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HACCP지원사업단 팀장
창밖을 내려 보면 아름드리 가로수의 무성한 가지가 깃발처럼 나부끼고 고가 크레인의 육중한 도르래 마저 시계추처럼 흔들리고 있다.
우리가 바람 자체는 볼 수 없어도 바람에 흔들리는 물체와 피부에 와 닿는 감각을 통하여 바람이 분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 세기도 알 수 있다.
풍향계와 풍속계와 같은 측정기기를 사용하면 더욱 바람의 실체와 속성을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 그럼 해썹 지정 후의 효과는 어떤 실체를 갖고 있을까.
재무상 효과·이물감소 등 클레임 개선
식품의약품안전청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올해 상반기에 해썹 지정업체를 대상으로 매출액, 순익, 납품처수 등 재무상의 효과와 이물감소 등 클레임의 개선효과를 조사하였다.
이 조사를 하는 목적은 그동안 막연하게 거론되었던 해썹 지정후의 효과를 분석하여 제시함으로써 업체에게는 해썹 지정과 운영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게 된다.
해썹이 확대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의무 보다는 업체 스스로 그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해썹을 지정받고 운영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경비와 노력 이상의 영업이익이 있으면 업체에서는 당연히 해썹을 선택하게 마련이다.
이번 조사는 해썹 지정을 받고 1년 이상이 경과되어 효과를 파악 할 수 있는 지정업체 전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지 회수율은 90%로 534개소가 응답하였다. 응답자료를 취합하여 분석하여 보니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해썹을 지정 받은 후 연 평균 매출액은 36.9%, 당기순익은 24.6%, 생산량은 12.0%, 납품처수는 38.8% 증가하였다.
흥미로운 것은 배추김치, 냉동수산식품 등 7개 의무적용 품목을 생산하는 업체의 매출증가율(49.5%)이 자율적용 품목의 매출증가율(35.5%)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당기순익, 생산량, 납품처수에서도 의무적용품목 생산업체의 증가율이 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배추김치 등 의무적용품목이 해썹을 지정 받은 후 학교급식, 군납, 대형유통점 등의 납품이 증가한 것에 기인한다고 판단된다. 특히 학교급식에서는 가공식품의 경우 해썹 지정이 납품의 결정적인 고려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썹 지정으로 대기업이나 대형 유통점의 OEM, PB 등을 통하여 생산량과 매출이 증가하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해썹은 매출액 5억 미만의 영세업체의 경우 ‘소규모 해썹’ 관리기준을 적용하여 지정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이들 소규모 해썹 지정업체의 매출증가율(39.7%)이 일반 해썹 업체의 매출 증가율(35.4%) 보다 높아 소규모 업체의 해썹 지정효과가 더욱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관리자의 해썹 인식·신뢰성 향상 효과
해썹 지정후의 적용효과에 있어 매출 등 재무제표 상의 이익과 함께 중요한 지표가 클레임의 감소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물검출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와 언론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해썹 지정 전과 후의 이물 클레임의 발생건수를 비교하여 해썹을 통하여 이물관리가 개선됨을 볼 수 있었다.
해썹 지정후의 이물 종류별로 감소상황을 살펴보면 금속조각, 유리, 플라스틱 등의 중대 이물은 평균 34.8%가 감소되었다.
곰팡이, 담배꽁초 등과 동물의 사체, 벌레와 같은 혐오감을 주는 이물도 각각 30.8%, 14.3% 감소하였다.
이는 해썹 관리기준을 통하여 이물이 원료로부터 포장되어 출고될 때까지 공정별로 체계적으로 모니터링되고 이물 검출기 등을 통하여 제거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해썹 지정 후의 비계량적 개선점으로는 종업원의 위생의식 향상과 작업환경의 개선, 대표자 등 관리자의 해썹 인식 향상, 자사 이미지 제고와 신뢰성 향상 등 정성적인 효과도 조사되었으며 제품폐기 및 회수율 감소를 통한 영업이익의 향상도 대부분의 업체에서 인식을 같이 하였다.
이번 조사결과를 통하여 해썹을 준비하는 업체 분들이 해썹 적용효과의 실체를 보고 자신감과 확신을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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