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막걸리 저가 수출 도마 위
김치·막걸리 저가 수출 도마 위
  • 관리자
  • 승인 2012.04.09 0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당경쟁 유발 등 유통·생산업자 모두에 악영향
정부가 올해 세운 농식품 수출목표 100억달러 달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김치, 막걸리의 저가 수출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이들 식품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해외에 수출되고 있어 현지에서 해당 식품을 제조하는 가공업체들의 경영환경마저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최저수출가격을 설정, 해외시장에서의 가격덤핑을 차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농식품 수출 사상 최대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식품 수출실적이 4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988년 32억달러에서 40억달러를 돌파하는데 20년이 소요될 만큼 정체 상태에 빠져 있던 농식품 수출은 2008년 정부의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이후 3년 만에 77억달러를 달성했다.

올해 목표는 100억달러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수출실적을 최소 30%이상 끌어올려야 한다.

국가별로는 주요 수출국인 일본으로 전년보다 26.4% 늘어난 30억달러를, 중국으로는 20억달러를 목표로 수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아세안 15억달러, 미국 7억달러, 유럽연합(EU) 4억2천만달러를 각각 수출목표로 세웠다.

농식품부는 이를 위해 김치, 막걸리, 소스류, 면류, 조제분유와 수산 10개 품목 등 모두 25개 품목을 수출 전략품목으로 집중 육성하기로 하고 전략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관련 기관이 참여한 ‘수출촉진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김치·막걸리 수출 ‘효자품목’이지만…
김치, 막걸리는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대표적 식품이자, 주요 수출품목이다.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1억500만달러, 막걸리는 5300만달러였다. 두 품목은 웰빙을 중시하는 세계적 식품 트렌드와 맞물려 인삼과 함께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치 수출이 본격화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전 세계에 김치가 한국의 대표음식으로 알려지면서 부터다.

그러나 2004년 1억200만달러까지 올라간 김치 수출실적은 2005년 기생충알 파동이 터지면서 7천만달러까지 급감했다가 7년 만에 1억달러 탈환에 성공했다.

엔고에 따른 환율 혜택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상반기 배추값 파동 등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올해 수출목표는 1억3천만달러로 지난해보다 20%가 늘어난 수치다.

사양산업에 속했던 막걸리는 2000년대 들어 부활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드라마 ‘겨울연가’ 등으로 한류 붐이 거세지면서 수요가 늘어나더니 지난해에는 닛케이 트렌디가 발표한 ‘2011년 히트상품 베스트’ 7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2008년 400만달러에 불과했던 막걸리 수출액은 지난해 5200만달러로 수직 상승하면서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다. 이 같은 막걸리 열풍은 일본시장을 중심으로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처럼 드라마와 케이팝(K-POP)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김치, 막걸리의 대일 수출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당 평균 3.8달러(한화 약 4천원)에 수출되고 있는 김치의 지난해 총 금액은 1억457만7천달러로, 이 중 83.0%인 8681만9천달러가 일본으로 수출됐다.

국내에서는 대상FNF, 진미, 모아, 다모 등이 김치 수출에 앞장서고 있다. <표 참조>

막걸리 역시 롯데주류, 하이트진로, 이동주조, 국순당, 무학, 우리술, 초가, 명성주류, 배상면주가, 배혜정도가 등이 적극적인 수출활동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막걸리 수출 총금액은 5273만5천달러로, 4841만9천달러(91.8%)가 일본으로 팔려나갔다.

하지만 김치, 막걸리 수출업체들의 저가 경쟁이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여기에 관련 수출업체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일본시장에 진입하려는 일부 업체들의 가격덤핑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막걸리 업체 한 관계자는 “한 병에 500~600엔 수준이던 것이 최근에는 300~400엔까지 떨어졌다”며 “일부 내로라하는 업체들마저도 덤 행사 등 물량공세에 나서 과당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김치 업체 한 관계자도 “저가 김치 문제는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된 문제”라고 지적하며 “가격이 낮은 김치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한국이나 일본의 유통, 생산업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최저수출가격을 설정하는 등 단가관리를 통해 업체 간 출혈경쟁을 막는 한편 주력시장인 일본 이외에 다양한 시장에 대한 공략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김치 등 가격을 정상 수준보다 낮춰 수출하는 기업에는 포장재 지원 등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과당경쟁을 사전에 차단하도록 품목별 자율수출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유도하고, 물류비도 차등 지원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백안진 기자 baj@foodban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