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식품산업, 해외시장 개척이 살 길이다
[신년특집] 식품산업, 해외시장 개척이 살 길이다
  • 김상우
  • 승인 2013.01.12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꾸준한 투자·마케팅·정부 지원 3박자로
해외시장 뚫어 신성장동력 날개
지난해 업계에서 추산하고 있는 세계 식품시장은 5조달러 규모에 달하는 거대시장으로 자동차나 정보기술(IT) 산업보다 2∼3배나 더 크다. 특히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가 세계 식품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라 예견하며 정부와 업체들의 지혜를 모은 글로벌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 강조한다. 현재 우리나라 식품산업 해외수출 동향과 해외진출에 성공한 업체들의 사례를 통해 해외시장의 개척 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된 우리나라 식품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은 2000년대 들어와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초반 대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된 해외진출은 현재 중소기업들도 놀라운 성과를 이뤄내며 매출 규모가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식품업체의 당면한 현실이 해외시장 개척을 필수적인 요소로 만들었다고 진단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식품업체들이 내수에 집중했지만 국내경기의 지속적 침체와 인구 감소, 고령화 등의 부정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신성장동력을 외부에서 찾게 됐다는 해석이다.

●‘오리온 초코파이’ 정직한 투자 본보기
우리나라 식품업체 중 일찌감치 해외진출에 눈을 돌린 업체는 오리온이다. 오리온은 ‘초코파이’를 주력상품으로 삼고 지난 1993년부터 중국시장에 첫 발걸음을 내디뎌 현재 중국 4곳, 러시아 2곳, 베트남 2곳 등 현지 생산기지를 늘려나가는 글로벌 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 움직임은 지난 2011년 중국에서 벌어들인 매출이 약7100억원에 이르면서 국내 매출 약7500억원과 근접한 수준까지 접근하는 괄목할만한 결과를 낳았다. 지난해에는 중국시장 매출액이 사상 첫 1조원을 돌파해 국내매출액을 앞질렀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코파이의 성공요인을 두고 “수출비용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강화한 것과 바이어 관리에 성공적으로 대처한 것, 각종 식품전시회와 시식회를 통한 홍보마케팅 강화가 중심축으로 작용했다”며 “그밖에도 현지문화에 대한 이해가 시장개척에 절대적인 힘이라 보고 그 나라의 문화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지역전문가를 양성한 것, 물류의 단일체제를 구축하고 무역업무의 자동화 시스템을 설비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중국시장에서 초코파이가 날개 돋친 듯 팔릴 때 대리점들의 외상 거래 요구가 빗발쳤지만 오리온은 현금 거래를 고집한 결과 현재의 좋은 성과를 이뤄냈다. 관계자에 따르면 경쟁 업체들이 나중 가서 무리한 외상 거래 후유증으로 고전을 거듭할 때 오리온은 시장점유율을 더욱 늘려 나갈 수 있었고, 시장점유율 확장으로 인한 이득을 브랜드와 품질 관리에 고스란히 쏟아 붓는 선순환을 지속할 수 있었다.
●‘농심 신라면’ 영역 확장이 살 길, 이슬람까지 진출
농심도 수출 효자상품인 ‘신라면’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농심은 2015년 매출 목표 4조원 중 1조원을 해외사업으로 창출한다는 청사진을 설정해놓았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의 기존 시장과 함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시아까지 영역을 확대했으며, 특히 지난 2011년 4월에는 할랄(Halal)인증을 받아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파키스탄 등 중동 이슬람 국가까지 진출하고 있다.

할랄은 이슬람 교도들이 먹을 수 있는 성분이 무엇이고 어떻게 가공해야 하는지를 정한 제도로 이를 엄격히 준수한 식품만이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농심은 오일 머니로 대표되는 중동지역이 차세대 수출지로 각광받을 것을 예견해 할랄 인증을 서둘렀다.

또한 1971년에 업계 최초로 미국 LA에 라면을 수출한 농심은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면서 미국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진출 초기 주요 소비층은 교포 위주였으나 현재는 코스트코 매장에 농심제품 특별매대를 설치할 정도로 현지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농심은 한국의 매운 맛을 좋아하는 히스패닉계와 중국계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쳐 미국 전역에 인기몰이를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상 홍초’, 한류 마케팅의 힘
대상 역시 해외진출에 탄력을 받고 있다. 홍초는 지난해 일본시장에서만 500억원이 판매되는 등 전년대비 35.7배나 성장했으며, ‘홍초’ 500ml 제품은 약 2500억원대의 일본 내 음용 식초 시장에서 2011년 9월 이후부터 지금까지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홍초의 일본시장 성공비결에 대해 “곡물식초의 무미건조한 맛에 길들여진 일본인들에게 홍초는 달콤함과 신맛이 어우러진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며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을 미용대국이라 생각하고 있어 홍초가 여성의 미용에 효과적이라는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실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카라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TV 광고는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 소비자뿐만 아니라 카라를 좋아하는 남성 소비자까지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유윤상 대상재팬 대표는 “카라가 전속모델로 활동하면서 각 유통업체 담당자들로부터 제품에 대한 문의와 거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에서는 각종 주류와 음료에도 잘 어울리는 홍초의 특성을 이용해 여러 외식업소들이 홍초로 메뉴를 개발하고 상품화와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홍초 샐러드, 홍초 레몬에이드, 홍초 허브스트레이트, 홍초 밀크, 홍초 소주칵테일 등의 메뉴는 현지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대상은 일본시장 진출 전부터 이러한 면을 모두 고려한 제품 현지화, 기존 일본시장의 흑초와 차별화된 맛, 젊은 층을 주 고객층으로 선정한 전략들이 주요 성공요인이라 평가했다.

●‘한국 김’ 세계시장 35% 점유, 정부 협력 주요
대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소업체들의 식품수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에 따르면 지난 2000년 3천만달러 수준에 불과하던 김 수출은 연평균 10% 이상 꾸준히 증가해 지난 2010년 수출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이 수년간 김 수출에 정체적인 모습을 보인 반면 한국은 김 수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직접 마케팅과 유통망 확보 등 중소업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감행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김은 세계 6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세계 시장의 35%를 점유하고 있다.

또한 김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물김과 마른김의 생산자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자는 차원에서 지난 2009년 10월에 생산가공·수출업체·관련기관·단체대표로 구성된 ‘김산업연합회’를 창립해 어장관리, 생산조정, 품질향상, 소비촉진과 수출확대를 위한 유통시스템을 정립한 것도 수출증진의 비결로 꼽힌다.

aT관계자는 “기존 밥반찬용 조미김은 시장 확대의 어려움이 있어 해외 김 시장의 수요분석을 통해 스낵김이라는 새로운 해답을 내놓았고 스낵김은 해외수출에 상당한 기여를 한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수출경쟁력이 있는 품목들에 대해 중소업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러한 사례가 더 많이 나와야하고 국내 식품업체들이 선진국보다 신흥국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러시아, 인도, 베트남, 터키, 브라질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 국가는 경제발전이 지속되면서 중간 소비자계층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국가들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이 신흥국 중간 소비계층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며 “비중이 갈수록 확대될 신흥국 시장을 상실할 경우 앞으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해나가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