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gt; 두장(豆醬)문화의 발상지
<월요논??gt; 두장(豆醬)문화의 발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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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9.03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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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들이 동아시아의 문화영역을 구분할 때 흔히 사용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장류문화에 의한 구분이다.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한반도, 일본열도를 묶어 두장(豆醬)문화권이라 하고,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지역을 어장(魚醬)문화권이라 한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장(醬)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식품이며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요소이므로 문화의 동질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동북아시아의 음식문화를 대표하는 두장(간장, 된장 등) 즉 콩을 발효하여 장을 담그는 방법은 언제 누가 어떻게 알아냈을까?
콩의 원산지는 한반도를 포함한 남만주 지역이며, 고고학자들은 청동기시대(기원전 1500년경)에는 이 지역에서 콩이 식용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원전 6000년경부터 시작된 이 지역의 원시토기문화는 술, 김치, 젓갈 등 다양한 발효식품을 발전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누룩을 개발하게 되고 곰팡이의 이용법을 알게 된다. 곡물 대신 삶은 콩에 곰팡이를 입히면 메주가 된다. 따라서 콩이 이 지역에서 식용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청동기 초기에는 메주를 이용하여 장을 만들 수 있는 기술적인 배경이 이미 성숙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이 지역 사람들은 소금 제조기술을 다른 지역보다 일찍 터득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해변의 수렵인으로 토기에 바닷물을 담고 찌개를 끓이면 그릇 주변에 햐얗게 돋아 오른 소금을 필연적으로 발견하게 된다.

소금의 짠맛과 저장성을 알게되면서 염장과 발효를 동시에 이루는 젓갈 제조법을 아주 이른시기(기원전 3~4천년)에 이미 터득하였을 것으로 본다. 이런 맥락에서 메주를 이용한 두장의 제조는 기원전 1500년경에 이미 백두산을 중심으로한 남만주와 한반도 지역에서 보편화되었을 것으로 본다.
문헌상으로 메주를 나타내는 시(豉)는 중국 한나라(漢, BC206~AD208) 시대의 급취편(急就篇)에 처음 나온다고 한다. 시(메주 또는 두장)를 만들어 큰 부자가 된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콩이 남만주에서 중국 제(齊)나라로 전해진 것이 기원전 7세기경이라고 하니 한(漢)나라 시대에 두장이 중국사회에서 일반화 된 것은 시기적으로 맞는다. 중국의 고문헌들은 시(豉)를 외국에서 유래된 방언으로 기술하고 있으며, 특히 신당서(新唐書)에는 발해의 특산물로 기록되어 있다. 발해는 고구려의 유민들이 세운 나라이므로 두장을 처음 만든 사람들은 고구려인들 또는 그들의 선조 동이족(東夷族)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중국의 삼국지 위지 동이전 고구려조에 ‘고구려 사람들은 장 발효에 뛰어나다(高句麗人 善醬釀也)’라고 기술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 시대 중국인들이 볼 때 고구려는 높은 발효기술을 가진 선진국이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중국에서는 메주냄새를 가올리추(高麗臭)라고 하여 ‘고려사람 냄새’라 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유럽인에게서 치즈냄새를 느끼는 것과 같은 것이다. 즉 치즈냄새가 생소하여 우리가 그 냄새를 맡는 것과 같이 중국인에게 메주나 간장 된장 냄새는 생소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고구려인들은 두장을 주로 먹었으므로 그들의 몸에서 장(메주)냄새를 맡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두장을 나타내는 장(醬)은 중국 고전에서 오랫동안 육장(肉醬)을 의미하였다고 한다. 조류나 짐승을 사냥하여 소금에 절인 것을 장으로 표현한 것이다. 육장이 점점 쇠퇴하고 콩으로 만든 간장, 된장이 널리 쓰이면서 장(醬)은 두장을 의미하게 된다.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식품 저장기술은 아마도 건조기술이라고 생각된다. 사냥한 짐승의 고기나 채집한 과실을 햇빛에 말리면 오래 저장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 다음으로 발견한 저장기술이 염장 발효이다. 건조기술과 염장발효기술은 19세기에 통조림기술이 발명되기 까지 오랫동안 인류의 식량을 저장하고 공급해온 기술이었다. 한반도에서 원시토기문화가 시작되고 염장발효기술이 발전하였다는 것은 인류문화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사실이다. 한국이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식품가공 원천기술이 바로 발효기술이라는 것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 한식의 세계화는 기원전 6천년에 시작된 한반도의 원시토기문화와 발효문화의 산물이라는 역사성을 덧붙여 한식을 명품화하는 작업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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