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규 전주대학교 한식조리학과 교수
음식에서 문화까지 전달하는 스타셰프
이러한 스타 셰프들의 영향력은 상상이상으로 커서 많은 사람들이 이 셰프들의 요리를 먹기를 원하고 셰프가 시연한 조리법을 배우고 조리 기구를 구매하기도 하며, 심지어는 진로에 영향을 받아 학생들은 스타 셰프가 되기를 원하기까지도 한다. 최근 교과부가 조사한 선호 직업 중에 요리사가 8위를 차지하고, 미국에서 발간한 신문에 향후 성장성이 높은 직업군에 요리사가 선정된 것도 식생활의 변화에 따른 요리사의 사회적 위치의 변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스타 셰프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프들의 레스토랑은 그 나라의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레스토랑에 들러 음식을 먹기 원해서 적어도 몇 달전, 심지어는 2년전에 예약을 하고 일부러 그 일정에 맞추어서 여행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스타셰프들을 활용한 미식 축제인 서울 고메(Seoul Gorumet)가 3년 전부터 열리고 있다. 2011년에는 파스칼 바흐보, 호안 로카, 스테판 르루, 비요른 프란첸, 상훈 드장브르, 쥬디 주등 6명의 스타 셰프들을 초청하여 디너파티, 조리시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이 스타 셰프에는 우리나라 셰프도 포함되어 유명 셰프가 되길 원하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들 스타 셰프의 요리분야가 대부분 서양 조리 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이미 방송매체를 통해 유명해진 대부분의 셰프들도 한식 분야보다는 서양식 분야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한식 세계화’를 추진한지 여러 해가 흐르고 있다. 지난 4월 농림부는 한식 세계화 사업을 2009년에 선정한 5대전략과 9개 중점과제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진행 중이며, 올해는 추진전략을 현실성 있게 수정·보완하여 실행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대 전략과 9대 중점과제 중에는 인력양성, 한식 요리 명장 양성의 전략과 과제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향토음식전문인력양성사업이나 스타셰프 양성 사업을 수행하기도 하였으며, 젊은 조리사를 대상으로 해외 한식당 파견 인턴 과정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들이 대부분 단기적 교육이나 단발성 행사에 그치고 있고 실제적인 한식 인력을 양성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물론 한식 세계화는 ‘상품’이 아니라 ‘문화’를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교육들을 통해 단기적 성과를 거두는 것을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현 스타셰프 지원·젊은 인재 육성 필요
하지만 보다 빠른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인력 양성에 있어서는 조금 다른 방법의 접근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미 스타가 되어 있는 우리나라 셰프들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들이 대부분 서양조리분야를 주 분야로 하고 있지만 한식을 접목한 새로운 요리법의 개발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한식을 접목한 새로운 요리법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이를 통해 개발된 요리를 세계에 선보임으로서 한식에 대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세계적인 스타셰프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음식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음식에 대한 이해가 함께 되어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 교육이 아니라 재능있는 젊은 학생들을 선발하여 한식조리기술 뿐만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조리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스타셰프를 양성하기 위한 기초를 다져야 한다.
셰프는 단순히 요리를 하고 음식을 제공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나라의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스타셰프의 영향력은 음식, 문화뿐만 아니라 식품산업, 관광까지 연결된 넓은 분야에 미치고 있다. 따라서 스타셰프를 양성하고 이를 활용한 한식 세계화의 보다 빠른 추진을 시도해 볼 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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