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식품외식산업, 식재료 발굴이 경쟁력이다
[신년특집]식품외식산업, 식재료 발굴이 경쟁력이다
  • 김상우
  • 승인 2013.01.0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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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苦 식재료 산지 직거래로 윈-윈 ... 외식업체 - 지자체 ‘숨겨둔 노다지를 캐라!’
전문가들 직거래 전략 있어야 경쟁력 확보할 수 있어
▶ 지난해 4월 개최된 ‘2012 한국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에서 한우소머리 곰탕, 둥굴레차 등 2개 품목에서만 21억원 이상의 식자재 납품계약을 체결하는 혁혁한 성과를 거둬 주목을 받았다.
유통업계가 추산한 지난해 우리나라의 유통산업 규모는 약25조원에서 최대 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전체 유통산업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식자재 부문은 가정별 외식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대기업의 외식시장 진입이 가속화되면서 전체 유통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나 아직까지도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복잡한 유통구조로 인한 중간 유통자의 마진 폭리, 신선도의 하락뿐만 아니라 외식업체마다 비용절감 차원에서 값싼 수입산 식재료를 선호하는 등 갖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방안으로 산지 직거래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산지 직거래의 장단점 및 이를 이용한 성공 사례, 앞으로 산지 직거래를 효과적으로 적용시키기 위한 대처 방안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봤다.<편집자 주>


외식업체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에 하나는 식재료 문제다. 식재료는 인건비, 임차료 등 고정비 외에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항목으로 전체 지출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값싸고 품질좋은 식재료를 공급받아 소비자들에게 변함없이 제공할 수 있다는 건 곧 그 업체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식품업체들 역시 식재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급하느냐에 따라 판매 이윤이 좌우될 수 있기에 한시라도 눈을 떼지 못하는 부분이다.

최근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으로 많은 외식업체들이 식재료 직거래에 눈을 뜨고 있다. 식재료를 직거래하다보면 유통비용의 절감을 보장받을 수 있을뿐더러 중간 유통단계에서 훼손될 수 있는 식재료의 신선도까지 유지할 수 있다. 외식업체들로선 웰빙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최신 취향까지 반영할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거래관계다. 그러나 외식업체들이 아무리 직거래를 원한다 하더라도 각종 애로사항들이 산재해있다면 그림의 떡일 뿐이다. 요 몇 년간 여러 단체에서 시행한 각종 설문조사를 보면 농어민들은 유통이나 판매경로에 어두워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의식이 강하고, 소비자들은 어떤 상품이 좋은지 구분하기 어려워 대형 할인점이나 시장에서 적당한 상품을 고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정보의 부재로 인해 독점하고 있는 경매인과 유통업자들이 이득을 나눠가지는 구조가 되면서 그 부담은 고스란히 업계와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직거래 어려움, 정보·신뢰관계 부재
농림수산식품부의 ‘식품외식업체와 산지의 직거래 표준모델 개발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외식업체의 식재료 구입 통로는 도매시장이 23.6%, 납품업자 37.5%, 개별농민 1.6%, 생산자단체 0.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지 직거래가 매우 저조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로 대부분의 외식업체들이 산지 직거래를 시도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각종 이유가 있겠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외식업체 경영주들이 산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지하지 못한데다 장기적인 시야에서 구입 활로를 모색하지 않기 때문에 산지에서도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기 어려워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 중 하나는 “요 몇 년간 명이가 쌈채소류로 큰 인기를 끌자 울릉도산 명이 가격이 몇 배 이상 폭등했다”며 “강원도 등지에서 명이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농가가 다수에 이르지만 다들 명이가 울릉도에서만 자생한다는 잘못된 정보를 굳게 믿는 탓에 이런 우스운 결과가 빚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비단 명이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품목들도 이러한 현상이 비일비재하며, 다수의 경영자들은 식자재의 도매가격 정도만 파악할 뿐 소비지 가격까지 꿰뚫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농수산물은 지역과 생산자에 따라서 품질과 가격차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빈약한 정보에 전적으로 의지해선 효과적인 직거래를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한 관계자는 “대다수 농민들 역시 외식업체의 갑작스런 수요가 장기간 거래가 아닌 1~2회 단발성 수요라 여긴다”며 “결국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몇몇 농민들은 높은 가격을 책정하기도 해 직거래의 효과는 고사하고 악순환만 낳는다”고 지적했다.
▶ 약초장아찌와 발효식품의 장아찌 선물 세트 등을 생산하는 영농조합법인 창녕도리원의 제품들. 시계방향으로 민들레, 매실, 무, 곤달비, 미니양파.
●성공조건, 각자 노하우 필요하다
반면 이러한 어려움을 훌륭히 극복하고 성공가도를 달리는 업체들의 사례는 직거래의 모범을 제시해주고 있다.

(주)굴마을에서 운영하고 있는 ‘착한전복’은 고급식재료로 비싼 값에 거래되는 전복을 산지 직거래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해주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장기조 (주)굴마을 대표는 “우리도 사업 초반에 산지 생산자들과 신뢰관계가 형성돼있지 않아 식자재 공급에 차질이 많았다”며 “무조건 산지 직거래를 고집한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우리의 경우 산지 수급물량을 맞춰주고 더 나아가 판매량을 늘려줄 수 있도록 간장전복과 같은 신상품의 개발, 온라인 및 방문판매 개척, 분점 개설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며 “결과적으로 산지 직거래는 서로가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윈윈(win-win)이 형성돼야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거래가 아닌 장기간의 거래라는 넓은 시야를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산 돼지고기 프랜차이즈점인 ‘종로상회’는 사업초기부터 양돈 농가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우수한 품질의 암퇘지들을 직접 사들이는 직거래를 고집해 소비자의 만족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박정인 종로상회 대표는 “국내산 돼지고기는 일반 농산물보다 유통단계가 매우 많은 편으로 짧게는 3단계, 길게는 7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유통비용의 증가는 물론 신선도마저 많이 떨어뜨린다”며 “종로상회는 산지 직거래를 통한 유통단계의 축소로 최대 35%까지 돈육 가격을 내렸으며 맛과 품질, 신선도와 안전성까지 확보해 짧은 기간동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외식업체들이 공동모임을 만들어 효과를 보는 사례도 있다. 홍성유 소설가의 ‘별미기행’에 소개된 외식업소 경영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다담회’는 지난 2007년부터 각종 식자재를 산지 직거래로 공동구매하고 있다. 이들은 150여개 회원 업소들이 평균 1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품질 좋은 식자재를 공급받고 있으며, 특히 실시 초기부터 공동구매하고 있는 도리원 장아찌는 장기간의 거래에 힘입어 외식업소용에 맞춘 15㎏용 포장단위까지 선보이고 있다.

권수열 도리원 대표는 “창녕군 특산물인 장아찌는 맛과 품질이 최고라는 사실이 입증돼 현재 외식업체는 물론이고 해외 판매까지 나서 농가 소득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수요를 늘리기 위한 각종 상품 개발과 판로 개척 등 직거래를 위한 선행조건이 우선돼야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신한 기획력, 농가의 고충을 해소하라
식품 및 대형유통업체 역시 산지 직거래로 톡톡한 효과를 누리는 곳이 적지 않다. 편의점 ‘CU’는 자체 인기 상품인 ‘소불고기정식 도시락’과 ‘제육볶음정식 도시락’에 ‘장흥무산김’을 이용하면서 농가소득과 함께 메뉴의 고급화도 이뤄냈다. 장흥무산김은 지난 2011년 수산물브랜드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제품이나 판로개척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농수산물 컨설팅 전문업체인 ‘팜넷’은 장흥무산김의 우수성을 인지하고 CU의 자제 상품에 장흥무산김을 이용하는 가교 역할로 장흥무산김이 빛을 발할 수 있게 했다.

민경환 팜넷 차장은 “장흥무산김은 189명의 어업인으로 구성된 조합 형태”라며 “발생하는 이익이 조합원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간다는 점은 농촌 경제에 일조하겠다는 CU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CJ프레시웨이’는 진주와 거창에서 수확되는 딸기 중 품질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나 모양이 균일하지 못해 상품으로 출하하기 어려운 제품들을 대량으로 사들여 딸기잼으로 재가공하는 등 농가의 어려움 해소와 기업의 이윤 창출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체인 ‘크라제버거’도 상주 특산물인 오이를 직거래해 피클로 재가공하고 있다. 역시 품질에는 하자가 없으나 모양이 균일하지 못한 오이들을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서로가 이득을 보는 합리적인 거래를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박수흔 CJ프레시웨이 과장은 “식품가공업체와 농가의 직거래는 최근 정부가 원하고 있는 동반성장의 취지에 잘 들어맞을뿐더러 각 업체들이 얼마나 좋은 기획을 내놓느냐에 따라 농가는 고충을 해소하고 기업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지자체 사업 눈여겨봐야
산지 직거래에 대해선 정부도 활발한 지원과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온라인 직거래 시스템(www.eh.co.kr)’을 열고 소규모 유통업체와 외식업체, 식육점 등 소상공인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하길 원하고 있다. 직거래 농축산물은 산지 공급업체와 외식식재료·쇠고기 부분육 등을 온라인으로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방식이다.

배영훈 aT 사이버거래소장은 “구매사가 직거래시스템을 이용하면 구매원가를 절감해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경로단축을 통해 식재료의 신선도를 높일 수 있다”며 “육류의 경우 몸통고기가 아닌 소포장 형태로 구매할 수 있어 재고 부담도 줄일 수 있으며, 판매사도 2% 내외의 저렴한 거래수수료만 부담해 비용절감을 누릴 수 있어 다양한 유통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양군의 경우는 군 자체에서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함양의 특산물인 사과와 배, 잡곡류 등을 중심으로 자매도시와 대도시의 직거래장터 운영 및 지하철역 판매 등으로 5340만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해 4월 개최된 ‘2012 한국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에서는 한우소머리 곰탕, 둥굴레차 등 2개 품목에서만 21억 원 이상의 식자재 납품계약을 체결하는 혁혁한 성과를 거둬 주목을 받았다.

한발 더 나아가 외식경영주들의 모임인 한국외식산업 CEO심화과정과 연계해 함양군의 각종 특산물인 자색고구마, 연잎밥 등을 직거래하면서 높은 실적을 올렸다.

함양군은 그동안 지리산에 인접한 지역적 특성을 이용해 친환경 농산물을 대량 생산하는 등 산지 직거래를 군의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미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농식품 특성화 지역과 농공상 융합모델 시범 지역으로 선정됐고, 지난해 한국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에서 대상(농림수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박호영 함양군 계장은 “산지 직거래를 원하는 업체들은 지자체 사업 등을 유심하게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다수의 재배 농가들은 산지 직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자하며 지자체 역시 이들의 수입창출이 성장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정책적인 부문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 농가, 합리적 사고 필요
그러나 산지 직거래를 원하는 업체들이 아무리 참신한 아이디어를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 할지라도 정작 생산자가 거래를 원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산지 직거래가 활성화되려면 생산자들의 합리적인 사고와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직거래 전문 채널의 마련과 생산자들을 위한 다채로운 교육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통관계자는 “농어민들 중에는 직거래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직접 온라인 마켓을 개설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이들이 옥션이나 지마켓 등 대형 온라인 마켓과 경쟁하는 건 매우 힘든 일이며 일일이 전화로 고객을 응대하거나 무통장 입금 여부 등을 확인할 여유는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직거래 유통을 위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유통업체와 거래할 때 뭔가 제값을 못 받는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생산자들도 식품 및 외식업계의 현황과 트렌드 등 각종 정보들을 인지해야만 하며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각종 교육들이 지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다수의 외식업체 경영주들은 앞으로 산지 직거래가 각 업소의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산지 직거래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 내다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산지 직거래는 가격 경쟁력이란 장점 외에도 고객의 신뢰를 끌어올 수 있는 마케팅적인 요소도 내포하고 있어 어떻게든 활성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제시돼야 할 것이고 산지 직거래가 활성화되면 중간 유통단계의 마진 폭리 구조가 철퇴를 맞는 긍정적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생산자도 단기적인 관점에서 이익만을 내려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시장의 성장을 위해 업체의 직거래 제안을 슬기롭게 수용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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