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敬聽)과 리액션이 살아있는 조직
경청(敬聽)과 리액션이 살아있는 조직
  • 관리자
  • 승인 2012.10.19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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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완수 상명대학교 외식영양학과 교수
경청

불행의 대부분은
경청할 줄 몰라서 그렇게 되는 듯.
비극의 대부분은
경청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는 듯.
아, 오늘날처럼
경청이 필요한 때는 없는 듯.
대통령이든 신(神)이든
어른이든 애이든
아저씨든 아줌마이든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내 안팎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알면
세상이 조금은 좋아질 듯.
모든 귀가 막혀 있어
우리의 행성은 캄캄하고
기가 막혀
죽어가고 있는 듯.
그게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제 이를 닦는 소리라고 하더라도.
그걸 경청할 때
지평선과 우주를 관통하는
한 고요 속에
세계는 행여나
한 송이 꽃 필 듯.


정현종 시인의 ‘경청’이라는 시다. 시인은 개인과 지구의 불행이 서로 경청하지 않는 데서 온다고 말한다. 서로 경청할 때, 우리의 행성에 한 송이 꽃이 피어날 것이라고 속삭여준다. 스스로 내면을 경청하고,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에서부터 세상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일러준다. 하물며, 이를 닦는 소리라도 경청하는 사람에게는 밝은 세상이 열리고 평화가 깃들 것이라고 암시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상사는 상사대로, 부하는 부하대로 경청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부하라고 해서 항상 상사의 말을 경청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조직들, 수많은 외식업체 운영자들이 그들의 부하에 대해 불평하는 것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글자 그대로 상사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부하, 상사의 의지를 파악하고 따르려 하지 않는 부하, 의지를 파악은 하나 집행할 능력이 없는 부하들이 포함된다. 그러나 적어도 분명한 사실 하나는 상사의 의지를 파악하고 따르려는 노력만이라도 열심히 한다면 조직의 상사는 절망하거나 분노하지 않는다.

부하들 입장에서는 상사의 경청이 더 중요하다. 부하가 열심히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관심을 가지고 내용을 살펴보는 상사를 대하면 행복해 한다. 땀 흘려 준비한 보고서를 보는둥 마는둥 하고 무시하는 상사를 대하면 며칠 동안 죽을 맛이다. 그런 조직을 위해서는 열심히 일하고 싶은 마음조차 생기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부하들이 꼭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받을 때 행복한 것이 아니라, 상사가 자신의 견해를 경청할 때 월급에 못지않은 동기부여를 얻는다.

경청에서 한걸음 나아가 리액션이 살아있는 조직에는 생기가 넘친다. 그건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다. 상사가 긍정적으로 하는 밝은 리액션이 부하를 살리고 조직을 살릴 수 있다. 부하의 부정적인 리액션 하나가 상사를 절망감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필자는 대학에서 많은 학생들을 대하며, 이러한 사실을 실감한다. 교수가 아무리 피곤해도 학생이 어려운 사정을 호소할 때, 경청하고 공감하는 리액션이라도 해주면 학생들은 스스로 문제를 풀어 나간다. 거기서 위로를 받고, 힘을 얻어 문제를 해결해 나아가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왕따가 심각하고, 가정에서도 소통이 어려우며, 회사에서는 상호이해가 어려울수록 ‘경청’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경청은 인간이 살아가며 지켜야 할 예절일 뿐 아니라, 조직을 살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경영전략이기도 하고, 개인에게는 성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뛰어난 태도이자 매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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