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위탁급식, 신시장 개척에 미래가 있다
[신년특집]위탁급식, 신시장 개척에 미래가 있다
  • 김상우
  • 승인 2013.01.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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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급식시장, 한식 수요 갈수록 높아져 … 과감한 투자·현지파트너 개발 필요
애로사항 많으나 장기적 관점 긍정적 요인 많아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로테르담 지사가 지난 2012년 6월 11~15일까지 한식주간을 갖고 소덱소사를 통해 독일 140개 단체급식장에 한식을 공급했다. 이에 약 35만명의 독일 회사원들이 일주일간 점심으로 한식을 맛봤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본격화된 국내 단체급식시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기준 약 9조2천억원의 시장으로 발전했으며, 이 중 위탁급식 시장은 약 7조3천억원에 달할 만큼 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위탁급식업계는 최근 들어 업체의 경쟁 과다, 정부의 제재조치로 인한 신시장 개척의 어려움, 인건비 및 식재료 가격 상승에 의한 가격경쟁력 저하 등 각종 어려움에 부딪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골몰하고 있다. 이 중 몇몇 대형 업체들은 해외진출을 유력한 타개책이라 보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시장에 뛰어드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본지는 위탁급식 업계의 해외진출 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 어떠한 준비가 선행돼야할지 모색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업계에 따르면 해외급식시장은 2010년 기준으로 약 2340억 달러 규모를 형성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약 570억 달러, 일본이 약 560억 달러, 유럽 약 500억 달러, 중국 약 270억 달러, 기타 지역 약 420억 달러 정도다.

우리보다 일찍 위탁급식 사업을 펼쳤던 유럽과 구미지역은 급식의 공공성보다 상업성을 우선시해 위탁급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이로 인해 업체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시스템의 고급선진화를 이뤄냈고, 내수 시장의 포화를 해소하기 위해 일찌감치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다.

반면 우리나라는 단체급식 자체가 기업의 복리후생 차원에서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데다 아직까지 내수시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더군다나 2006년부터 학교급식의 직영화로 인한 시장 축소와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공기관의 대형업체 수주 제한 등은 양적 성장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어 국내 위탁급식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찌감치 우리나라에 진출한 미국의 ‘아라마크’는 현재 한국 시장에서 20년 가까이 활약하고 있어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많은 업체들에게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아라마크 사례, 파트너사의 중요성
아라마크의 한국법인인 ‘아라코’는 지난 1993년에 ‘대양실업주식회사(이하 대양실업)’가 지분의 51%를 투자하고 미국 아라마크가 49%를 투자한 합작투자 방식으로 한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당시 국내 위탁급식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단계였기에 아라마크의 한국 진출은 매우 시기적절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난 1997년 말부터 시작된 IMF 한파로 대우그룹 계열사인 대양실업이 운명을 다하자 아라마크는 지난 2001년 대양실업 지분 51%를 모두 인수하면서 100% 외국계 단독투자 회사로 거듭났다.

세계 2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아라마크는 그동안 합작투자방식과 기업인수를 통해 해외진출에 나서 대부분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 합작투자 방식은 현지의 파트너를 통해 그 나라의 문화와 법률적인 문제 등 모기업에서 원활하게 접근할 수 없는 부분들을 충실히 뒷받침해준다. 또한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진출 초기 사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독투자 방식이나 라이센싱 방식보다도 훨씬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아라마크는 대양실업과의 관계가 와해된 후 세계 3대 급식업체란 명성에 걸맞지 않게 국내 급식업체의 평균 신장률에도 못 미치는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라마크의 지난 2011년 매출은 약 900억원에 영업이익은 약 6억원으로 최근 들어와서야 겨우 적자구조를 탈피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파트너사의 부도는 본격적인 위탁급식 확장 시기인 1990년대 후반에 사업 확장의 기회를 놓치게 했으며, 이는 곧 파트너사의 선택이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합작 파트너사에게 식재료의 구매 및 공급 전체를 위탁한 것도 급식 사업 운영의 핵심을 외부화해 해당 영역의 운영수익 악화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불리한 구조였다”고 진단했다.

●어려움 많지만 대기업 주도적 역할 필요
아라마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위해선 효과적인 합작투자 및 M&A 방식, 각종 사안들이 뒷받침돼야하기 때문에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문제다.

실례로 아라마크와 함께 세계 3대 급식업체로 알려진 영국 ‘콤파스’는 G20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에만 진출하지 않았다. 다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콤파스는 한국 진출을 몹시 원하고 있지만 마땅한 제휴업체를 찾기 어려운데다 한국 시장의 변동 요인이 많아 한국 진출을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또한 급식사업의 해외진출을 주도해 좋은 본보기를 남겨야 할 대기업들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은 모습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중소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 몇몇 대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했지만 대부분 그룹 계열사가 해외로 나갔을 때만 움직인 경우”라며 “대기업 급식업체 대부분이 급식을 주력으로 삼지 않는데다 내수가 안정된 상황에서 굳이 해외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겠느냐는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7월부터 중국 쑤저우에 진출해 대기업의 해외진출 가능성을 가늠케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장이 쑤저우에 위치한 삼성전자 가전공장, 삼성디스플레이 LCD공장, 삼성전기 MLCC공장 등 해외법인 계열사에 머물고 있어 신시장 개척과는 거리가 멀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 계열사 외에도 ‘홍준’이라는 중국 현지 급식업체와 합작해 대만업체에도 급식을 제공하고 있으나 식수의 범위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권 한화호텔&리조트 FC기획팀 팀장은 “단체급식의 해외진출은 각 나라마다 현행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적합한 파트너를 물색하는 문제, 인적 투자와 물적 투자 등 광범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업체들은 중국, 동남아시아 등 거대한 시장이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며, 이들은 문화적·지리적으로 거리가 먼 다국적 급식업체들보다 우리가 좀 더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식 수요 요구 증대, 첫 걸음을 내딛자
이처럼 단체급식의 해외시장 진출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해외에서 한식에 대한 요구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형국이다. 지난해 6월 독일에서 소덱소사가 실시한 한식 단체급식 행사는 한식의 수요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 소덱소는 노키아, 밀레, 폭스바겐, 알리안츠 등 독일 전역 140개의 단체급식장에 35만명의 독일 회사원들을 대상으로 일주일 간 한식을 제공해 많은 이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11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가 로테르담 지사에 한식을 소덱소에 제안하면서 마련됐다.

로젠베르그 소덱소 실무책임자는 “유럽에서 잘 알려진 중식과 일식을 뒤로 하고 한식을 고객사에 제공하는데 많은 고민을 했으나 직접 한식을 접한 뒤로 충분히 통하겠다는 확신이 들어 이번 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한 소덱소 요리사들 역시 한식을 직접 맛보면서 단체급식 메뉴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한식 전문가들의 초빙을 요구하기도 했다. aT관계자는 “한식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외국인들이 한식의 뛰어난 맛을 체험한 후 지속적인 수요를 원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례가 발판이 돼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베트남에 진출한 한 중소업체는 2천명 정도의 식수만을 담당할 요량이었으나 현지의 반응이 워낙 뜨거워 식수가 6천명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돈독한 관계 덕에 식자재와 인력을 저렴한 가격에 현지에서 아웃소싱할 수 있었고 한류의 영향으로 한식의 인기가 매우 높다”며 “아직까지 성공적인 안착이라 말할 순 없지만 충분한 사전조사와 인력 및 시스템이 구비된다면 해외시장 개척은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3대 급식업체들이 영미권 기업의 해외진출과 함께 성장한 것을 감안한다면 국내 대기업들 역시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활발한 진출이 이뤄져야 한다”며 “대기업의 해외진출은 국가와 기업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되며 경제민주화를 요구하는 정부의 취지에도 잘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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