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영업이익 46.2% 감소 … 라면 점유율마저 오뚜기에 밀려
국내 라면의 원조인 삼양식품이 올해 ‘라면 출시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지난해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은 것으로 밝혀져 라면 원조의 자존심에 금이 가고 있다.지난 2월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지난해 매출은 3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1억원에 그쳐 전년도보다 무려 46.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도 59억원으로 39.3%나 하락했다.
이는 경쟁사인 농심이 지난해 101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3.6% 증가한 것과 오뚜기가 18.5%나 증가한 1005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크게 비교되는 수치다.
삼양식품은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원재료와 영업비가 증가해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삼양식품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원재료와 판매관리비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5.6%, 22.6% 증가하는 데 그쳐 원재료와 판매관리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되긴 힘들다는 견해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1년 출시한 하얀국물라면 ‘나가사키짬뽕’이 라면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나가사키짬뽕은 출시 한 달 만에 300만 봉지나 팔리면서 당시 12% 수준이던 삼양식품의 라면점유율을 그해 12월까지 16%나 끌어올렸다.
더불어 삼양식품의 2011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1%, 6.9% 증가했다. 2010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7%, 44%나 줄어들고 있던 상황에서 히트상품 하나가 상황을 반전시킨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얀국물라면의 몰락과 함께 삼양식품의 실적은 다시 곤두박질쳤다. 삼양식품의 라면점유율은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12%까지 떨어져 원점으로 돌아왔고, 같은 기간 10년 만에 오뚜기(12.2%)에 2위 자리를 내주기까지 했다. 지난달 26일 AC닐슨에 따르면 올 1월 삼양라면은 11.7%(판매수량 기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해 오뚜기의 14.6%보다 2.9%포인트나 뒤처지는 등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당국으로부터 위생기준치 미달로 삼양라면·김치라면·수타라면 등이 전량 폐기되는 사건을 겪으며 수출 전선에도 차질을 빚었다. 이로 인해 지난 2011년 213억원의 수출에 12.4%였던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5.4%로 반토막이 났다.
이 외에도 신제품 ‘돈라면’과 ‘불닭볶음면’도 판매량이 신통치 않은데다, 2011년 계열사 삼양축산이 리스나제주우유를 인수해 우유사업을 강화했지만 이 또한 반응이 좋지 않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전인장 회장이 적극 추진해 온 면요리점 ‘호면당’ 사업도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논란에 사업 위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삼양식품이 이런 분위기 속에서 라면값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존의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대부분 완료한 상태인데다 새 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해 타이밍을 놓친 감이 있다”며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지만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본업인 라면사업을 충실히 하면서 관련 사업을 조금씩 확장하는 전략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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