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지오 코리아, 위스키 인상 전격 철회
디아지오 코리아, 위스키 인상 전격 철회
  • 연봉은
  • 승인 2012.04.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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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직후 가격인상 기대한 식음료업계 고심 깊어져
총선 직후 가격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던 수입 위스키 업체가 가격인상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디아지오 코리아는 총선 직후 윈저 3종과 조니워커 블랙라벨 등을 5~6% 정도 인상하려고 했던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당초 디아지오 코리아는 제품 생산비와 물류비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해 이달 13일부터 ‘윈저 12년’은 5.9%, ‘윈저 17년’은 5.7%, ‘윈저 21년’은 6.5% 인상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또 ‘조니워커 블랙’ 12년산도 4.9% 올릴 예정이었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이달 13일부터 윈저와 조니워커 등을 포함한 39개 제품에 대해 가격 조정을 계획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가격조정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계획했던 와인 제품군은 가격을 인하한다. 이에 따라 ‘라모레 디 라모레 라모로’ 와인은 종전 8만5800원(이하 출고가)에서 7만3700원으로 14.1% 낮아지는 등 22종 와인 가격이 4.2∼20% 인하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인상 계획 철회와 관련,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관세가 5% 떨어졌는데 가격을 내리기는커녕 올리느냐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인상 계획을 미룬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 3월 28일 디아지오코리아의 가격 인상안 발표 후 도매상들의 사재기로 윈저와 조니워커 블랙의 판매가 급증하는 등 물가안정 정책에 악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해 정부가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 식음료업계, 가격 인상하나?
이번 디아지오 코리아의 가격 인상안 보류로 총선 직후 가격인상을 검토해 온 국내 식음료 업계의 ‘정부 눈치 보기’는 또다시 시작됐다.

그동안 디아지오와 한두 달 사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격을 올려왔던 페르노리카 코리아도 관세 인하 분 반영에 대해 함구하는 등 난감한 상황이다.

정부의 물가압박에 가격인상 계획을 철회한 국내 식품업체들도 여전히 눈치만 살피고 있다.

디아지오 코리아의 가격인상 발표로 가장 먼저 가격 인상이 예상된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주류업계는 현재로서는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카스 등 맥주 제품 출고가를 각각 9.6%, 7.4% 인상을 발표했다가 국세청 입김에 보류시킨 오비맥주는 아직 가격 인상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가격인상은 필요하지만 정부의 물가안정책에 부응해 원가압박을 감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도 2008년 12월 이후 소주 가격이 동결돼 원가 압박을 받고 있지만 국세청에서 가격 통제를 하고 있어 인상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설탕가격과 포장재 등 원가상승을 이유로 지난해 11월 사이다 등 가격인상을 추진했다 철회한 롯데칠성음료도 총선 후 가격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현재 대리점 등에서 가격인상 이야기가 돌고 있지만 사실무근이며 가격인상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풀무원식품도 지난해 12월 두부, 콩나물 등 10여 개 품목 가격을 평균 7% 인상하려고 했다가 물가당국의 재검토 요청으로 반나절 만에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

지난해 여론에 떠밀려 인상 폭을 내렸던 우유업체와 가격 인상 제품에 원가 부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제과업체도 상황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국제 곡물 가격 인하로 1분기 영업이익 회복이 전망되고 있지만 지난해 1분기가 최악이었던 만큼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총선이 끝나도 대선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고삐를 조인다면 업체들이 나서서 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힘들지만 올해 연말까지는 분위기가 이렇게 갈 것 같아 마음을 비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업체들만 줄줄이 가격을 올린다는 불만을 내세워 총선 후 가격인상을 기대한 식음료업체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존 제품의 가격인상이 어려워지자 식품업계는 최근 가격을 높인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우회적인 가격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신라면 삼양라면 등 700원대 라면은 최근 꼬꼬면, 나가사끼짬뽕, 돈라면, 남자라면, 후루룩칼국수 등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가격이 1천원대로 올랐다.

백안진 기자 baj@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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