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마케팅을 준비할 때다
실버 마케팅을 준비할 때다
  • 김병조
  • 승인 2006.06.0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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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데스크/편집위원>
필자는 수년전부터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빨리 실버타운 입주용 보험 상품을 개발하라”는 말을 하곤 한다. 개인적으로 현재의 각종 보험 상품에 대해 썩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지만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보험이라면 당장에 가입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10~20년 후를 한번 전망해보자. 현재의 사회 중심세력인 40대 중반에서 50대 중반 세대가 실버세대가 되는 시기다. 이들은 6.25전쟁이 끝난 후 1960년을 전후해서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 붐’ 세대에 속한다. 그래서 어느 연령대보다 인구가 많은 편이다.

출산율 1.08명이라는 최악의 기록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재의 사회 중심세대이자 인구가 가장 많은 연령층인 45~55세의 기성세대가 노인세대가 되는 향후 10~20년 후에는 식품-외식업계에도 엄청난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게다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인구의 고령화 추세까지 감안하면 식품-외식업계가 어떤 계층을 주 고객의 타깃으로 삼아야 할지 답이 나온다.

그런데 지금 국내 식품-외식업계는 과연 이에 대한 준비를 어느 정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앞으로 10~20년 후 벌어질 상황이니 아직 시간이 많이 있지 않느냐고 넉넉하게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누가 얼마나 빨리, 철저하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보다 훨씬 빠른 고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기에 일본 업체들의 실버 마케팅 전략들을 일부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의 경우 1947~1949년에 태어난 연령층이 이른바 ‘베이비 붐’ 세대에 해당한다. 내년부터 향후 3년간 이들이 60세가 되는데 그 인구가 676만 명에 이르고 이들에게 지급될 퇴직금만도 50조 엔에 이른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고령화 사회에서 수요가 기대되는 몇 가지 업태가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첫째, 어린이와 부모, 조부모 등 3세대가 어울려 외식을 즐길 수 있는 업소가 인기를 끌 것이라는 것이다. 노년층은 평소에는 검소하지만 자식과 손자들을 위해서라면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기 때문에 3대가 함께 할 수 있는 메뉴와 분위기를 갖춘 외식점포가 고객을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둘째, 직장을 그만둔, 그러면서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인들이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실버 푸드 전문점도 생겨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는 일상생활을 벗어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노인들을 위한 이벤트를 연출하는 테마점포도 사업전망이 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셋째, 일상적인 식사는 배달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 실버 세대들을 위한 배달 전문업체가 인기를 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지 않은 노인들도 외식을 하거나 사다 먹으면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만 먹는 경향으로 인해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 식단을 짜서 매일 배달해 주는 전문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일본의 경우와 우리의 경우가 일치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전후 ‘베이비 붐’ 세대들이 10년 후쯤부터 실버세대가 된다는 것이고, 고령사회가 된다는 사실이다. 인구수가 많은 ‘베이비 붐’ 세대의 직장인들이 현직에서 물러난다는 자체만으로도 기존의 외식 고객층이 얇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국내 외식업계는 굳이 실버세대를 상대로 한 마케팅 전략을 준비하지 않도록 현재의 외식업소 운영에 대한 전략의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상태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국내의 외식경영 환경이 앞으로 더 좋아지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막연하게 ‘언젠가는 좋아지겠지’라고 기대할 것이 아니라 10년 후를 예측, 미리 한발 빠르게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지 모른다.

삼성전자가 최근 실버세대만을 위한 휴대폰을 개발해 출시한 사실을 남의 일로 생각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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