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칼럼> 김치의 위생 안전성
<식품칼럼> 김치의 위생 안전성
  • 관리자
  • 승인 2012.10.27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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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동 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김치만큼 우리 민족의 식생활에 끼친 영향이 큰 식품도 없을 것이다. 하루도 우리 밥상에서 빠질 수 없고(근래 많이 바뀌었지만) 김치가 있어야 흰 쌀밥이 그 가치를 발휘한다고 여기고 있다. 아마도 일년 내 내, 세끼니 모두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우리 밥이요, 반찬이 김치일 것이다.

김치에는 우리가 말하는 오미 (달고, 시고, 짜며, 쓰고, 매운)가 고루 갖춰져 있으며 원부재료의 조성과 발효조건에 의해서 맛이 크게 달라지는 오묘한 발효식품의 특징을 모두 갖추었다. 고추가 우리 식생활에 도입되기 전에는 채소류는 여러 형태의 절임으로 이용되었으나 대표적인 매운 맛의 고추가 우리 식생활에 일반화되면서 한국인의 식단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식재료이기도 하다.

김치가 더욱 신비한 것은 주재료는 배추 등 채소이나 여기에 다양한 부재료가 혼합되면서 조화를 이루고 균형을 갖춘 영양식으로 다시 탄생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조합된 혼합물이 다시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유익 미생물의 작용으로 새로운 맛과 향을 창조하여 독특하고 신비한 발효식품이 되며 우리는 이 음식을 가장 주요한 반찬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생성된 성분의 특성에 더하여 김치 발효에 주로 관여하는 살아있는 젖산균들은 섭취 시 우리 소화 장기 내에서 유해 미생물의 증식을 막고 면역기능의 항진 등 또 다른 기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김치는 발효로 생성된 다양한 기능성분과 함께 유익 미생물에 의해서 건강식품으로 자리 매김하는데 전연 손색이 없다. 이런 특성이 인정되어 작년에는 세계 여러 나라에 1억달러 넘게 수출하였고 이런 추세는 계속되어 국제식품화하면서 우리 식문화를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10월에는 김치와 비슷한 유형인 일본의 아사즈케(채소를 얼간한 것)를 먹고 8명이 사망한 사건이 일본 홋카이도에서 발생하였다. 이 아사즈케는 우리 김치와는 구성과 제조방법이 많이 다르긴 하나 채소류를 근간으로 하는 것에서 김치도 그 안전성에 대하여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수 백년 동안 먹어왔기 때문에 김치의 안전성은 완전히 확보되었다고는 하지만 과학의 깊이가 모든 식품의 안전성에 미치는 세세한 부분까지 밝히고 있으므로 긴 역사만을 바탕으로 안전성을 미루어 놓을 수는 없다.

김치는 사용하는 주재료인 배추는 물론이요, 부재료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고춧가루, 그리고 마늘, 생강, 파, 여러 해산물, 과실 등 어느 것 하나 가열처리하여 유해 미생물을 관리할 수 있는 과정이 없다. 이들 모든 원부재료는 직간접적으로 땅에서 생산되므로 땅에 함유된 미생물이나, 유해물질이 오염되어 최종제품에 혼입될 가능성은 항상 있다고 봐야 한다.

인분을 많이 사용했던 과거에는 기생충 오염원으로 각종 채소류와 그 가공식품이 주목되었으나 채소류 생산 시 비료원으로 인분사용이 없어지면서 이제 그런 위험성은 극히 낮아 졌으나 일본의 아사즈케 경우와 같이 축분 등에서 오염된 것으로 추정하는 병원성 대장균 등 식중독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 사고는 비가열 채소류를 많이 먹는 우리에게도 경고의 뜻이 된다.

이미 유럽에서도 2011년 새싹에 오염된 병원성 미생물로 많은 사람이 병원치료를 받았으며 52명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고 지난 8월에도 삿포로시에서 피클에 의한 사고도 병원성 대장균 오염이었다.

다행히 본인 등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김치에 오염된 식중독균은 극히 일부 내열성이 있는 포자형성균을 제외하고는 예외 없이 발효 1~2일 후에는 거의 사멸한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어 적절한 발효과정을 거치면 김치에서 병원성 대장균 등 식중독 미생물에 의한 위험은 사라질 것으로 여긴다.

앞으로 김치의 명성을 계속 유지하고, 우리 식생활에서 주식에 버금가는 김치의 안전성은 아무리 강조해조 지나치지 않는다. 확실한 안전성 확보를 위하여 사용하는 모든 원부재료에 대한 위해 인자의 사전 제거가 필수이며 이를 위하여 사용하는 비료원, 농약 등과 함께 재배환경의 관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김치 재료 가공 공정 중 차아염소산 나트리움 등 허가된 살균제를 함유한 세척수로 철저한 세척 등 오염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이제 세계 식품화한 우리 김치의 안전성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는 식자재 생산자, 가공업체, 그리고 법적으로 규제 관리할 국가가관의 유기적인 협조 체계가 효율적으로 작동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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