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시경론>한류 문화와 한식(韓食)
<외시경론>한류 문화와 한식(韓食)
  • 관리자
  • 승인 2012.03.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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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대학교 외식영양학과 교수
소녀시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가 프랑스 파리에서 공연을 하는가 하면 K팝 열기가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과 중국, 아시아를 넘어 한류 음악이 세계화되는 느낌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유럽의 한류 열기가 국내에 과장되어 전달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유럽 현지의 르몽드 신문 같은 유력 언론도 비중 있게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실체를 우리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식, 세계에 수용될 수 있는 몇가지 장점

한국 대중음악의 세계화를 보며 여러 생각에 잠긴다.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의 경제력에 비하면 문화가 이 정도 전파되는 것은 대단한 일도 아니다. 오히려 너무도 작고, 뒤늦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세계 13위에 해당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우리 수준의 경제력을 가지고 세계 각국에 문화적 영향과 수출을 우리만큼 하지 못한 나라를 찾아볼 수가 없다.
그동안 우리는 열심히 일하며 자동차와 선박, 반도체를 만들어 수출해 왔으나 정작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문화에 대하여는 너무도 소홀히 취급해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김구 선생이 떠오른다. 우리가 나라를 빼앗기고 경제도 산업도 일으키기 전 일제 암흑 속에서 그분의 문화에 대한 탁견과 혜안은 우리를 놀라게 한다.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력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그 어려웠던 시절, 문화의 가치를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이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또 다른 한류가 한식에서 발견될 수 있다. 한식(韓食)은 세계에 수용될 수 있는 몇 가지 훌륭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한식은 평화와 조화의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고기를 위주로 하는 식단은 공격적이고, 빠른 생활문화를 위한 식단이다.
이에 비해 한식은 채소류를 중심으로 재료를 사용함에 있어 자연과의 조화를 바탕으로 평화와 조화를 중시하는 문화에 어울리는 식단이다. 한식의 식단을 그래서 우리는 ‘Lunch for Peace’, ‘Dinner for Peace’, ‘Food Court for Peace’로 이름붙일 만하다.

둘째, 최근 세계적 요리사들이 주목하고 있듯이, 한식은 발효식품의 보고이다. 발효식품이 인체의 건강에 얼마나 좋은 지는 해가 갈수록 증명되고 있다.
발효식품에 함유된 유산균은 중성지방을 줄이고, 각종 효소들은 항노화 및 항암효과가 있다.

또한 건강에 이로운 효소, 영양분이 풍부하고 소화에 최상의 조건을 제공한다는 것이 최근 밝혀진 사실들이다. 맛 역시 뛰어나, 중독성을 느낄 만큼 빠져들게 하는 미각을 자랑하고 있다.

한식의 고유한 가치 인정받도록 준비

셋째, 한식은 각 사람의 기호와 필요에 맞게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은 식단을 자랑한다. 서양음식은 대부분 메인 요리를 중심으로 순서대로 획일적으로 먹는 것이지,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

어떤 사람들은 한식의 상차림을 ‘공간전개형’이라고 하고, 서양식이나 중식은 ‘시간전개형’이라고 한다. 이것은 곧 한식의 상차림에서 나타나는 선택의 폭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이것이 한식의 낭비요소로 지목되었으나, 이제는 적당하고 알맞은 양을 제공함으로써 낭비요소를 줄이고 한식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게 되었다.

필자는 30대말까지는 중국음식을 좋아해서, 중식당을 종종 찾았다. 그러나, 40대 후반을 넘어오며 인체가 자동적으로 식당의 선택에 반응하는 변화를 경험하였다. 기름기가 많고, 튀긴 음식이 많은 중식을 자동적으로 피하게 되고, 이에 비해 한식을 찾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게 되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필자와 같은 경험을 하였으리라 믿는다.

아직은 일식·중식에 비해 한식이 세계적으로 큰 명성을 얻고 있지 못하나, 한식의 고유한 가치가 인정받는 날이 곧 오리라 확신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그 기반을 마련하고, 업계는 현실적인 영업전략을 개발하고, 학계는 구체적 증거들을 확인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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