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세계화, ‘튼튼한 기초’ ‘일관된 자세’ 중요
한식세계화, ‘튼튼한 기초’ ‘일관된 자세’ 중요
  • 김상우
  • 승인 2013.03.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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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재조명과 세계화 실현을 위한 역할 방안 심포지엄
한식세계화가 더욱 진전되기 위해서 한식 조리인들에 대한 위상 제고와 산관학 모두의 노력이 한데 어우러져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잇따랐다.

지난 2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한식의날추진위원회와 (사)한국음식조리인연합이 주최한 ‘한식의 재조명과 세계화 실현을 위한 역할 방안 심포지엄’란 주제의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박진 한식의 날 제정 추진위원장, 강석홍 (사)한국음식조리인연합 상임대표, 정우택, 김재경, 길정우, 윤명희, 이강후 의원(이상 새누리당) 등 정계와 한식 관련 단체 및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박진 한식의 날 제정 추진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심포지엄은 지난해 10월 10일 한식의 날 제정 추진보고대회에 이어 한식인들의 지혜를 한 자리에서 모아보고자 마련된 자리”라며 “한식의 날 제정은 범국민적인 한식 사랑과 더불어 한식세계화가 이뤄져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뜨거운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은 박형희 (주)한국외식정보 대표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신미혜 을지대학교 식품산업외식학과 교수와 이애주 세종대학교 호텔관광대 교수의 주제발표로 시작됐다.

이어 김태희 경희대학교 외식경영학과 교수, 이성수 (재)한국음식문화재단 총무이사, 이나영 불고기브라더스 총괄본부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한식 세계화를 위한 다채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 조리사의 위상제고 및 전문화 방안
신미혜 을지대학교 식품산업외식학과 교수


한식은 세계인들에게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 소개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과거 한식을 ‘영양을 고루 갖춘 모범식’이라 소개했으며 해외 유수 언론들도 한식의 우수성을 재조명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 할지라도 수요가 많지 않다면 인식 차원에서 끝날 노릇이다. 이를 위해선 우선적으로 조리사의 역할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 1980년대 회를 먹지 않는 미국인들에게 퓨전화된 회를 만들어 일식 대중화에 혁혁한 공로를 세운 ‘노부 마추히사’ 셰프, 자연친화적 가정식의 연구로 영국음식의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린 ‘제이미 올리버’ 셰프 등은 자국 음식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린 대표적 조리사들이다.

최근 우리에게도 이러한 역할을 감당할 조리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노부식당 바하마지점 총주방장을 맡고 있는 강민구 셰프, 호주 에들레이드 마포레스토랑 이충재 셰프 등이 대표적 인물로 이들은 한식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셰프들이 대거 배출되기 위해 후학 양성을 위한 정부와 업계의 체계적 지원 및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더불어 능력 있는 조리인들을 통한 각종 정보와 자료의 축적,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같은 세계적 행사에 대비할 수 있는 현장 맞춤형 인재 육성, 우리의 식생활 문화를 보존하고 지키기 위한 한식조리인연합의 역할 등이 중요하다.

■ 한식글로벌화를 위한 산관학의 역할
이애주 세종대학교 호텔관광대 교수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는 한식세계화의 발판을 다지기 위해 각종 지원을 한층 강화하면서 농식품 수출 100억 달러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은 외식 기업의 해외진출 증가, 식품 기업의 수출 증가, 한식당 단계별 해외 진출 전략 제시, 한식당 지역별 현지화 전략 제시 등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몇몇 국회의원들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식세계화 사업이 구체적 성과 없는 막대한 예산만 낭비한 전시성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지적은 단기간의 성과에만 치우친 단편적 시각으로 태국이나 일본 등 자국 음식 세계화에 성공한 나라들이 10년 이상 긴 시간을 투자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한식 세계화 사업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를 벗어난 시점이다. 고무적인 사실은 한류라 일컫는 우리의 문화 콘텐츠가 세계 각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한식 세계화 사업이 빠른 시간 안에 성과를 내려면 정부와 학계, 기업, 소비자 등 모두가 협력해 한류를 이용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정부는 콘텐츠 생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지원을, 학계는 다양한 전통조리법과 표준조리법 등의 발굴 및 보급, 기업은 연계 상품 개발 및 판매, 소비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배포 등을 담당할 수 있어야한다.
▶ 이날 심포지엄에는 정계와 한식 관련 단체 및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으며 인천재능대학교 호텔외식조리과 학생들은 연사들의 발표에 시종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이종호 기자 ezho@
■ 조리 인력양성을 위한 교육 콘텐츠 발굴
김태희 경희대학교 외식경영학과 교수


한식세계화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우리 한식이 담고 있는 정체성에 대한 인식부터 확고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 한식을 오랫동안 먹어왔고 경험했다는 이유만으로 한식을 잘 안다고 말할 순 없다.

그동안 우리 한식 조리교육은 메뉴 중심 교육이 대부분이었다. 많은 이들에게 한식을 어떻게 볼 것인지, 혹은 한식 조리법은 양식과 어떻게 다른지, 역량 있는 조리 인력이란 어떠한 이를 말하는 것인지 물어본다면 명확한 해답을 내놓는 이들은 드물다. 앞으로 한식의 정체성과 식문화 코드를 이해하는 것, 한식 조리 부분의 체계화, 교육 콘텐츠의 활성화 등은 한식 세계화를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특히 시장에서 요구하는 지식과 기술을 가진 전문조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 콘텐츠 발굴은 빼놓을 수 없다. 한식과 양식의 조합가능성을 비교하고 한식 양념장과 양식 소스의 차이, 노동시장 공급자 및 수요자 측면에서의 조리업무 특성 등 다양한 콘텐츠가 발굴된다면 한식의 발전은 물론이고 한식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들에게 한식의 우수성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 한식의 문화와 외교적 측면의 역할
이성수 (재)한국음식문화재단 총무이사


한식세계화의 요체는 한식을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식문화로 인식시키고 한식의 전파, 현지화, 융합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한식 인구 수를 늘리는데 있다. 지난 정부는 한식세계화와 문화외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분야의 정책을 입안해 실행으로 옮겼다. 현 정부는 그러한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투자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고 시급을 요하는 전략적 과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우선적으론 국내 특급 호텔 등에 뛰어난 한식 레스토랑을 개설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바이어들에게 깊이 있는 한식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한식세계화를 위해서 뛰어난 세계적 한식 셰프들의 등장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한식 인재 양성 전문 고등 교육기관은 반드시 설립돼야 한다. 이로 인해 한식 셰프, 한식 문화의 리더, 한식 프로듀서, 전문 한식 경영인 등을 꾸준하게 배출한다면 한식의 르네상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산업, 경제 활성화 측면의 역할
이나영 불고기브라더스 총괄본부장


한식세계화를 거론할 때 한식 브랜드의 세계화는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명제다. 불고기브라더스는 설립 초기부터 한식 브랜드의 세계화란 기치를 내걸고 지난 2011년 필리핀 1호점을 시작으로 세계 각지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해외 각지에 매장을 출점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식 세계화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불고기브라더스와 같은 한식 브랜드의 활발한 해외 진출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준다. 대표적인 실례로 한식 조리기구의 개발 및 수출, 한국식 인테리어 디자인의 수출, OEM과 식재료 납품 등으로 인한 국내 식품업체의 동반 성장, 한국음료의 세계화, 현지 직원들의 한국어 교육으로 인한 한국문화 확산 등을 들 수 있다.

더불어 한식 세계화가 더욱 활성화되려면 외식업체의 활약도 중요하나 외식업체의 수요에 맞춘 전문 인력의 꾸준한 배출과 정부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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