대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또 북한 리스크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기후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 역시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불합리한 유통구조 개선이 먼저

물가상승의 최대 피해자는 서민일 수밖에 없다. 물가관리를 위해 정부가 다양한 방법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으로 가격을 막을 수 있을 뿐 어느 시점이 되면 가격인상은 당연한 것이어서 사실상 물가상승을 물리적으로 억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 대통령이 신년연설과 국무회의에서 물가관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현실적으로 특별한 대책이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특단의 대책을 만들어 내기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오래전부터 지적된 불합리한 유통구조의 개선과 함께 물가를 관리하는 전담 부서가 필요한 시기이지 정부의 입김으로 물가관리를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될 수 없다.

정부의 물가관리 정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불안심리라 하겠다. 최근 수년간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요동치는 물가로 인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언제 어느 때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물가로 인한 서민의 불안심리가 지금으로서는 더 큰 문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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