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학교를 방문했을 때는 마침 초등학생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 사이사이에 교사들이 함께 식사를 하며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으며, 식사를 마친 아이들은 옆에 준비돼 있는 행주로 자신들이 먹은 식탁을 일일이 닦고 나가는 모습도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어서 눈에 띄었다.
외국인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의 메뉴가 다른 경우는 없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교육의 연장이라는 개념이 이들에게는 확실하게 새겨져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메뉴의 가지 수도 충분했다. 그날의 세트메뉴가 맘에 들지 않는 학생들은 수제햄버거를 비롯해 각종 샌드위치, 김밥, 샐러드 등 간단히 식사를 대용할 수 있는 신선하고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는 델리코너가 있기 때문이다.
한 눈에 봐도 언제나 어수선하고 여유 없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급식 모습과는 많이 달라 보였다.
기자는 “우리나라의 학교급식과 외국인학교의 급식이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라고 위탁급식 운영담당자에게 물어 봤다. 대답은 “외국인학교는 아이들의 급식만 잘하면 다른 면은 거의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내는 급식비는 오로지 급식만을 위해 쓰여 진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물론 위탁급식업체에 기부금이나 별도의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부담스러운 일은 전혀 없다는 것도 한국학교와의 크게 다른 면이기도 하다.
학교가 위탁급식업체를 ‘봉’ 쯤으로 여기는 우리나라 학교급식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얘기로 들렸다.
심지어는 학교 직원의 결혼피로연이나 수위아저씨의 퇴임행사를 위탁급식업체에 떠맡기는 학교도 있다는 어느 급식업체 관계자의 푸념 섞인 말이 생각났다. 그는 또 “자식을 가진 부모로서 학교급식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합리적인 모든 일들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열 두 번 할 정도”라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지금쯤은 우리나라 학교급식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돌아볼 때인 것 같다.
박지연기자@p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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