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톡 콘서트’ 외식산업의 길을 묻다
‘푸드 톡 콘서트’ 외식산업의 길을 묻다
  • 김상우
  • 승인 2012.10.08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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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희 한국외식정보 대표 초빙, 솔직 담백 Q&A 눈길
"앞으로의 외식업은 새로운 콘셉트를 어떻게 만드느냐, 누가 인재를 선점할 것이냐, 양질의 식재료를 어떻게 공급받을 것이냐, 융복합적인 차원에서
▶ 지난 9월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영 포럼’이 두 번째 ‘토크 콘서트’를 마련했다. 박형희 (주)한국외식정보 대표가 우리 외식산업의 현주소와 비전을 제시하는 가운데 aT 직원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경청하고 있다.
제2회 ‘aT 푸드 톡 콘서트’

지난해 전국 대학생들에게 뜨거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청춘 콘서트’를 기억할 것이다. ‘푸드 톡 콘서트(Food Talk Concert)’는 지난 2월 aT 직원 20여명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영 포럼’이 주최한 행사로 외식관련 전문가들을 초빙해 회원들과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열린 자리다. 영 포럼은 외식전문업체와 연계한 사업 육성, 현장 토론회, 고객만족도 체험교육 등 한국 식품산업의 새로운 사업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재수, 이하 aT)의 젊은 직원이 주축인 ‘영 포럼’은 지난 9월 26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전문가를 초빙해 식품산업의 최근 동향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보는 ‘푸드 톡 콘서트(Food Talk Concert)’의 두 번째 무대를 마련했다.

이번 콘서트에는 영 포럼 회원 20명이 함께 한 가운데 박형희 한국외식정보(주) 대표를 초청해 ‘외식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주제로 다양한 토크를 나눴다.

박 대표는 오랫동안 한국외식정보를 이끌면서 국내와 해외 외식업체 컨설팅 및 전문인력 육성, 외식업계의 최신 정보들을 전달하는 월간식당·식품외식경제를 발행하는 등 업계 최고의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박 대표는 “지난 1982년 통계청이 외식산업통계조사를 시행한 이후 최근 2년간 외식산업은 최악의 상황이라 말할 만큼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며 “관련업계와 정부의 지혜가 한데 모여 위기를 극복해야하는 시점에서 aT 영 포럼 회원들의 진취적인 자세는 귀감이 될 것”이라며 푸드 톡 콘서트의 취지를 높이 평가했다.

박 대표에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는 식으로 자유롭게 진행된 토론회는 2시간 반 동안 전개됐으며, aT 영 포럼 회원들은 박 대표의 말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시종 진지한 모습으로 토론에 참여했다.

배민식 식품기획팀 팀장은 “푸드 톡 콘서트는 직원들의 역량을 높여주는 동시에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어 정책 제시와 방향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행사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협 외식진흥팀 과장=외식산업 육성을 위해 각 외식관련 직능단체의 역할은 무엇이며 앞으로 aT와 어떠한 협력관계를 가져야 하는가?

-박형희 대표=현재 외식업과 관련된 직능단체는 (사)한국외식업중앙회를 필두로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 (사)한국외식산업협회 등 여러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외식업을 대표한다는 취지에서 설립됐지만 아직까지 시스템 부분에서 미흡한 점이 많아 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례로 관광업계는 관광산업진흥법에 의해 각 여행사들이 국내외 여행객들을 얼마나 받았는지, 혹은 호텔들이 투숙객 현황 등을 일일이 집계하면서 중앙 기관에 보고하도록 돼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가능하고 이를 이용한 현황 파악이나 정책 수립에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외식업 단체는 아직까지 이러한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 강제적으로나마 이러한 의무조항을 집어넣어 직능단체들이 실무적인 영역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지금은 aT가 실무적인 영역에 매우 많은 역량을 쏟는다. aT는 앞으로 인프라 구축과 같은 정책적인 분야에 더 집중하고 나머지는 직능단체가 맡을 수 있도록 역할분담체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임아람 식품진흥팀 과장=막걸리 수출이 감소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다른 주종으로의 변환이 시급하다는 충고가 많다. 이에 대한 견해는?

-박형희 대표=처음 막걸리 붐이 일기 시작할때 길어야 2~3년 정도 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정부는 막걸리 열풍이 불기 시작할 때 후속타로 전통주에 대한 투자를 집중했어야 하는데 지금은 좋은 타이밍을 놓쳐버린 형국이다. 일본의 사케나 중국의 전통주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주류는 현재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는 막걸리 외에 뚜렷이 내놓을만한 술은 없지 않은가.

더군다나 우리조차도 전통주를 소홀히 한다. 대한한공이나 아시아나 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이 기내판매에서 전통주를 취급하지 않는 반면 중국의 전통주를 내놓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몇 년 전부터 서울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서울의 자랑스러운 한국음식점’도 이 같은 소홀함이 잘 드러난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식을 홍보한다는 취지는 좋으나 그 음식점들조차 제대로 된 전통주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으니 우리의 준비가 얼마나 부족한지 절감할 수 있다.
▲장재완 외식진흥팀 사원=aT는 외식산업과 관련해 많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외식산업 발전의 기초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 어떤 과제를 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하나?

-박형희 대표=우리나라의 외식산업은 인프라 측면에서 본다면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인프라 부문 외에 다른 부분은 절대 개입하려들지 않는다. 좋게 본다면 각자의 책임이 명확히 나눠져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새로운 정책 제시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는 한식세계화 사업에서 잘 볼 수 있듯 정부가 컨설팅과 교육 심지어는 지원금 혜택까지 주는 엄청난 추진력을 자랑한다. 덕분에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성과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이러한 정책들이 일관성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담당자가 바뀐다거나 혹은 외부영향에 의해 원점에서 다시 출발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제는 그런 시행착오를 반복해선 안 된다. aT는 물론이고 농식품부도 원칙을 정해 일을 소신껏 추진해야만 한다.

또한 우리의 외식산업이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먼저 해외에 내보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외식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인재육성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할 것이다. 외식만큼 인재가 좌지우지하는 분야는 없다. 인재육성은 곧 외식산업의 경쟁력이다.

이 외에도 단기와 중기, 장기적으로 세분화해 체계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우리의 외식산업도 태동기에서 벗어나 성장기에 접어들어야 할 시점이다.

▲김신호 식품기획팀 과장=앞으로 도시락 시장과 케이터링, HMR 시장 확대 등으로 경쟁력이 부족한 소규모 식당의 피해가 우려된다. 대책마련은 없는지?

-박형희 대표=사회적 트렌드는 외식의 흐름을 좌우한다. 10여년전 외식업의 최대적은 편의점이 될 것이란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이는 저출산과 노령화, 맞벌이, 웰빙 바람으로 대변되는 사회적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지금도 HMR(Home Meal Replacement)과 캐터링, 컨세션 사업 등 관련 산업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다.

이런 흐름에서 5인 이하의 소규모 창업은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베이비부머(1956~1965년 사이 출생) 세대들이 해마다 70만명씩 쏟아져 나오면서 많은 이들이 외식업에 뛰어든다. 그러나 수요공급이 전혀 맞질 않고 있어 대다수가 폐업의 쓴맛을 본다. 앞으로 대기업들이 HMR, 캐터링, 컨세션과 같은 사업에 더욱 집중하면서 음식점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 것이고 경쟁력있는 식당만 살아남을 것이다.

영세자영업자들에겐 가혹한 얘기겠지만 특별한 경쟁력이 없다면 앞으로 설 자리는 더 좁아질 것이다. 정부는 영세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에 앞서 현실을 고려한 근본적인 방안들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각 개인들도 이러한 추세를 잘 파악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사회적 트렌드와 시장경쟁체제가 가속화되는 상황에 영세자영업자들을 구제할 방안은 어느 나라에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윤정자 식품진흥팀 과장=카페시장의 콘텐츠를 전통시장으로 채울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동네떡집과 카페를 연결할 수 있는 방법 등 외식업계에서 우리 전통식품을 소비했을 때 정부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 도입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형희 대표=카페는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해 현재는 멀티카페라는 개념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카페의 진화추세와 무관하지 않게 앞으로는 카페에서 우리 전통식품을 활용한 새로운 메뉴들을 수없이 보게 될 것이다. 남미에 진출한 할리스커피의 경우 고구마라떼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비단 할리스커피뿐만 아니라 복분자와 오디 등 우리 전통식품을 가지고 스무디를 개발하려는 업계들이 많다.

그러나 아쉽게도 제품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지금은 수요를 뒷받침해줄 대량생산체제가 상당히 미흡한 실정이다. 실제 국내 유명 외식업체는 도토리묵 조달을 위해 A지자체와 계약했지만 생산량이 턱없이 모자라 어려움을 당한 사례도 있다. 전통식품을 소비했을 때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것보다 일단 외식업체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생산 체재 구축 지원이 더 시급하다.

향후 우리의 전통식품을 이용한 카페는 매우 낙관적으로 본다. 문제는 카페 콘셉트에 맞는 R&D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외식업은 새로운 콘셉트를 어떻게 만드느냐, 누가 인재를 선점할 것이냐, 양질의 식재료를 어떻게 공급받을 것이냐, 융복합적인 차원에서 마케팅을 어떻게 전환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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