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유럽 재정위기의 교훈
<월요논단> 유럽 재정위기의 교훈
  • 관리자
  • 승인 2012.06.18 0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길청 경기대학교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고대 역사의 찬란한 기록을 뒤로하고 오늘의 그리스는 구차하고 힘든 나라의 모습을 전 세계에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나라에도 자존심이란 것이 있는 법인데 지금 전 세계 언론에서 비쳐지는 그리스의 모습은 신용불량자(bad credit), 금치산자(incompetent) 같은 경계인(border)의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무엇이 오늘의 그리스를 이렇게 풍전등화의 신세로 전락시켰을까. 통계적으로 보여지는 두드러진 지적사항은 바로 낮은 저축률(savings)과 높은 부채비율(debt ratio)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 저축과 대출을 담당하는 금융기관들이 제대로 성장하기 어려운 현실을 더불어 가지고 있다.

이미 오래전에 그리스는 여러 나라들이 금융기관을 인수해 금융기관의 독립 기반이나 자주적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국제금융시장을 통해 들어가는 해외 자금들은 정부의 규제와 공부원의 부정 등으로 인해 장기성 투자 자금이 되기보다는 단기 차입자금으로 주로 활용되어 높은 금리의 수익만 해외로 유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 이면에는 장기자본이 들어 올만한 산업기반을 가지고 있지 못해 자금들은 주로 서비스 부문이나 직접소비 등에 투입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정부는 가난한 서민들을 위해 사회복지 지출을 늘리게 되고, 유난히 많은 공무원(국민 4명중 하나)들은 조직을 이용해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을 압박해 각종 수당을 늘려 타가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만연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재정적자로 넘어가고 그 돈을 해외에서 조달하게 된 것이다. 재정적자는 많은 것은 기본적으로 우려가 되긴 하지만 그나마 자국 국민의 저축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되면 그나마 안정적인 구조라고 할 수 있는데, 그리스는 전적으로 해외 자금으로 국가채권(government bond)이 소화되고 있어서 문제이다.

일본은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위해 발행한 국채의 20% 정도만 해외에서 조달하고 80%는 일본 국민들이 저축한 돈으로 조달해서 이런 위험을 느끼지 않는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여서 미국도 천문학적이고 지속적인 재정적자의 나라이지만 약 30%의 국채만 해외에서 조달하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소화하고 있다.

금융산업의 발전은 자국의 생산자본을 기초로 할 때 튼튼해진다. 만일 단순히 자본의 조달과 금융의 중개와 공급만 잘하는 기능에 그치게 되면 오히려 건강한 국가운영에 짐이 된다. 그래야 국내 저축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해외로 오히려 자금을 공급하는 기능을 금융기관들이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전 세계가 탐욕과 부채와 무형자산을 기대며 살아온 잘못된 경제를 바로 잡고자 수많은 논의와 갈등을 빚고 있지만, 결국은 새 길을 찾아내야만 한다. 그 길은 명백히 생산과투자와 노동이 힘을 합치는 그런 길이 돼야 한다.

기업들은 자기 스스로 수요를 만들지 못하는 존재들이다. 수요는 가정에서 노동을 제공하고 얻게 되는 소득에서 기초적으로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를 소비자 금융으로 충당하려든다면 결국 경제의 파국은 유행병처럼 세월을 돌아서 또 오고 또 올 것이다.

실물 상황이 어려운 시기의 주식시장은 그 유동성이 현저히 감소하게 된다. 그리고 주가도 일정부분 내재가치에 근접하며 안정을 찾아가게 된다. 흔히들 이런 시기를 바닥, 또는 침체기라고 하지만 사실은 주식의 진정한 가치를 보수적으로 확인 할 수 있는 조정기인 것이다.

조정기는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항상 투자자는 가지고 있는 투자금의 상당한 분량은 현금성 유동성으로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러한 유동성 목표치를 주식으로 대체할 의도로 오히려 더 많은 부채 즉 레버리지를 사용해 주식을 초단기로 매매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들을 투기거래자라고 한다.

아무튼 작금의 경제상황은 꽤 오랫동안 주식시장을 조정기에 접어들게 할 여러 소지가 엿보인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유념했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