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하는데 이는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산업의 많은 영역에서 변화에 민감한 것이 디자인이다. 디자인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실용성이 있으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도록 의상이나 제품, 작품, 건축물 등을 설계하거나 도안하는 일을 의미하며 디자인은 지식, 미적감수성, 기술이 한데 어울려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본다면 음식에도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도록 다양한 주변요소를 설계하거나 도안하는 일이 필요해 보인다.

근간에 새롭게 시작된 다양한 형태의 외식업체들의 경향은 내부 인테리어를 고급으로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세련된 디자인감각을 최대한 나타내는 업체를 많이 볼 수 있다. 인테리어를 해야 할 공간은 크게 실내와 실외로 나누어 본다면 일반적으로 실외 인테리어를 ‘익스테리어’ 혹은 ‘아웃테리어’라고도 부르기도 하며 특히 입구의 디자인에 많은 노력을 보이고 있는데 업체의 첫 이미지인 ‘파사드’를 중시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 외식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한 오늘날에는 파사드가 음식점들 간에 중요한 경쟁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내외부의 디자인 작업은 완성이 아닌 다른 디자인적 요인을 고려해야 하는 시작이다. 이는 레스토랑의 이미지가 완성이 되었으면 이제부터는 이미지에 걸맞은 가구, 테이블보, 그릇, 실버 웨어 등 헤아리기 어려운 많은 요소들이 전체적인 이미지에 맞게 결정되어야 한다. 벽에 부착되는 그림과 메뉴판, 그리고 창문의 커튼까지도 전반적인 요소들과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레스토랑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정리가 되고 나면 이제부터는 메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그릇의 종류와 색깔 그리고 그 위에 담겨질 메뉴의 색과 맛 등이 함께 어울려 하나의 상품이 되어가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고 잘못된 외식업에 대한 이해가 이를 운영하는 분들에게 많은 상처를 주게 되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비빔밥 가격논쟁과 관련된 기사를 기억하게 한다. 그러한 논쟁들이 과연 음식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고서 나오는 이야기인지 의구심이 남는다. 레스토랑의 디자인이 포함되고 다양한 음식의 종류가 제공된다면 이들 음식점이 단순히 판매하는 품목의 가격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단순히 메뉴의 품목만을 보고 폄하하여 보도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단품을 고가에 구매하는 경우에 어느 누구도 가격에 대해 논쟁하지 않는다. 이는 이들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음식에 대한 가치 뿐 아니라 그 음식이 제공되는 분위기와 디자인까지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아직까지 한국음식의 디자인 이미지는 매우 저가로 인식되고 있으며 품목의 명칭만으로 가치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음식이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 디자인적 요소 중 음식의 색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음식의 특징은 다양한 색을 이용하고 그 중에 오방색에 대해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그러나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에 견해에서는 오방색은 그 자체로는 매우 아름답지만 이들 색을 활용하는 데는 매우 어려운 색이라고 한다. 음식과 식욕에 대한 글을 보아도 각각의 색이 지니고 있는 특성을 제시하고 있다.

오렌지색은 식욕을 자극하는 색이라고 하여 패스트푸드점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고 반면에 보라색은 음식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색이라고 하여 인류가 오랫동안 기피하던 색이기도 하다. 이러한 디자인적 요소를 잘 활용하여 우리나라 음식의 색을 배색시켜 가치를 올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의복, 주거에는 많은 부분에 디자인적 요소가 충분히 들어있다. 외식업에서도 디자인적 요소를 충분히 이용하여 경쟁력을 배양시키고 이러한 요인이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가치경쟁이 우리나라 외식업에도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