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비 30% 급등 ‘먹구름’
원재료비 30% 급등 ‘먹구름’
  • 연봉은
  • 승인 2012.01.1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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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2012년 국내 외식업계 전망 ②매출 감소, 원재료비 상승, 구인난 등 3중고 시대
‘기후변화’ 외식업 경영의 최대 난제 … 구인난 심각해 인건비도 상승
지난해 국내 외식업계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려웠다고 말할 만큼 힘들었다. 그런데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 김정일의 사망으로 인한 북한 리스크, 총선과 대선으로 인한 혼란 그리고 기후변화 등 외식업 경영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본지는 2012년 국내 외식업계를 전망해 봤다. /편집자주

①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 원가는 지속적 상승
②매출 감소, 원재료비 상승, 구인난 등 3중고 시대
③장기불황, 불확실성 시대의 대응책은?


본지 자매지인 월간식당이 지난해 12월 서울·경기 일원의 외식업 경영주 340명을 대상으로 ‘2012년 외식산업 전망에 관한 설문조사’ 를 실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업소운영 상황을 묻는 설문에서 전년에 비해 나빠졌다고 응답한 이들이 전체의 55.5%(매우 나빠졌다 14.5%, 나빠졌다 41.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비슷하다는 33.1%, 좋아졌다는 11.4%에 불과했다.

2012년 외식업경기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50.6%(현저히 어려워질 것 8.8%, 조금 더 어려워질 것 41.8%)가 전년도에 비해 어려워질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한 이들이 34.1%, 회복될 것이라고 응답한 이들이 15.3%(다소 회복될 것 12.9%, 상당부분 회복 될 것 2.4%)로 나타났다.

불황의 원인으로는 내수경기 침체가 28.0%로 가장 높았으며 소비자 물가상승 23.2%, 경제정책 불안정이 17.3%, 음식점수 폭증 16.3%, 개인 신용도 악화 7.1%, 점포 경쟁력 약화 6.1%, 위생 및 안전문제 2.0% 순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서 나타난대로 외식업 경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실시되고 있다.

2012년 국내 외식업 경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확신하는 원인은 경기침체에서 찾을 수 있다. 내수경기의 침체와 소비자 물가상승, 경제정책 불안정, 가계부채 심각성 등 모두가 경기침체에 따른 현상이다.

특히 9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는 서민들의 가계경제를 압박하고 있어 자칫 한국 경제에 부채 디플레이션(debt-deflation)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외식소비의 감소는 물론이고 객단가 역시 크게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매출이 크게 감소되는 상황에서 원재료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결국 경영악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어 2012년 국내 외식업계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여지가 높은 실정이다.

지난해 국내 외식기업들은 원재료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은 물론이고 현찰을 들고도 식재료를 구입하지 못해 일부 외식기업의 경우 직원이 전국의 산지를 직접 돌며 원재료를 구하려 했지만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마르쉐, 카페 아모제 등 다양한 외식브랜드를 운영하는 한편, 식재료 유통, 컨세션사업 등 외식산업의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는 (주)아모제의 모 이사는 “지난해 식재료에 대한 고통이 가장 컸다”는 지적과 함께 “원재료의 상승이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30%까지 급등한 것도 어려움 중 하나지만 무엇보다 현찰을 들고도 원재료를 구입할 수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술회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2008년 3월 서민생활과 밀접한 52개 생활필수품을 별도로 관리할 만큼 물가안정에 주력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기준으로 2008년 3월보다 평균 22.6% 상승했다.

특히 2010년 배추가격은 포기당 1만5천원, 상추 1박스(4㎏)에 12만원에 거래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의 배추가격은 1천원이 채 되지 않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주요 식재료 가격을 대비해봐도 인하된 상품의 가격보다 인상된 상품이 많을 뿐 아니라 가격변동의 폭도 매우 높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폭으로 인상된 건고추의 경우 1년만에 103%가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식재료 가격대비표 참조)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4.0%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 4%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3.7%보다 높은 것으로 서민의 생활이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정부가 올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물가관리다. 이 대통령은 신년 연설을 통해 “어떤 일이 있어도 물가를 3%대 초반으로 잡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3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품목별 물가관리목표를 정해 일정가격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물가에 관한 책임실명제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물가를 정부가 잡겠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박형희 본지 발행인은 수년전부터 미래 외식기업의 최대 경쟁력이 ‘양질의 식재료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고 수차례에 걸쳐 지적한 바 있는데 이것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번 설문에서도 외식업 운영 중 가장 어려움을 지적한다면 원재료비의 상승이라고 응답한 이들이 27.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두 번째가 소비심리 위축 26.1%, 인력난 14.0% 순으로 나타나 외식업소의 식재료비 원가상승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수급 역시 안정적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대 이란 제재로 인해 국제 유가가 4% 넘는 급등세로 반전, 배럴당 103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초 고유가시대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또 북한 리스크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기후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 역시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외식업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경영 환경 변화 중 가장 불확실한 것은 기후 변화라 할 수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원재료 가격의 요동 그리고 확보는 미래 외식업 경영의 가장 큰 난제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 2012년은 물론이고 향후 국내 외식업계에 원재료 가격의 상승은 불가피하며 양질의 식재 확보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들어 외식업계의 인력난은 역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 마디로 사람이 없다. 지역신문을 비롯해 광고를 낼 수 있는 모든 채널을 통해 구인을 하지만 연락조차 없다. 이러다 보니 일할 사람이 없어 외식업체가 폐업하거나 오픈을 못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다. 정부가 나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책을 세우고 자금을 지원해도 별다른 성과가 나지 않아 모두가 골머리를 섞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외식업계만은 사람이 없어 난리다. 모두가 취업을 할 수 없어 난이고 일자리 창출이 되지 않아 고민하지만 외식업계만은 상황이 다르다.

이렇게 구인난이 심각해지자 이번에는 인건비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2~3년전만해도 서울 근교의 홀 직원 급여가 150만원선이였지만 지금은 170만~180만원까지 치솟고 있다. 조리직원의 경우는 조금 나은 편이다. 영업파트는 전무라 할 수 있다. 그나마 외식업소의 영업부문의 한 축을 담당하던 중국교포(조선족) 등 외국인 인력이 대거 귀국하는 올 5월 이후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 예상된다.

매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원재료비 상승은 물론이고 인건비마저 급등하는 3중고의 상황에서 향후 외식업소 경영은 더욱 악화 될 수밖에 없다.

공동취재= 백안진·장유진·사윤정 기자 baj@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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