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8호 사설]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748호 사설]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 관리자
  • 승인 2012.07.10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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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재단이 역사와 전통 그리고 자긍심으로 가득한 50년 이상 된 한식명가들을 모아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이라는 책을 출간한 것은 매우 반가우며 시의적절한 일이다.

우리 정부가 한식세계화정책을 시작한지 4년여만에 세계적으로 한식의 붐이 일고 있다. 이런 시기에 한식당의 역사적 배경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동시에 역사와 전통을 잇는 오래된 한식당을 발굴하여 정립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외식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유럽 국가들은 수백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음식점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으며 동시에 전 세계인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 되어 있다.

역사·전통이 살아 숨쉬는 식당

대표적인 사례로 프랑스 파리에서 1512년 개업을 해 올해로 5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레스토랑 ‘아르꼴(Au Vieux Paris d’Arcole)’, 420년의 역사를 가진 독일 하이델베르그의 레스토랑 ‘기사의 집(Zum Ritter)’과 230년의 전통을 지닌 레스토랑 ‘붉은 황소(Red Ox)’와 ‘줌 세플(Zum Sepple)’, 오스트리아 인스브르크의 400여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호텔겸 레스토랑 ‘황금 독수리(Goldener Adler)’, 터키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에 위치한 2300여년의 역사를 가진 등대를 개조해 만든 레스토랑 ‘마이덴스 타워(Maiden’s Tower)’, 이탈리아 로마 구시가지에 위치한 400여년 역사를 가진 피자전문점 ‘르 메르깐티( Le Merccante)’와 ‘다메오 파타카(Da Meo Patacca)’ 레스토랑 등 역사와 전통을 지닌 식당들은 수없이 많다.

이웃 일본만 해도 1465년 창업해 540여년의 역사를 가진 교토의 과자점이자 소바 전문점인 ‘오아리야(尾張屋·オアリヤ)’, 400여년의 전통을 가진 가이세키 요리 전문점 효테이(瓢亭·ひょうてい), 310여년의 역사를 가진 오쯔(大津)의 소바 전문점 ‘쭈루기소바(鶴喜そば)’ 등 역사와 전통을 지닌 식당들이 무수히 많다.

일본보다 식문화 역사가 오래된 우리나라에는 현존하는 오래된 식당으로 1904년에 창업해 108년의 역사를 지닌 ‘이문설렁탕’이 있을 뿐이다. 물론 한국전쟁 등 질곡이 많은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식당들이 무너져 내렸다는 이유도 있지만 식당운영을 터부시하는 사회적 인식도 식당의 역사를 가로막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유럽의 오래된 식당들은 저마다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르크에 있는 ‘황금독수리’ 레스토랑의 경우 괴테가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자주 묶었던 호텔과 식당으로 유명하다. 프랑스 파리의 명소가 된 맥심레스토랑의 경우도 전 세계의 저명한 인사들이 대거 다녀간 식당으로 유명하다. 레스토랑마다 역사는 물론이고 전통과 스토리가 녹아들어 그 레스토랑만의 문화가 되었다.


한식에 담긴 스토리를 찾아내자

이번에 한식재단이 발간한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에는 지난 1904년에 문을 열어 국내에서 생존하는 음식점으로는 가장 오래된‘이문설렁탕’을 필두로 1910년에 개업, 나주곰탕의 명성을 이어 온 전남 나주의 ‘하얀 집’, 4대를 이어 진주비빔밥을 계승해 온 울산의 ‘함양 집’, 해남 떡갈비와 한정식의 자존심 ‘천일식당’등 50여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전국의 오래된 한식당 100개 업소가 실려 있다.

또 식당마다 숨어있는 스토리를 담았다. 서울시 음식점 허가 1호로 공식 등록되어 있는 이문설렁탕은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생부터 조선 최고의 주먹 김두환 선생, 국어학자 이희승 선생의 단골집이였고 충남 예산의 ‘소복식당’은 고(故)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되던 날 마지막으로 점심식사를 한 곳으로 박 전 대통령이 아끼는 식당이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자주 들렀던 경북 영천의 ‘포항할매집’의 일화도 담겨있다. 이밖에 오랜 세월을 이어오며 세월의 파고 속에 묵묵히 감내해 온 경영주들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어 감동적이다.

음식은 문화가 담겨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하고 스토리가 담겨 있을 때 더욱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의 식당들은 단순히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한 장소로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 한식의 세계화는 태동기를 지나 성장기로 전환되고 있는 시기를 맞고 있다. 성장기에는 한식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식에 담겨 있는 스토리를 찾아내 아름답고 진솔하게 포장하고 문화를 접목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가 있는 한식당 발굴 사업 등을 통해 한식당 경영주들에게 자긍심를 심어줘 역사와 전통을 소중히 여기고 자랑스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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