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 메뉴 특허출원 활발
외식업체 메뉴 특허출원 활발
  • 김상우
  • 승인 2012.09.24 0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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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베끼기 사전예방 … 전문가들 “기준 애매해 실효 미미”
▶ 특허출원을 낸 블랙스미스의 ‘미역국파스타(왼쪽)’와 특허출원을 검토하고 있는 다손FC의 ‘프라이드 족발’
음식도 특허를 받을 수 있을까?

얼마 전 삼성과 애플 간 천문학적인 금액을 놓고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여 세간의 시선을 사로잡은 가운데, 외식업계에서도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중심으로 자사 고유메뉴에 대한 특허출원 움직임이 포착돼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8월 31일 카페베네가 론칭한 이탈리안 패밀리 레스토랑인 ‘블랙스미스’는 대표메뉴인 ‘미역국 파스타’를 특허출원한다고 밝혔다. 미역국 파스타는 서준희 품질관리팀이 개발한 퓨전 한식메뉴로 평소 파스타가 느끼하다고 느낀 이들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파스타를 즐길 수 있도록 한국적인 색깔을 덧입혔다.

블랙스미스 관계자는 “미역국 파스타는 기존 파스타와는 달리 홍합육수에 새우와 관자, 미역, 홍합살 등 다양한 해조류에 매콤한 페페로치니면과 청양고추 등을 첨가해 뒷맛이 개운하다”며 “파스타가 어색한 중장년층 남성 고객과 매년 생일 때마다 먹는 미역국 대신 이색적인 식사를 즐기고 싶어 하는 20대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특허출원은 미역국파스타가 지난 6월 출시 이후 큰 인기를 끌고 있어 블랙스미스의 대표적 메뉴로 확고히 삼겠다는 전략적 차원과 업계의 치열한 경쟁에서 독립적인 메뉴를 철저하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의식에서 출발했다”며 “12월 중으로 특허 심사 결과가 통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손FC의 ‘족발지존’도 기존의 관념을 뛰어 넘는 ‘프라이드 족발’을 개발해 조만간 특허출원을 신청할 것이라 밝혔다. 프라이드 족발은 1시간 정도 참숯에 구운 족발에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낸 독특한 제품이다.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 이 제품은 족발의 쫀득한 맛과 튀김의 바삭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프라이드 족발 외에도 프라이드 양념 족발과 순살 프라이드 족발 등이 동시에 개발돼 고객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켰다.

다손FC 관계자는 “7년 동안 족발 생산에만 집중한 결과 이와 같은 신제품을 개발하게 됐다”며 “치킨과는 다르게 3분 안에 튀겨내 족발 고유의 맛을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는데다 제품을 고객에게 신속히 서비스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특허출원을 준비하게 된 배경으로 “다른 업체의 베끼기를 사전 예방한다는 의미와 고객들에게 자사 메뉴가 국내 최초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특허출원을 적극 검토 중”이라며 “치킨과 같이 경쟁이 심한 품목은 특허출원을 하더라도 그 효과가 미미하겠지만 족발은 업체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효력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특허출원은 프랜차이즈 업계뿐만 아니라 식품업체에서도 굉장히 민감한 사항 중 하나다.

최근 대상 청정원은 자사 대표 제품인 순창고추장의 ‘고추장 발효숙성방식’을 고유 기술로 인정받는 등 기존의 특허에 하나를 더 보태 총 5가지 특허출원에 성공했다.

대상 관계자는 “특허에 따라 브랜드 가치가 어느 정도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미투 제품(1위 브랜드 또는 인기 브랜드와 유사한 상품을 지칭)이 빈번하다보니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특허라는 보호막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법정 공방까지 이어진 ‘오리온 초코파이’와 ‘롯데파이’의 상표권 특허 침해 과정 소송도 비슷한 실례라 볼 수 있다. 법원은 롯데 측의 상표권을 인정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됐다.

한편 전문가들은 음식이나 식품의 경우 특허출원에 성공하더라도 그 기준이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아 실제적인 보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견해다.

최종길 변리사(세화국제특허법률사무소)는 “남들과 비교하기 힘들 만큼 아주 독특한 경우라면 일정부분 특허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겠지만 음식이나 식품이라는 것이 배합비율이나 제조방법의 조그마한 차이만으로도 특허의 보호 범위를 훌쩍 벗어난다”며 “최근 외식업체의 잇따른 특허출원은 업체의 홍보 전략으로 나온 방안일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김상우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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