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 인수, 과연 득이 될까?
까르푸 인수, 과연 득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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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09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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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최근 국내 유통업계의 뜨거운 이슈의 하나는 까르푸 매각이다. 까르푸는 69년 벨지움에 첫 해외점포 개설이래, 96년 11개국에서 2004년 35개국으로 해외시장을 확대하였으나 최근 일부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2005년 말 현재 29개국에 진출하고 있다. 까르푸는 89년 대만시장 진출 이후 90년대에 가장 활발하게 해외시장으로 진출하였다. 국내에는 96년에 유통시장 개방과 함께 진출하여 현재 3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까르푸는 왜 한국시장으로부터 철수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최근 국내 할인점시장의 현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국내 할인점의 성장률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 2005년 할인점시장의 매출액은 23조5천억 규모이며, 성장률은 9.5%로 한 자리수 성장으로 하락하였으며 99년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둘째, 외형확대 지속과 함께 점포효율성의 하락을 들 수 있다. 2005년도는 국내에서 29개의 신규점포가 개설되어 외형은 확대되었으나, 전국 대형할인점의 점포 당 연평균 매출액은 784억 원으로 전년대비 1.1% 하락하였다. 이제 성장과 함께 효율성 관리에 유통업체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시장집중도 증가와 함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대형할인점 빅10의 할인점 시장점유율이 2004년 93%에서 2005년 96.3%로 증가하였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1위업체인 이마트 시장점유율이 2004년 33.3%에서 2005년 34.2%로 증가하였고, 2위업체 홈플러스는 18%에서 19.5%로, 3위 롯데마트는 12.5%에서 13.6%, 4위 까르푸는 7.9%에서 8.5%로 증가하였다.

넷째, 국내 유통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작년에 이마트는 중국 상해와 천진에 각 1개점씩 개점하였고 올 해 상해와 천진에 각 1개점포식 추가하여 현재 중국에 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농심 메가마트는 기존 중국 심양의 1개 점포에 이어 작년에 상주와 남경에 각 1개 점포씩 개점하여 현재 3개 점포를 운영 중에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의하면, 국내 유통기업의 36.2%가 해외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국내 유통시장의 주요 이슈를 들어 보면, 먼저 대형할인점의 규제 움직임이다. 대형할인점 전국적 점포전개와 함께 중소유통업체의 위기감이 증대하며 중소유통업체와의 갈등이 증대하고 있다. 특히 올 5월 지방선거와 2년 후 총선거와 함께 정치권의 관심 증대로, 영업시간 규제 및 출점 제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또한 소비양극화의 심화로 할인점 포지셔닝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소득분포가 벨커브(Bell Curve) 형태에서 웰커브(Well Curve)로 바뀌어감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양극의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할인점들이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보다 고급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시장상황에서 국내 할인점시장을 전망해 보면, 대형할인점은 당분간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성장률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대형할인점 시장은 업태의 수명주기로 볼 때, 성장의 끝자락에 있으며 성숙의 문턱에 도달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즉 대형할인점들은 이제 새로운 성장업태를 모색해야 하는 고민에 직면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이러한 국내 유통시장상황으로 볼 때, 까르푸는 왜 한국을 떠나려고 하는지, 그리고 까르푸 인수는 과연 득이 되는지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물론 국내 시장에서 경쟁업체들과 비교하여 까르푸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앞으로 그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시장철수를 결정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앞서 제기한 국내 할인점시장의 성숙 등 어려워지는 시장상황이 그 이유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려워지는 시장상황에서 무리를 하면서 까르푸 인수에 뛰어드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특히 업계 1,2위 다툼을 위해 까르푸를 인수하려 한다면 오히려 득보다 실이 클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국내 유통시장은 그 동안의 성장 위주에서 내실 경영을 위한 호흡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외형 위주의 경쟁에서 탈피하고, 내실을 통한 수익 중심 및 차별화된 진정한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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