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본 ‘縣 단위’ 원산지 공개 거부
정부, 일본 ‘縣 단위’ 원산지 공개 거부
  • 관리자
  • 승인 2012.03.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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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과자·술’ 등 원료 일본산 수입식품 사용
환경운동연합, 생산지역·수입업체 공개해야
일본산 수입식품이 우리나라에서 과자, 술 등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현(縣)’ 단위 원산지와 방사능 오염 여부 공개를 거부,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환경운동연합은 통합진보당 홍희덕 의원실과 공동으로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 두 차례에 걸쳐 정보공개(2011년 11월, 2012년 2월)를 청구한 결과를 토대로 지난 21일 수입식품과 수입업체만 공개하는 현행 일본산 제품의 수입 문제점을 제기했다.

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 이후 후쿠시마, 군마, 도치기, 이바라키, 치바현에서 시금치, 감, 차, 원유 등의 수입을 중지했다.

하지만 제염(방사능 오염 제거) 대상지역인 이와테, 미야기, 사이타마현에서의 수입은 제한 없이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자의 원료가 되는 코코아두(오리온), 술의 원료가 되는 백미(하이트진로 등)를 비롯해 커피원두(롯데삼강ㆍ한국네슬레 등), 건포도(대한제당 등), 콩가루(웅진식품), 계피(파리크라상), 생강(NH무역), 카레분말(농심ㆍ매일유업 등), 고춧가루, 냉동과일, 차류, 분유, 식육추출가공품 등이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다.

특히 제염 대상지역은 아니지만 일본 나고야대학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팀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나고야, 카나가와, 훗카이도, 기후 등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흩어진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이들 지역에서 수입되는 식품도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있음에도 분유, 연유, 아이스크림 등이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수입품목과 수입회사만 공개된 일본산 수입 농산물의 경우 원산지 현의 공개와 방사능 오염 여부를 요구했으나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공개를 거부했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업체별 수입정보는 기업의 영업상 비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개하기 어렵고, 원산지 현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더욱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수입식품 방사능 결과에는 방사능 오염 수치는 없고 기준치에 ‘적합’한지 ‘부적합’ 한지만 알려주고 있어 방사능 오염 여부를 알 수 없는 실정이라는 게 환경운동연합 등의 주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일본에서 수산물 외에도 백미, 커피원두, 건포도, 과일, 차류 등 광범위한 식품이 수입되고 있다”면서 “과자, 음료, 주류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재료에 대해 ‘수입산’으로만 적혀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권한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축산물을 제외하고 현 단위 원산지를 확인할 수 없는 등 방사능 오염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에 현 단위 원산지와 방사는 오염 여부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산 수입 축산물은 해당 축산물에 대한 수입업체는 공개하지 않지만 수입업체 목록과 수입 축산물별 수입 원산지 현을 공개하고 있다.

특히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보면 폭발에 의한 외부 피폭보다 이후 음식물 섭취를 통한 내부 피폭이 더 많았다”며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은 물론 오염될 수도 있는 식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는 수입국가의 생산지역을 공개하는 것은 법에 명시돼 있지 않은데다가 수입업체 명단 공개는 과도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기준에 적합한 식품에 대해서만 수입되고 있기 때문에 수입업체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다.

또 일본산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높기 때문에 ‘현’을 공개하더라도 방사능 오염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불식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초콜릿 가공식품 원료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오리온은 “일본에서는 단지 가나산 코코아두를 갈아 코코아매스를 만드는 작업만 진행된다”며 “방사능 오염 우려는 없지만 이번에 문제로 지적된 만큼 유럽에서 가공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웅진식품은 “칼날과 모터의 기술이 좋은 일본에서 미국산 대두를 갈아 수입하고 있는 것”이라며 “원전사고 이후 대두분말에 대한 방사능 물질 검출 검사결과 모두 불검출됐다”고 설명했다.

SPC도 “파리크라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계피는 스리랑카가 원산지”라며 “계피는 단순히 일본을 경유해 수입되는 것일 뿐 어떠한 가공절차도 거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안진 기자 baj@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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