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식의 새로운 패러다임-한식세계화 대토론회②
21세기 한식의 새로운 패러다임-한식세계화 대토론회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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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25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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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한식세계화와 한식재단의 역할 - 김홍우 (재)한식재단 사무국장

●대중화·고급화로 투트랙(Two Track) 전략 사업 추진


한식재단은 한식세계화 사업의 한식 수요창출을 위한 ‘대중화 전략’과 이미지 제고를 위한 ‘한식 고급화 전략’ 등 투트랙(Two Track) 방식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식재단은 한국기업들이 전 세계에 갖고 있는 약 1만개의 현지공장 법인을 대상으로 한 공장당 한 명의 조리사를 파견해 1만명의 고용이 창출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MOU 체결 등의 검토를 하고 있다.

또 해외 한식당의 식재료 유통 등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해외기반시장을 조사하고, 해외 한식당 등의 조사를 통해 우리가 비교우위를 갖고있는 식재료에 대해 현지에 지속적으로 수출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식세계화를 위해서는 식단의 단순화, 규격화, 표준화가 필요하며 서비스, 위생 등 부족한 부분에 대해 컨설팅 등의 지원도 활성화 해야 한다.

한식세계화는 구호다. 그 구호를 실체화해서 국민이 한식세계화를 통해 얻는 것들을 명료하게 알려줄 때 한식세계화 추진 속도는 점점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현재 해외 한식당 추천제, 국내외 홍보, 해외 정보 조사를 종합적으로 시스템화해 추진하고, ‘한식세계화 촉진법(가칭)’과 같은 법을 제정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한식세계화 사이트를 재구축해 그동안 축적해온 한식과 관련된 모든 콘텐츠를 한곳에서 볼 수 있게 하고, 한식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홍보관도 만들 예정이다.

조리과학적 측면에서 본 한식 - 정혜정 국제한식조리학교 교장

●한식, 조리과학적 측면의 복합적·전문적 접근 필요


한식은 과학적 측면의 기초이론이나 국제적 기준에 적합한 표준조리법 등에 대한 지식과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현재 ‘매운맛 표준화 등급화’, 한식 표준 조리서 ‘아름다운 한국 음식 100선(The Beauty of Korean Food)’ 등으로 표준화에 대한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

또 최현석·임정식·상훈 드장브르 셰프 등 많은 셰프들이 다양한 분자요리를 한식에 적용하는 등 과학적 조리기법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우리 식자재를 판매하고 국제적 표준에 맞출 수 있는 하나의 접근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조리와 음식에 IT를 적용해 나온 연구논문을 찾아보기 어려운 점을 볼 때 앞으로 해야 할 영역 중의 하나가 조리과학 기술과 IT 기술들을 함께 연구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디지털 레스토랑 ‘INAMO’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쌍방향 디지털 음식 주문 시스템을 활용해 웨이터가 필요 없으며, 터치스크린으로 주문하고, 주방 카메라로 조리과정을 확인할 수 있어 주문한 요리가 어느 과정까지 진행됐는지 알 수도 있다. 조리와 과학이 앞으로 이렇게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조리과학적 측면은 기술뿐만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전문적인 방향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

건강 측면에서 본 한식의 장점 - 장남수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청소년은 서양식에 비해 한식이 건강식


한식이 건강 측면에서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식재료 소비 측면에서 볼 때 다양하고 풍부한 채소류, 두부, 어패류와 해조류, 발효 식품 등을 많이 소비한다는 점과 육류와 지방은 적게 소비한다는 것이다. 식품 조리에 있어서는 한식을 만들 때 삶거나 끓이는 등 기름을 적게 사용한다는 점을 장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식이 건강식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불충분해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한식이 건강식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기 위해서는 연구대상자의 규모가 크고 연구기간이 긴 역학연구, 실험적 방법을 활용한 임상 연구 등을 통한 일관성 있는 자료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원으로 5~6년 전부터 건강측면에서의 한식의 우수성을 입증할 만한 과학적 근거자료를 얻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식이 건강식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 위해서는 추적연구, 임상실험연구 등을 통한 연구뿐만 아니라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성질환에 대한 연구에서 벗어나 알레르기질환, 인지기능, 정신질환 등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확대한 연구 결과들이 축적돼야 한다.

건강 측면에서 한식이 장점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를 비롯해 과식, 맵고 뜨거운 음식 섭취 등을 단점으로 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 소화기 질환, 고혈압 환자가 많다는 것은 이 문제점을 잘 드러내는 것이다. 한식이 가진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면 한식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류 음식의 중심, 대장금 - 한복려 (사)궁중음식연구원 이사장

●전통문화 통합·융합한 한국 브랜드화 필요


드라마 대장금은 궁중문화를 다각적으로 보여줘 궁궐에 관한 관심을 일으켰다. 한국 음식의 근본은 약식동원, 음양오행사상을 가지고 극진한 정성을 보여줌으로써 대중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고 크게는 한식 세계화에 방향제시를 했다.

또 촬영지가 각 지역의 명소가 돼 관광자원으로 지역 활성에 크게 이바지했으며 궁중의례재현행사 및 고궁을 활용한 이벤트가 많아졌다. 한식 관련 연구소를 비롯해 대학교와 전문학교의 한식 및 전통조리학과 신설 및 증설로 학생들에게 조리사의 꿈을 심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영상으로 표현되는 음식에 관한 전문가와 궁중생활서를 연구하는 전문학자는 부족했다. 궁중의 생활 자료인 문헌이나 유물이 부족해 궁중 주방에 관한 기록이나 배치도가 없었다.

이에 음식 관련 작품의 작가, 연출, 배우 등은 전통 식문화의 이해와 전통음식 만들기 등의 사전 체험과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깊이 있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제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한국 최고의 문화를 내재한 훌륭한 기록 및 문화유산을 통해 전통문화를 통합·융합한 한국 브랜드화가 필요하다. 앞으로 대장금 이상의 한국문화를 볼 수 있는 대작이 나오길 바란다.


매스미디어 현장에서 본 한식 - 이정옥 EBS 프로듀서

●식문화 보존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시점


한식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의 첫 화면을 무용수가 춤추는 모습으로 구성했더니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것은 한식의 예술성이 무용수가 보여주는 예술의 경지까지는 미치지 못한다는 대중의 인식을 반영한다.

한 음식 축제에서 한국인의 ‘밥’ 기호도를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가마솥 밥과 전기밥솥의 밥 중 맛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었는데, 전기밥솥이 전 연령대에서 압승을 거뒀다. 매스컴에서 접하는 김치는 맛있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김치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가마솥 밥이든 김치든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맛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취재를 다녀본 결과 유명한 음식점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장이 담겨있는 장독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장문화는 한식을 풀어나가는 하나의 방향이 될 것으로 본다. 우리 장맛에 대해 새로운 세대들은 모르고 있어 이런 문화를 물려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식문화를 잘 보존해 오는 나라가 바로 프랑스다. 프랑스 사람들은 유네스코에 프랑스 음식이 등재하게 된 것에 대해 “음식 자체가 아니라 음식문화”라며 “과거에 있었던 문화가 현재에도 살아있고, 지키려고 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편리성만을 추구해오며 변해온 우리식문화는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한 채 달려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먹는다는 행위에 대해 21세기 한국인은 어떤 문화를 이어가고 있는지 생각해 볼 때가 됐다.

기업이 요구하는 새로운 시대의 한식 - 김성민 제너시스BBQ그룹 사장

●한식세계화 위해서는 자본, 기술, 고급 인력 유입해야


정부는 한식의 정통성을 확립한 후 국민이 한식을 즐길 수 있는 산업으로 만드는 데 지원해야 한다. 한식세계화를 표현하는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과 한식을 말하는 내셔널리즘(Nationalism)은 상충하는 개념으로, 한식세계화는 한식의 소멸을 통해 달성된다는 패러독스에 빠질 수도 있다.

한식은 기업적 새로운 사업분야로 한식은 식재료와 서비스, 문화 등이 포함되고 제조업과 서비스업까지 혼재돼 복잡하다.

기업에게 한식세계화는 한식 아이템의 수출사업이며 해외 외식 비즈니스 사업의 한 형태다.

현재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글로벌 기업들에게 수출은 국내 판매와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사업분야다. 다만 한식 식재료, 서비스, 문화 연관성 측면에서 현지 비즈니스의 특성이 높아 전문성이 요구된다.

한식세계화의 확대는 외식기업들의 사업여건을 호전시키고 있으며 정부의 정책은 기업들의 투자확대 의욕을 촉진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은 지속적인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을 때 투자를 하게 되므로 한식기업이 해외에서 수익을 낼 수 없다면 해외에서 한식은 팔릴 수 없다.

따라서 민간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 시책은 사업의 목적, 선정 기준 및 절차, 지원 기간의 설정 등이 구체적이고 명확한 것이 좋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하나의 사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본, 기술, 고급인력들이 유입돼야 한다. 이 점은 한식도 예외일 수 없다.

자본과 고급인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한식에 대해 관심을 갖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정부는 민간의 초기투자를 지원해 민간의 관심과 직접 투자를 촉진해 한식세계화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일 것이다.

기자가 본 한식세계화 발전방향 - 김성윤 조선일보 기자

●이벤트성 행사보다 인프라 구축에 노력해야


요즘의 한식세계화는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슈가 되는 만큼 걱정되고 아쉬운 점들도 눈에 띈다.

한식세계화가 이슈가 된 것은 조태권 광주요 그룹 회장이 2007년 10월 미국 나파 밸리(Napa Valley)에서 나파만찬을 연 후다. 나파 밸리 최고 와인메이커 60여명을 초청해 최고급 한정식을 선보였다. 조 회장이 선보인 한 끼 식사비는 총 경비만 1억6천만원이었으니 1인당 370만원짜리 식사인 셈이다. 이날 사람들의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한식이 해외에서 통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서 분명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

2008년 현 정부가 한식세계화를 국가사업으로 선정하면서 한식세계화추진단, 한식재단이 출범했다. 세계적 행사에서 적극적으로 한식을 소개하고 한식재단도 한식 메뉴 외국어 표기 표준안 마련 등 한식세계화를 돕는 사업을 추진했다. 이러한 노력들로 세계 최고 요리사들이 한식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천재 요리사라 불리는 파스칼 바르보 오너셰프가 한국의 장아찌와 전통 장류에 대해 극찬하기도 했고, 미슐랭 별을 받은 한식당이 탄생하기도 했다. 뉴욕 맨해튼의 한식당 단지 오너셰프 후니 김 씨가 내놓는 음식은 이른바 퓨전이 아니라 육회, 보쌈, 고추 파전,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전통 한식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한식세계화는 지금이 중요하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진짜 성과가 나올 듯한 기세다. 이제부터 정부의 한식세계화는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인프라 구축에 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좋은 식재료를 해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식세계화에 기여하는 일일 것이다.

외국인이 생각하는 한식과 미래 비전 - 최지아 온고푸드커뮤니케이션 대표

●한식홍보에 대한 분야별 견해 시너지 일으켜야


외국에서 외국인 음식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식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음식의 특징, 오감에 대한 의견, 현지화, 서비스, 반찬, 한식의 강점, 가격 등을 알아봤다.

먼저 외국 현지인은 한식은 ‘세련되지 못하다’고 했다. 대표 음식으로는 김치, 바비큐, 단독 채소요리, 나물무침 등을 뽑았다. 재료에서는 두부는 중국 것인데 순두부는 한식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또 한식은 채를 많이 썰고 데치기를 많이 하고 말린 채소도 많이 사용하는 요리라고 했으며 맛은 매운맛, 달달한 맛을 비롯해 다양한 온도의 것이 제공된다고 평가했다. 오감을 통해서 본 한식에 대해서는 헝클어져 보이고 어둡다, 맵고 짜고 뜨겁다, 조미료가 거슬린다, 세련되지 않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현지화를 위해서는 한식의 근본인 맛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으며, 반찬은 한식의 가장 큰 특징이고 장점이지만 가격 면에서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강점과 발전성으로는 쌈과 바비큐가 많이 뽑혔으며 재료를 고급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등의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반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한식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나이, 성별은 상관없이 문화권과 직업에 따라 다양한 견해를 보였다. 전문가 집단은 조리과학적이면서도 본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프로토콜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으며 언론인은 한식의 맛이나 영양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고 어떻게 한식을 알리고 전달할지를 한국정부에서도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식가는 한식을 건강식이라고 하지 말고 ‘한식은 맛있다. 멋있다. 꼭 먹어봐야 한다’고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비합리적인 부분을 개선해 나간다면 한식은 경쟁력 있는 음식이 될 것이다.

정리=김해송 기자 kimhs@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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