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은 운전 중 휴식을 겸하여 자연스럽게 구내의 음식점을 이용하게 된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하루 평균 약 110만명이 이용하고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4억명이 넘게 이용하는 실로 엄청난 다중 이용시설이다. 우리나라 인구수가 6월 23일 오후 7시 기준으로 5천만명이 되었다고 하는데, 전체 인구수의 8배가 이용하는 셈이다.
해썹으로 식중독 취약요소 사전관리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점은 영업유형으로는 식품접객업이지만 많은 이용객이 정해진 메뉴로 식사 한다는 점에서 집단급식소에 가깝다. 따라서 위생관리도 집단급식소 수준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식중독 발생통계를 살펴보자. 2010년에 271건의 식중독이 발생하여 7218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 식중독의 원인 발생장소는 전체 발생건수의 약 반수인 50%가 음식점에서 발생하여 음식점이 식중독의 취약장소임을 한눈에도 알 수 있다. 환자수가 많은 장소로는 당연히 전체 환자 수의 59%가 집단급식소의 음식에서 기인하였다.
식중독 발생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식품으로는 생선회, 조개류 등 어패류 조리식품, 육회, 닭튀김 등 육류 조리식품, 계란찜과 함께 나물무침, 김밥, 볶음밥 등 복합조리식품이다.
식중독은 연중 발생하지만 특히 기온이 높고 습기가 많은 6월~9월 사이에 전체 환자의 반 이상이 집중된다. 올해는 특히 일찌감치 무더위가 시작되고 앞으로 있을 하계휴가의 대이동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식중독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하계휴가 시 반드시 거치게 되어 있는 도로 휴게소음식점의 경우에는 더욱 식중독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식중독 제1, 제2의 주요 원인세균이 노로바이러스와 병원성 대장균인데, 하절기에 차게 먹게 마련인 음용수의 위생관리와 조리 후 대기시간이 긴 김밥, 볶음밥, 샐러드 등 비가열 식품과 비빔밥 등 복합조리식품의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울여야 하겠다. 이와 더불어 조리 종사자의 개인위생이 중요하다는 것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식약청이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적용하고 있는 음식점의 해썹은 이러한 식중독 취약요소를 사전에 관리할 수 있는 안전관리 시스템이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가 가속페달을 밟아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은 위급 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점 해썹도 위험 시 자동차의 브레이크 시스템의 작동과 같이 식품의 위해요소를 중요관리점으로 관리하고 있다.
과학적인 식품안전관리시스템 정착 기대
탕, 구이. 복음, 조림 등 가열식품의 경우에는 가열조리온도가, 채소 샐러드 등 비가열 조리식품의 경우에는 세척, 소독등의 관리조건이, 가열조리식품과 비가열조리식품이 혼합되는 비빔밥 등 복합조리식품은 각각의 조리조건과 고객에게 음식이 제공될 때 까지의 온도, 보관시간이 자동차의 브레이크와 같은 해썹의 중요관리점이 된다. 고속도로에서 안전을 고려한 도로의 설계, 노후 도로의 보수, 안전 표시판의 설치 등은 해썹에서도 기본이 되는 선행요건의 관리이다. 위생전실을 통한 종업원의 위생관리는 고속도로의 톨게이트와 IC에 해당되며. 조리장의 위생관리, 식재료 보관시설의 위생관리 등은 도로의 유지·보수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즉 평소에 관리를 유지해야만 사전예방이 가능하다.
이번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점 해썹 지정은 한국도로공사와 해당 휴게소의 적극적인 노력에 더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정책적 지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HACCP지원사업단 기술지원1팀의 무상 기술지원이 큰 기여를 하였다고 판단한다. 아무쪼록 이번 지정을 계기로 다른 고속도로 휴게소와 음식점도 해썹을 적용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식품안전관리시스템이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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