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는 단지 식재료뿐만이 아니다. 인건비, 임대료, 수도광열비를 비롯한 제경비, 각종 세금, 광고판촉비 등을 비롯해 운영에 필요한 사소한 비용이 포함된다. 일부 원재료의 가격이 내린 것은 사실이지만 원재료 전체 가격은 상승했으며 동시에 외식업체의 또 다른 원가인 인건비, 임대료 등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식재료·인건비·임대료 상승은 고공행진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한우의 사례를 들어 보자. 한우 가격이 내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우를 취급하는 외식업체의 원가를 산출해 보면 음식 가격을 내릴 수 없는 이유를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업체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외식업체에서 적정 원재료 비율은 35~40%선이지만 판매가가 저렴한 메뉴는 원가가 50%선까지 육박하는 경우가 있다. 인건비 20~25%, 제경비(임대료 포함) 20%, 제세공과금 10%, 투자이자 및 감가상각비 5% 등으로 원가는 90~95%선까지 치솟아 순이익은 3~5% 미만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원가탓으로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업체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한우 1인분(130g)의 판매가를 3만원으로 가정할 때 순이익을 산출해보자. 원재료 비율은 판매가 대비 35~40%선, 이중 순수 고기(한우) 원가는 20%~ 25%선인 6000~7500원이 된다. 그런데 한우 가격이 20% 내렸을 경우 외식업체에서 얻을 수 있는 순수 고기(한우) 원가율은 기존 20%에서 20%포인트 하락한 만큼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해보면 순수 고기원가 판매가 3만원의 20%, 즉 6000~ 7500원에서 20%인 1200~1500원의 이익을 얻게 된다.
그런데 최근 외식업체에서 음식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기타 농산물 가격과 임대료 그리고 인건비의 상승은 가히 살인적이라 하겠다.
지난 2011년 경제 성장률은 3.7%, 물가 상승률은 4%로 정부가 발표했지만 순수 농산물의 상승률은 9.2%로 나타났다. 미래에셋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주요 상권의 평균임대료는 10.2%가 상승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가장 핵심 상권 중 하나인 명동은 30.3%, 신촌은 23.9%가 상승된 것으로 조사된 것을 감안할 때 임대료 상승폭이 매우 크다.
이와함께 외식업체의 인건비도 매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2012년 3월 현재 정부가 정한 최저 임금은 시급 4580원으로 전년대비 6%가 상승했으며 5년 전인 2007년 3480원과 비교하면 31%, 10년 전과 비교하면 101%가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인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외식업계 원가 낮추기 방안에 몸부림
지금과 같은 장기불황에서 외식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하다. 할 수만 있다면 대다수 외식업체들은 음식 가격을 내리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한 사람의 고객이라도 더 유치하고 싶은 심정이다. 솔직히 말해 정부가 음식 가격을 내리라고 하기 전에 내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위에서 지적한대로 지금의 원가로는 도저히 가격을 내릴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일부 외식업체들은 시스템을 개선하고 오퍼레이션을 보완해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최근 국내 외식업계의 현실로는 시스템과 오퍼레이션의 변화를 통해 원가를 낮추기는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정부가 근본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외식업체들의 시스템과 오퍼레이션을 수정, 보완해 업체 스스로가 음식 가격을 낮추고도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줬으면 한다.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음식 가격이 물가상승의 원흉으로 치부되는 것은 풍선 효과만을 가져올 뿐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저작권자 © 식품외식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