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신선편이농산물, 직거래 통한 유통 선진화가 관건
로컬푸드, 신선편이농산물, 직거래 통한 유통 선진화가 관건
  • 김성은
  • 승인 2012.04.24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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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한국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 외식세미나
주제 : 농수축산업과 식품·외식산업의 상생전략
장기불황의 여파, 기후 변화에 따른 식재파동 및 원재료비 상승 등으로 경영난을 호소하는 외식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식업계가 살아남는 길은 양질의 식재료를 저렴하게 확보해 원가를 절감하는 방법뿐이다.

제3회 한국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의 부대행사로 지난 19일 열린 외식 세미나에서는 로컬푸드, 산지 직거래, 신선편이농산물, 전처리 식품 등 효율적 원가절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식품·외식업계가 주목해야 할 다양한 대안들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 날짜 : 2012년 4월 19일(목)
■ 장소 : aT센터 중회의실 (3층)
■ 주최 : (사)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 좌 장 : 이정희 중앙대학교 산업경제학과 교수

■ 주제발표 : 이정삼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과 서기관
최태환 (주)팜넷 대표이사
신정규 전주대학교 문화관광대 한식조리과 교수

■ 패 널 : 배영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이버거래소 소장
최지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식품정책연구본부 본부장
고경진 (주)놀부NBG 전무이사
최완규 (주)풀무원 홀딩스 구매총괄 상무

[주제발표 1] 이정삼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과 서기관
생산지와 소비자의 직거래 유통 구조망 구축방안


농수산축산물 유통시장의 판로가 바뀌고 있다. CJ프레시웨이, 푸드머스, 아워홈 등 수많은 대기업들이 식재료 유통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한 농협은 자산 8조원을 거느린 거대 농산물 유통회사가 됐다. 국내 농수축산물 총 생산량 1300만t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대기업과 농협, 기존 유통업자들의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농수축산물의 소비자가를 기준으로 유통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비교해보면 쌀이 약 20%, 축산물은 30~40%, 과일 50%, 채소가 70%를 차지. 직거래로 가장 많은 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 청과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청과물의 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많은 식품·외식 기업이 원재료비를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지난 2007년 정부는 2015년까지 농수축산물의 직거래 비율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정책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향하는 직거래 채널은 농협을 통한 직거래 활성화가 가장 큰 목표다.

생산자형 직거래가 우리나라에서 성공하기에는 시장 자체가 열악한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중개자의 역할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농협이 수행하도록 만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적인 유통정책이다. 따라서 기존 도매 시장에서 벤더의 역할은 필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주제발표 2] 최태환 (주)팜넷 대표이사
푸드시스템에서의 식품과 외식산업의 연계발전 방안


국내 식자재 시장은 크게 외식, 단체급식, 식품 가공으로 구분되며 대기업을 중심으로 규모화되면서 거래량이 집중화·거대화돼 주요한 식료품 유통 채널로 성장하고 있다. 식재 시장에서도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산지직거래 방식의 대규모 거래와 PB상품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아직 초보적인 단계라 할 수 있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대형 외식업체일수록 산지직거래보다는 도매상인이나 전문 벤더를 이용해 원물을 구매하고 있는데, 이는 원료수매의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산지 직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수급의 안정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미국의 식재 트렌드를 살펴보면 매년 로컬푸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 사례인 ‘시스코(SYSCO)’는 식품 및 관련 제품을 학교나 호텔 등의 식당에 공급하는 회사로 지역 농장들과 소비처를 연계해 좀 더 안전하고 신선한 식재료를 구매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비슷한 사례로 이탈리아의 ‘이탤리(Eataly)’, 영국의 ‘데일스포드(Daylesford)’ 등을 들 수 있다.

국내 외식업계도 상당히 발전해가고 있다. 하지만 식재료에 대한 조사나 성장단계에 대한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지에 대한 문제는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이다. 로컬푸드가 단지 구호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밑그림을 제대로 그리고 실행할 수 있는 단초를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


[주제발표 3] 신정규 전주대학교 문화관광대 교수
산지직거래·전처리 식재 활용 통한 식품외식업체의 작업 효율화


외식 및 식품 가공 산업의 성장으로 원료를 공급하는 식재료 산업의 중요성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식당이 체인화·대형화되면서 대량구매 및 산지유통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전처리 가공 식품을 통한 부가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먼저 산지 직거래를 해야 하는 이유로는 경제적 효율성, 식재료의 우수성, 공급의 안정성을 들 수 있다. 로컬푸드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전라북도 완주군의 ‘꾸러미 밥상’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면 믿을 수 있는 식재료를 경제적인 가격에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아직 시행 초기 단계인 까닭에 물량 확보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외식업계에서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주목해야 할 것은 ‘전처리 농산물’이다. 전처리 농산물은 경제적·시간적·공간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2009년 발표된 ‘전처리 식품이 학교급식 생산성과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대한영양사협회 학술지에서 전처리 식재의 사용 전과 사용 후 매출대비 인건비와 식재료비, 음식물쓰레기 비용 모두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소비자의 만족도 역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에서도 식선편이 농산물의 가공시설을 현대화하거나 외식 전처리 업체 원료 구매 예산을 지원하는 등 작업 효율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마련하고 있다.

[지정토론 및 종합토론]

생산자와 소비업체 신뢰 중요 … 전처리 농산물 확대 외식산업 발전에 필연


●고경진 (주)놀부NBG 전무이사

농수축산물을 구매하는 외식기업의 가장 큰 포인트는 대량 구매시 품질의 규격을 균일화 하고 안정된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다. 구매는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제반사항을 바탕으로 외식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대안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

첫 번째는 단연 안정적인 물량공급과 안정적인 가격유지다. 정부에서도 시장물량을 파악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많은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장 단가 부분에 있어서 신속하게 대응한다면 가격 폭등이나 폭락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두 번째는 생산지와 소비업체와의 신뢰다. 소비업체는 쉽게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산지에서는 원하는 물량을 구축 해놨을 경우 손해가 막심하다. 본질적인 문제의 근원이므로 윤리적으로 정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중재는 물론,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거래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대형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자체 물류망이 있지만, 영세한 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벤더(vendor·다품종 소량도매업자)를 쓰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공동물류센터 등의 공동구매거점등을 통해 구매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으로 본다.

전처리 역시 농수축산업과 식품·외식산업의 상생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외식업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인력난이다. 식재료 등을 전처리해 제공한다면 주방 공간이 줄어들고 줄어든 공간만큼 고객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메리트가 있을 것이다.

전처리는 가맹점이 일정이상 규모가 되다보면 자체 CK로는 부족하다. 이 부분은 전처리 협력업체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농산물을 구매해 1차로 전처리 협력업체에 맡기면, 자체 CK에서는 핵심소싱을 해 제공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생산자 중심으로 돼있는 농수축산업의 경우 생산자들은 단순한 원재료 생산에 그칠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에 맞춰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배영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이버거래소 소장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이버거래소는 산지에서 소비지까지 복잡한 유통단계를 줄여서 물가안정에 기여하자는 비전으로 설립됐다. 3년차인 현재 6200억원이 사이버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판매회원은 지역농협과 중소유통업체를 포함해 1300여곳이며, 구매회원은 학교를 중심으로 2300여곳이다.

사이버거래소는 구매경쟁력을 높이고 신선농산물을 직거래 하자는 목표로 다양한 시스템을 마련했으나 아직까지 접근성이 좋지 않은 부분이 있다.
이미 직거래 체인이나 물류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 해당되거나, 전산적인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향후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청과 연계해서 시스템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등 편리하고 다양한 거래방식을 제공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

쌀이나 밀가루 등 정부의 정책적인 제품들을 저렴하게 직접공급 함으로써 공급사는 물론 구매사까지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있다. 무엇보다 외식전용 상품을 개발해서 공급하는 등의 제안은 제조업체의 입장에서 기존의 유통업체와 마찰 없이 활성화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를 타파할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계에서 전처리 식재료를 주목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조리사들의 일자리 문제로 불거지는 부분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최지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식품정책연구본부 본부장

외식업체들의 직거래 시장이 사이버거래소 등을 통해 확대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매시장의 비율을 낮추기는 구색 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지역 농산물이 외식과 연계 하려면 원료수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산지에서 전처리를 포함하는 가공기술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전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이용자에게는 경제성이 있지만, 운영자는 적자를 보는 경우가 허다해 문제의 소지가 있다. 생산자의 전처리 가공기술 시장이 8천억원 규모로 알고 있는데 현재 시점으로는 어느 정도 과잉이 있다고 본다. 물론 장기적으로 볼 때는 산지가 가공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고정단가 문제도 유통사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가격이 올랐을 때와 떨어졌을 때 농협이 해결을 못하고 있다. 농협이 경제사업으로 영역의 분리가 이뤄졌는데 향후 이를 분명히 해결하고 넘어가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아울러 외국에서 가져다 쓸 수밖에 없는 제품들이 있다. 국내에 품종이 있다 해도 가공적성이 떨어지는 경우다. 이 경우 농촌진흥청에서 품종개량을 품목별로 따져봐야 한다. 외식업계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지, 빨리 육성해야하는지의 진행 여부를 농진청에서 담당해야 한다.

전처리 농산물 사용이 확대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정부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전처리 농산물 사용 확대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경제발전과 더불어 향후 시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로서는 전처리 등에 있어서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식재료 관련 정부가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완규 (주)풀무원 홀딩스 구매총괄 상무

향후 식품·외식시장은 반조리를 넘어서 완전조리까지 넘어갈 것으로 본다. 소비자 대상 판매는 점차 이러한 완조리 제품위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HMR쪽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이 때문에 식재료의 원료와 완제품과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이 같은 시장을 바탕으로 생산자들은 어떻게 차별화된 농산물을 만들어 제공할 것인가를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풀무원의 경우 원재료 구매의 경쟁력을 위해 산지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부서, 가공관련 부서, 수출·입하는 부서의 삼각편대를 구성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생산지가 매우 중요한데 안정적 물류수급 및 가격 등을 유지하는 것이 도전과제이며 품질과 용도의 차별성 역시 중요하다. 한국의 농산물은 선물이나 비축 시스템이 미흡한 편이다. 이것이 시스템화 됐을 때 농수축산업과 식품·외식산업도 상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김성은·이정연 기자 fresh017@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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