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응선 농업회사법인 (주)맛가마식품 대표
도응선 농업회사법인 (주)맛가마식품 대표
  • 김상우
  • 승인 2012.08.0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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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웰빙 ‘장류문화의 선구자’
토종 식재료로 전통방식 고집해 제품 생산…가격은 1.5배 비싸도 유명식당 앞다퉈 사용
‘간장’은 느림과 기다림의 미학으로 구현되는 전통 발효식품이다. 숙성이라는 시간을 거쳐 탄생하는 간장처럼 60여년 동안 장류사업으로 한길을 걸어온 (주)맛가마식품은 3대에 걸쳐 가업으로 장류를 만들어 오고 있다.

토종 식재료만을 사용하고, 화학제를 첨가하지 않고 6개월 이상의 숙성기간을 거친 전통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 현재 1만여 유명식당 등에 직거래 방식으로 공급되는 등 주로 단골고객만을 대상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

명품 장류를 생산하는 기업 (주)맛가마식품의 도응선 대표를 만나봤다.
●화학간장을 파느니 장사 접는다

한식에서 ‘간장’은 양념과 간을 맞추는데 사용되는 가장 중요한 조미료 중 하나로 우리나라 발효식품의 결정체다. 하지만 시중에서 유통되는 간장의 70%는 콩이나 탈지대두를 염산으로 가수분해하는 화학공법 방식으로 만든 ‘산분해간장’으로 숙성과 발효를 거치지 않은 제품들이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장이 한식 맛의 근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3대에 걸쳐 가업으로 전통방식의 양조간장 생산을 고집하는 이가 있으니 농업회사법인 (주)맛가마식품의 도응선 대표다.

맛가마식품의 역사는 올해로 60주년을 넘겼다. 도응선 대표의 부친인 고 도기갑 창업주의 숙부 도영희씨가 일제 해방 직후인 1950년 군납 간장공장을 인수해 민수로 전환하면서 시작됐다.

6·25전쟁과 온갖 수난 속에 정식 법인 설립은 1994년에야 이뤄졌지만 3대에 걸쳐 전통 장류 문화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맛가마식품이 법인 설립이 한참 뒤에 이뤄진 것은 전통 장맛을 구현하겠다는 고집 때문이었다.

1950년대 6·25전쟁 이후 가격이 저렴한 산분해간장을 공급하는 간장 공장이 부지기수로 늘었기 때문인데, 당시 어려운 경제사정상 우리 콩을 사용하고 오랜기간 숙성을 거친 가격이 10배이상 비싼 양조간장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도응선 대표는 “당시 도기갑 창업주와 작은 할아버지 역시 산분해간장 제조문의가 많았지만 사람에게 화학간장을 파느니 장사를 하지 않겠다”라며 사업을 접었다고 말했다.

이후 도기갑 창업주는 공직생활에 뛰어들었고 간장은 가내수공업 형태로 유지하면서 지인들과 동네 주변 사람에게 판매하는 형태를 유지했다.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94년이었다. 주변에서 장이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사업을 키웠던 것.

논산이 고향이었던 고 도기갑 창업주는 이에 공직생활을 청산하고 선산 부지인 현 본사자리에 330.58m²(100여평)의 공장을 세웠다.

그러나 법인설립 당시에도 돈을 바라보고서 한 것은 아니었다. 고 도기갑 창업주는 반평생 만주에서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던 부친의 독립운동 자금을 대왔던 숙부의 유지를 받아 가업을 잇는 것이 삶의 도리라고 여겼고 제품 생산방식은 과거 그대로의 전통방식을 답습한다.

●창업 1년 만에 대통령상 수상

1994년 법인 설립 시 도응선 현 대표 역시 서울 직장생활을 접고 당시 아버지를 도와 사업을 도왔다. 작은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세대를 거친 장맛은 사업을 본격화한 직후 바로 그 진가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맛가마식품 창업 1년 뒤인 1995년 광복 50주년 농수산물 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던 것. 당시 시중에서 유통됐던 간장은 대부분 수입콩과 대두박을 사용했는데 100% 우리콩과 우리밀을 사용하고 6개월 이상 숙성시킨 간장 맛은 차별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공중파를 비롯한 다양한 언론사들의 각광을 받으며 맛가마식품은 많은 관심을 받았고 그러던 중 본격적인 성공괘도에 오르는 사건이 발생한다.
1996년 2월 MCPD파동이 터진 것이었다. 당시 경제정의실천연합이 시판 산분해간장에서 발암물질로 확인된 디클로로 프로판올(DCP)과 모노클로로 프로판올(MCPD)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것.

이 같은 경실련의 발표는 산분해간장이 주도해 오던 국내 간장업계에 후폭풍을 낳았고 자연스럽게 맛가마식품은 유명세를 얻었다. 이러한 덕분에 1997년 IMF까지 무사히 지낸 맛가마식품이었지만 의외로 매출은 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응선 대표는 “맛가마식품 간장은 6개월 이상 숙성이 필요한 만큼 아무리 소비자들이 제품문의를 해도 미리 제품을 만들어 놓을 수 없어서 매출은 그리 높게 오르지 않았다”며 “당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생산라인 증설을 결심한 맛가마식품은 2000년에 들어 공장을 확충한다. 그러나 공장증설은 맛가마식품에게 오히려 독이 된다.

공장증설업체로부터 사기를 당한 것. 생산라인 증설이 2~3년 늦어지면서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겼고, 콩 등을 미리 수매해 장을 담글 수밖에 없었던 맛가마식품은 자연스럽게 부채가 쌓이면서 결국 2003년 기업은 경매위기까지 간다.

이후 도기갑 대표는 건강악화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도응선 대표가 기업의 유지를 이어받게 된다.

●분말 청국장으로 기사회생

당시 경매위기에 처했던 기업을 불행 중 다행으로 회수했지만 도응선 대표의 상황이 좋을리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창업주인 도기갑 대표 가 화병으로 2003년 7월 작고했다.

막다른 길목에서 도응선 대표가 선택한 것은 ‘청국장’이었다.

맛가마식품의 간장은 제품이 좋았지만 가격이 시중 간장에 비해 적게는 2배 이상 정도 비싸 고객수가 국한돼 있었기 때문에 사업 확장에 어느 정도 제약이 있었다. 이에 발효기술을 앞세워 부가가치가 높은 청국장을 만들면 더욱 좋은 시너지가 날 것으로 믿었다.

또 청국장 특유의 냄새를 없앤 분말 형태의 제품을 선보이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란 확신을 가졌다.

국내에선 출시된바 없는 분말 청국장 제품이 시장에서 통할리 없다며 주변에서는 제품출시를 만류 했지만 도응선 대표는 당시 이렇다 할 성장 카드가 없었기 때문에 이일에 매진했고 2003년 연말 국내 최초로 분말 청국장제품을 출시한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당시 다이어트 붐과 함께 우리 먹거리 살리기 운동이 불면서 분말 청국장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쏟아졌고 생협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거래를 제안했다.

도응선 대표는 “당시 제품 생산이 주문을 따라가지 못해 생협 관계자들이 공장 밖에서 진을 치고 기다릴 정도였다”며 “분말 청국장은 아버지가 작고하시기 전 장류 사업으로 확대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유망한 사업으로 꼽았던 부분이었는데 이처럼 예상이 잘 맞아 떨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후 제품개발에 눈을 뜬 도응선 대표는 청국장 및 장류관련 제품개발에 매달리면서 현재 11개의 장류 관련 특허를 얻는 등, 오늘날 기업 운영의 토대를 쌓는다.

사업운영이 원할하자 2006년 또다시 공장 증설을 결심한 도응선 대표는 20여 억원을 투입해 16만528㎡(5천여평) 대지에 3305㎡(1천여평) 규모의 공장과 물류센터 등을 증설한다. 당시 중소기업으로는 최초로 장류 생산기반에 HACCP 지정까지 받는다.

공장에는 숙성 탱크는 물론이고 폐수처리장, 지하매립숙성탱크, 기숙사까지 설치했다.

제품이 다양화 되면서 연간 콩 소비량도 100여t에서 연평균 500t 가량을 사용하게 됐지만 제품 생산 방식만은 과거 그대로의 고집을 유지했다.

전라도 고흥과 해남 등지에서 계약·재배한 콩으로 메주를 띄우고 소금은 천일염만을 사용하고 있다. 제품은 화학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여타 시중 일반 양조간장이 3~6개월이면 제품을 출시하는데 반해 현재도 간장 제조기간을 1년여로 잡고 있다.

●고객과의 약속이 생명

제품은 다양화됐지만 원료는 재활용하지 않고 각각의 제품에 맞춰 사용해 품질향상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대표적으로 일반 간장공장에서 된장이나 청국장을 만들 경우 원가절감을 위해 간장원료로 사용했던 모로미(諸味·대두와 소맥분을 발표시켜거 만든 것)를 재사용해 된장 등을 만드는데 이에 반해 맛가마식품은 한번 짠 모로미는 재사용하지 않고 된장과 청국장용 모로미를 따로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가격은 다소 높지만 맛이 깊은 것이 특징이다.

제품의 우수성으로 현재 맛가마식품은 다양한 장류기업에 원료소재 공급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생협 등에서도 좋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전통방식 생산으로 유통마트에 대량 입점하지는 못했지만 인터넷 구매를 위한 회원수만도 현재는 1만여명이 훌쩍 넘었으며 이중에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유명 식당들도 다수 있다.

도응선 대표 “우리 장맛은 우리 땅에서 나는 먹거리로 했을 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며 “품질은 결국 고객이 알아주고 이들을 위해 약속을 지키는 것이 우리 맛가마식품의 생명”이라고 말했다.

●염지제로 ‘분말 청국장’만한 것이 없다

도응선 대표는 최근 분말 청국장을 활용한 새로운 제품을 개발, 외식기업 판촉에 적극 나서도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염지 제품이다.

도 대표는 “옛 부터 우리민족은 고기 특유의 잡내를 없애고 맛을 높이는데 염지제로 된장을 가장 많이 사용해 왔다”며 “이는 우리나라 국민에 된장만한 염지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도 대표는 돼지고기 및 치킨 등의 염지제로 분말 청국장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동물성 기름을 된장 특유의 알칼리성으로 중화시켜 웰빙 메뉴로 만들어 준다는 점도 도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부문이다.

도응선 대표는 “보따리 장사로 시작해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며 장류를 생산한 것이 벌써 60년을 넘겼다”며 “다른 사업 분야에 대한 다양한 제안이 있었지만 맛가마식품은 장류 전문기업에 매진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맛은 주부가 일 년 내내 주방에 쏟는 정성에 비례할 수밖에 없는 만큼 변함없는 정성과 맛, 품질로 우리 장류 문화 증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시간·인고의 노력이 빚은 ‘전통 재래식 간장’

우리가 즐겨먹는 간장은 그 종류가 다양하지만 생산방식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메주를 띄워 양조한 간장은 ‘전통 재래식 간장’으로 자연환경에서 만든 메주에서 나온 균주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조작조건에 따라 맛과 질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주로 개인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간장으로 사실상 제품의 표준이 없다.

양조간장은 이러한 재래식 간장의 생산방식을 응용한 제품으로 단일황곡균이나 흑곡균, 효모균 등 인체에 좋은 다균종으로 양조하는 간장으로 여기에 소금 등 식품 첨가제를 넣어 만든 조미료다. 발효를 위해 최소 6개월 이상 시간이 필요한 만큼 관리가 까다로워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시중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고 있는 ‘산분해간장’은 미원(글루타민산나트륨)이 개발된 후 일본 장류업계가 발전시킨 화학간장으로, 일제 침략시기에 한국 중국 동남아에 뿌리를 내렸다. 식물성 단백질인 콩이나 탈지대두를 염산으로 가수분해한 후 탄산나트륨으로 나머지 염산을 중화시킨 용액으로 만드는데 맛이나 향기가 좋지는 않지만 발효기간이 짧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지금은 과학기술 발달로 식용 염산과 탈지대두, 산도 조절을 위한 탄산수소나트륨과 각종 식품첨가제를 혼합해 발효 기간이 짧고 값이 저렴한 ‘산분해간장’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 정서상에서 간장이란 숙성이란 시간이 만들어 내는 인고의 노력이 필요한 식품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장유진 기자 yujin78@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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