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식품-외식, 상생의 길 찾자
농업-식품-외식, 상생의 길 찾자
  • 김병조
  • 승인 2005.10.20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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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데스크/편집위원)
햄버거를 먹을 때는 대부분이 콜라를 마신다. 마치 콜라를 곁들여 먹어야 햄버거가 맛있는 것처럼 돼있다. 영양학적으로 두 음식이 궁합이 맞거나 하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 둘 다 정크푸드라는 점에서는 함께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몸에는 이롭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햄버거와 콜라가 바늘과 실처럼 엮여져 있는 것은 햄버거 메이커인 맥도날드와 음료 메이커인 코카콜라의 마케팅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고착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패스트푸드를 먹을 때는 대부분이 콜라를 비롯한 탄산음료를 찾고 있다.

음식궁합을 따지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식품과 외식산업의 윈윈전략의 위력을 배우자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식품제조회사와 외식업체간에 미미하지만 윈윈전략을 구사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한국음료 브랜드로 유명한 웅진식품과 국내 최대 치킨 브랜드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가 손잡고 웅진식품이 생산하는 국산 탄산음료 ‘하늘보리 홉 탄산’을 BBQ 매장에 보급하기로 한 것이 좋은 사례다. 이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 마케팅의 효과는 아직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국산 닭’과 ‘국산 음료’가 서로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는 상당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이같은 개별 업체간의 윈윈전략은 물론, 국내 농업과 식품-외식 산업 간에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일은 더더욱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농업은 1차 산업, 식품은 2차 산업, 외식은 3차 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농업과 식품, 외식 산업의 연계는 생산과 제조・가공, 서비스 등 1, 2, 3차 산업을 연동시키는 것으로 국가경제 발전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임에 틀림없다.

상생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상호 정보교류와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정보교류의 첫 걸음은 상호 관심을 갖는 것이다. 생산자 쪽에서는 제조업체나 소비자 쪽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수시로 동태를 파악해 우리농산물을 사용하는 쪽의 구미에 맞는 생산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식품 제조업체나 외식업체도 생산자 쪽의 동향을 파악하면서 가능하면 우리농산물을 많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생산자는 소비자가 찾지 않는 농산물을 아무리 생산해봐야 소용없다는 생각을, 소비자는 값이 싸다고 수입농산물만 찾다가 국내 농업이 붕괴될 경우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을 하도록 하는 데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생산자인 농민에게는 소비자들의 선호경향이 높은 친환경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고, 소비자인 식품제조 업체나 외식업체에게는 우리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할 경우 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처럼 생산-제조・가공-소비를 연계해서 상생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농업과 식품, 외식 관련 행정이 일관성 있고 통합적으로 추진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생산과 소비정책을 분리할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같은 부처에서 관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필자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 실천과제의 핵심이 바로 식품 및 외식 관련 행정을 농림부에 맡기자는 것이다. 농림부를 (가칭)식품농업부로 개편해서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인 식품-외식업체를 같은 도면상에 놓고 어느 쪽에도 치우침이 없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행정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농업・농촌도 살리고 식품-외식 산업도 발전시킬 수 있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으리라 본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있다. 국내 농업・농촌 문제도 스스로 해결방안을 찾기에는 이미 한계가 있고, 농산물을 주 원료로 하는 식품제조・가공 또는 외식 산업 역시 국내 농산물 기반에 의지 않고 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국경 없는 자유무역 시대의 치열한 경쟁에서 생산자든 소비자든 살아남는 길은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길 밖에는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업체간에도 마찬가지다. 다른 업체의 잘 나가는 아이템을 따라함으로써 경쟁만 격화시킬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잘 하는 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상호 협력 마케팅을 통해 같이 살 수 있는 윈윈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이 될 것이다.

21세기 인류의 화두는 ‘상생’이다. 국내 농업이나 식품, 외식업계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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