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0주년 특별기획> LA 한인타운 식당가를 가다
<창간10주년 특별기획> LA 한인타운 식당가를 가다
  • 육주희
  • 승인 2006.05.18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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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손쉽게 덤비다간 ‘낭패’
한인타운내 700여개소 까다로운 절차·위생검사, 인력난까지 가중 ‘어려움’
본지의 자매지인 월간식당이 창간 21주년을 맞아 미국 LA 한인타운의 한국식당의 영업현황 및 한류이후 한국음식의 세계화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해외 특별 취재를 했다. 이에 세계 속의 한국음식의 위상을 알아봄으로써 향후 한국음식의 세계화 방안과 한식당의 세계화전략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한국의 이태원, 유동인구 100만명

LA 한인 타운은 ‘한국의 이태원’이라는 닉네임처럼 미국속의 작은 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 말 현재 캘리포니아 주에 거주하는 한국교포는 약 70만 명(미국 통계청 집계)이며 유동인구까지 포함하면 약 1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LA 한인 타운에 거주하는 인구만 45만~50만 명에 달한다. 따라서 거리 곳곳에 대형 한국마켓은 물론 외식업소, 병원, 생활편의시설에 이르기까지 한국어로 된 상호의 간판을 보기란 어렵지 않다.

▷시설, 메뉴 낙후 생계형 점포 대부분

LA의 한국식당은 대부분 생계형으로 생겨난 점포로 창업당시의 시설을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용하고 있어 인테리어 면에서 상당히 뒤쳐져 있다. 메뉴 또한 구이류에서 찌게, 탕, 전골에 이르기까지 모든 메뉴를 취급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자는 LA 한국식당의 수준을 한국과 비교해 20~10년 정도 뒤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내로라하는 한식업체인 용수산, 진상, 우래옥 등이 진출하면서 보다 전문화된 메뉴를 선보이며 미국 내 한국음식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또한 국내의 프랜차이즈 업체인 한스비빔밥, 동천홍, 낙지마을, 명동교자, 본죽 등의 업소들이 진출하면서 백화점식 메뉴구성에서 탈피, 전문점화 되고 있는 추세다.

▷올림픽가, 윌셔가, 베버리 중심상권

LA 한인 타운은 크게 올림픽가(Olympic), 윌셔가(Wilshire), 베버리(Beverly)를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다.
올림픽가는 구상권으로 오래된 한국 식당들이 몰려 있다. LA한인타운에서 식당으로 자수성가해 현재는 외국인들이 가장 즐겨찾는 식당으로 거듭난 조선갈비를 비롯해 한국 마켓으로 유명한 한남체인, 국내에서 진출한 용수산, 진상, 박대감네, 동천홍 등 한국식당들이 이곳에있다.

윌셔가는 주로 은행, 영사관 등이 집중되어 있으며 올림픽가에 비해 늦게 형성된 상권이다. 그러나 윌셔가의 고층빌딩은 대부분이 한인 소유일 정도로 한인들의 경제력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는 것이 이곳 거주자들의 말이다. 윌셔가에는 특히 주류사회의 백인들 및 비즈니스맨들이 많아 북창동 순두부의 경우 고객의 50% 이상이 외국인들이며, 한국식당에 대한 인식 및 선호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 명동교자, 본죽 등 한국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미국진출의 교두보를 이곳으로 정하는 것도 브랜드 인지도 등을 고려한 행보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유명세를 떨쳤어도 이곳 교민들과 현지인들의 입맛을 맞추기가 힘들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룰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한다.

베버리 상권은 한국인들이 거주하는 베드타운을 배경으로 해 형성되고 있는 추세이다. 중심가에는 멕시코계 및 흑인들이 주거지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이들과 분리된 외곽에 주거지를 마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베버리가 또한 중심가인 올림픽가와 윌셔가를 조금 벗어난 곳에 위치해 있으나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한국인들을 위한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에 가장 영업 활성화를 보이고 있는 낙지마을을 비롯해 5월초 이남장이 미국 첫 진출의 교두보로 삼은 곳 또한 이곳이다.
 
▶ 미국에는 까다로운 허가조건, 위생검사를 비롯해 인력난까지 가중돼 외식업에 손쉽게 덤비다간 낭패를 본다는 것이 기존 경영자들의 전언이다. 700여곳의 한인식당이 집중돼 있는 한인타운의 모습.
캘리포니아주에는 약 1천300여 곳의 한국인 업소가 있으며 이 가운데 약 54%인 700여 곳의 업소가 LA한인타운에 집중되어 있다.
LA한인타운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경영주들이 생각하는 현재 외식업 영업상황은 경기침체와 경쟁격화를 공통적으로 꼽고 있다.

▷허가조건, 위생검사 까다로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당업을 가족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고 쉽게 접근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식당을 개업하기 위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점포의 도면 설계에서부터 인테리어 공사를 거쳐 개업을 하기위해서는 적어도 15단계 정도 단계별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허가를 받을 수 있는데, 그 기간이 적게는 5개월에서 7~8개월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은 다반사다. 인테리어 공사 중 못질 하나 하는 곳도 모두 규격에 정해져 있으며, 기물 및 집기도 모두 미국 정부의 허가를 득한 물품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들은 미국에서 식당을 개업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있는 식당을 인수해서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편하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또한 LA 한인 타운은 현재 식당이 포화상태여서 신규로 업소를 개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곳 관계자들의 전언. 이에 따라 기존 점포를 인수할 경우 30평 정도의 소형 점포는 권리금이 30만~50만불정도 이며, 50평이상 대형 업소는 70만~100만불에 이르는 곳도 있다.

따라서 식당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만불에서 200만불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므로 사실상 생계형으로 식당업을 시작하기란 쉽지 않다.
미국의 식당 가운데 어느 곳도 위생검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으며, 특히 주방의 청결을 상당히 중요시하고 있다. 로스엔젤리스 카운티 보건국에서는 연 4회 위생검사를 통해 업소의 위생상태를 A, B, C로 등급을 구분해 업소 출입구에 부착해 놓고 있다. 위생검사관은 경우에 따라서 공중위생과 안전에 즉각적인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영업정지 통지서를 발부하며, 이 영업정지 통지서는 업소의 허가서가 복구될 때까지 계속 게시해야 한다.

▷인력난 심화로 주방 등은 맥시칸들이 담당

LA 한인 타운내 한식당들은 하나같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예전에는 유학생이나 불법체류자 등 인력 운용이 수월한 편이었다. 그러나 관광객으로 입국한 젊은 부부의 경우 불법체류자로 눌러 앉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2004년말부터 단속을 강화해 불법체류자는 채용을 할 수가 없으며, 9.11사태이후에는 미국 입국 자체가 까다로워 지금은 한국인 종사원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
식당 수의 증가도 인력난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기본노동시간이 하루 8시간으로 엄격히 제한되어 있으며, 오버타임의 경우 기본 시급의 1.5배를 지불해야 한다. 현재 시간당 시급은 6.75달러. 현재 한 업소당 필요 인력은 20~25명 정도이다.
LA 한인 타운내 식당 경영주들은 몇 년 전만해도 10만불의 매출을 올릴 경우 30%정도의 영업이익을 보았다면 최근에는 인건비와 식재료뿐만 아니라 가스비, 전기세, 세금, 공과금 등 공공요금도 50%이상 치솟아 10%의 영업이익을 내기에도 힘겹다고 말한다.
 
▶ LA한인요식업협회 이기영 회장
 
- LA한인요식업협회 이기영 회장 -

LA한인요식업협회는 1982년도에 설립, 현재 이기영 회장이 제 8대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LA한인요식업협회는 약 700여 업소 가운데 200여 업소가 가입하고 있으며, 주요업무는 회원업소의 업권보호와 각종 정보제공, 행정처분에 대한 대처방안 마련 등 다양하다.
이기영 회장은 “한인식당의 경우 처음에는 원칙대로 하지만 점차 한국식으로 경영하면서 자칫 A등급에서 C등급 혹은 그 이하로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요식업소 식품 검사 지침을 통해 회원업소들이 그러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광광공사와 연계해 한국음식 메뉴 영문표기 지침서를 발간해 다양한 형태로 표기되어 있는 한국음식 메뉴명을 점차 통일화하기위한 사업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류의 영향이 미국에까지 영향을 미처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일본인들에게도 한국음식이 건강식, 웰빙음식으로 인식되면서 한국음식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말하는 이기영 회장은 기존 한국식당들의 한식도 좀 더 깔끔하고 먹기좋게 전문점 형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한다.

육주희 기자 jhy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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