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결산·2013 전망 / 식품업계
2012 결산·2013 전망 / 식품업계
  • 김상우
  • 승인 2013.01.2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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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연속, 시대의 흐름 쫓아라!
성숙기 접어든 식품시장, HMR·프리미엄 제품·에너지음료 폭풍성장
식품업계의 지난 2012년은 시대의 변화에 맞서 싸운 도전의 연속이라 말할 수 있다. HMR 시장 확대, 애그플레이션 공포, 프리미엄 제품 봇물, 다크호스의 등장으로 인한 기존 강자의 점유율 하락 등은 환경 변화에 따른 식품업계의 치열한 현실을 대변한다. 식품업계의 지난 2012년 주요 이슈들을 살펴보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올해 흐름을 예측해본다.

●솔로의 힘, HMR 고속 성장
CJ경영연구소가 자체 평가한 국내 식품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48조3천억원, 2011년 49조6천억원, 지난해 51조원으로 연 평균 3% 성장에 그쳐 완연한 성숙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HMR(Home Meal Repla cement, 가정간편식) 시장의 가파른 성장은 지난해 식품업계의 주된 관심사였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지난 2009년 7100억원에서 2010년 7747억원, 2011년 8729억원, 지난해 약9500억원대로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이는 2000년대부터 1인 가구의 가파른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란 분석이다. 통계청이 지난 2012년 12월에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를 보면 올해 1인 가구는 약453만9천 가구로 전체의 25.3%를 차지했다. 통계청은 지난 1985년 6.9%에 불과하던 1인 가구가 4인 가구를 넘어섰다는 결과와 함께 2035년에는 전체 가구의 42.3%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식품업계는 이들을 잡기 위해 다양한 HMR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과거 ‘3분 카레’가 국내 HMR의 효시였다면 이제는 샐러드류, 즉석찌개·탕류, 도시락류, 신선식품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있다.

또한 고학력과 고임금이 바탕이 된 1인 가구의 높은 소비력도 HMR 시장의 고속성장을 부채질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으로 1인 가구의 연간 소비지출은 50조원에 달하며, 월평균 1인당 소비는 95만원으로 2인 이상 가구의 73만원을 앞지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소비력에 비춰봤을 때 HM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힘겨루기는 갈수록 뜨거워질 것이란 예측이다.

이 외에도 HMR식품의 성장과 맞물려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의점과 온라인 쇼핑몰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대부분의 업태가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친 것과 비교해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편의점 19.8%, 온라인 쇼핑몰 11.8%)을 기록한 것은 편의성을 우선시하는 1인 가구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애그플레이션 공포, 중장기 대책 시급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 위기)’도 지난해 식품업계를 휩쓸고 간 주요 이슈다. 지난해 7월부터 세계적 이상기후와 곡물투기 열풍에 국제곡물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당시 수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애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농식품부가 추정한 올해 세계 곡물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2.8% 낮은 22억8200만t이다. 쌀 생산량이 0.9% 증가하는 반면 밀과 잡곡 생산량은 각각 5.7%, 2.6% 내려가면서 전체적인 곡물생산량 감소가 예상된다.

특히 국내 자급률이 1%대에 불과한 밀은 전체 곡물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생산량 감소를 보일 전망이라 식품업체들의 제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대선 직후 3대 제분업체들이 열흘 간격으로 밀가루 가격을 8.6~8.7% 올리면서 밀가루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과 외식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성명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세계 곡물시장은 수입국은 다수지만 수출국은 소수여서 주요 수출국의 기후여건과 농업정책이 전체 가격에 큰 영향을 준다”며 “곡물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앞으로 고 곡물가 시대에 대비해 자국 내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자체방안과 해외농업개발 등 중장기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에너지음료·헛개음료 폭풍성장
지난해 음료시장은 절대 강자였던 청량음료가 시들해지고 에너지음료와 헛개음료가 20~30대의 지지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수요를 보였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변화다.

음료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에너지음료는 4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데 이어 2011년에는 3배에 가까운 124억원, 지난해에는 약1000억원대의 폭발적 신장률을 보였다. 이러한 추세는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적으로 11.4%의 놀라운 성장률이 집계돼 지구촌 전체가 에너지음료에 열광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국내 에너지음료 제품 1위는 롯데칠성음료의 ‘핫식스’가 차지했고 2위는 동서식품이 수입판매하는 ‘레드불’이다. 3위부터는 한국코카콜라의 ‘번 인텐스’, 웅진식품이 수입판매하는 ‘락스타’, 파리크라상의 ‘파우(POW)’ 등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에너지음료와 더불어 기능성음료인 헛개음료의 괄목할만한 성장도 눈에 띈다. 특히 헛개음료는 지난 2010년 국내에 첫 선을 보여 40억원대 규모를 보인 것이 지난해 1천억원대를 기록해 무려 25배나 폭풍 성장했다.

헛개음료 점유율은 CJ제일제당 ‘컨디션 헛개수’가 1위, 광동제약의 ‘힘찬하루헛개차’가 2위, 롯데칠성음료의 ‘아침헛개’가 뒤를 잇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음료시장을 지배한 에너지음료와 헛개음료의 성장률은 올해에도 계속될 것이라 보지만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곡물혼합차가 반짝 인기에 그쳤던 것을 감안했을 때 장기간의 인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제품 봇물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각 업체마다 프리미엄 제품을 꾸준하게 출시하는 현상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식품시장의 정체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돌파해보자는 식품업계의 공통된 전략과 맥락을 같이 한다.

실제 ‘맥심’과 ‘신라면’이라는 부동의 1위 제품을 보유한 동서식품과 농심은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와 프리미엄 라면 ‘신라면블랙’을 내놓으면서 프리미엄 제품을 키우고 있다. 발효유 시장 1위인 한국야쿠르트도 유산균을 일반 요구르트보다 3배 이상 넣은 고급 발효유 ‘세븐’을 지난해 주력상품으로 삼았다.

또한 CJ제일제당은 당분 흡수율을 낮춘 신개념 설탕 ‘자일로스’를 글로벌 식품업체에 납품하기 위해 해외 영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동아원은 치매나 뇌졸중 같은 뇌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능성 밀가루를 출시하려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저염을 내세운 장류제품들의 잇따른 출시 역시 흥미로운 사실이다.

CJ 해찬들은 기존 제품 대비 25%가량 염도를 낮춘 ‘4선 저염 된장’을 출시했고, 샘표 ‘저염간장 미네랄 플러스’, 청정원 ‘햇살담은 자연숙성 저염 진간장’ 등도 염도를 낮추면서 본래의 맛을 살린 연구개발의 성과물로 손꼽힌다.
●‘농심’의 수난, 식품 정책 중요성 시사
지난해 10월 일명 ‘벤조피렌 사건’으로 언론을 들끓게 했던 농심라면 파동은 정부 식품정책의 중요성을 또다시 각인시킨 사건이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한 언론이 제기한 농심라면 수프 벤조피렌 검출 사실에 대해 그 양이 조리육류를 가열할 때 발생되는 벤조피렌 노출량보다 1만6천배나 낮은 소량에 불과하다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희성 식약청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언주 민주통합당 의원의 질책을 받자 돌연 농심라면 제품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농심 라면은 파장이 가라앉기까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고 해외수출까지 비상이 걸렸다.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은 “이번 벤조피렌 사건을 비롯해 과거 김치 기생충알 사건이나 불량만두 사건 등은 한국식품 전체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를 떨어뜨렸다”며 “정부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식품안전관리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면 그만큼 식품업계에 커다란 위협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관리 권한에 대한 책임 소재를 정확히 물을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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