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남자한테 참 좋은 데…
[전문가칼럼] 남자한테 참 좋은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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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1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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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식품산업 발전의 지향점을 보자
권대영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본부 책임 연구원
몇 년 전 화두가 된 식품 광고 카피가 장안에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모 식품 사장이 직접 나와서 어눌한 표정으로 “남자한테 참 좋은 데, 참 좋은 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를 연발하면서 홍보하는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겨서 결과적으로 그 회사 모제품 매출이 올라간 적이 있었다. 이 때 많은 사람 사이에 이 광고의 카피를 가지고 여러 이야기가 오고간 적이 있었다.

첫 번째로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남자한테 참 좋은 데, 참 좋은 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는 표현이 남성 기능에 대한 정서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으로 이해하여 많은 남성들이 그 제품을 찾게 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고, 두 번째는 기능성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법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건강기능식품법의 까다로운 표기방법을 피해가는 방법으로 ‘효능은 있는 데 어떻게 말할 수 없네(왜? 정확한 데이터가 없으면 법에 걸리니까)’라고 하여 규정을 교묘히 피해나가면서 제품을 알리는 데 성공한 케이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어쨌든 그 제품에 대하여 성공적인 카피라는 것은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당시 필자는 그 시점에서 이러한 판매 전략이 우리나라 식품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몇 가지 측면에서 결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우선 제품의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실제로 제품의 질과 내용(콘텐츠)에 의존하지 않고 언어의 유희나 스타마케팅(star marketing)에 의존하는 것은 결코 지속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마케팅 이전에 세계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품질이나 스토리가 우선 존재하여야 하고 이를 홍보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잠깐 반짝이는 방법의 홍보는 제품의 지속성장(sustainability)에 별로 도움이 안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식품시장에 나쁜 선례를 남겨 다른 기업도 따라 하게 하여 이런 방법에 치중하다보면 제품이나 기업 경쟁력 체질이 떨어지게 되고 우리나라의 기능성 식품시장 발전에 결코 도움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경쟁 홍보 방법의 또 다른 문제점은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제품이 나오면 이제 그 회사는 그 제품의 가치를 올려 세계시장에서도 팔릴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발전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하여야 하는 때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제품을 개발한 사장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장들은 그 제품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여서 또 다른 히트 상품을 개발하는 데 몰두하고 있는 점이다. 즉 또 다른 카피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세계 기능성식품시장에서 우리나라는 그 잠재력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브랜드가 나올 수 없으며 지속성장을 이끌 수 있는 상품이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분명 그만한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기까지 그 회사의 사장을 포함하여 모든 임직원의 노고를 결코 가볍게 평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그 회사뿐만 아니라 모든 회사들이 그러한 방법으로 따라가려는 개연성(유혹)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분명 그 카피의 성공사례는 잘못된 지향점을 제시해주고 있음이 분명하다. 일부 성공하는 기업이 있다하더라도 모든 기업이 그렇게 따라가서는 전반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체질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 회사는 최근에 또 다른 히트 카피를 내놓아 제품 판매에 성공하고 있는 듯하다. 갱년기 여성 장애개선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마누라 마누라 열내지마 아내에게 좋다, 여자에게 좋다”라는 아주 인상적인 카피를 내놓고 있다. 물론 갱년기 장애 개선에 좋다는 말을 직접 할 수 있는 자료나 인가취득(건강기능식품법의 개별인정형 등) 문제를 교묘히 피하면서 갱년기 여성 증상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식품임을 금방 알 수 있게 하는 기가 막히는 카피이다. 그런데 ‘남자에게 참 좋은 데’와 마찬가지로 ‘마누라 마누라 열내지마’도 어딘가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다. 매번 이런 식으로 매달릴 것이 아니라 그러한 광고를 당당하게 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 창출에도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생명력이 긴 제품을 내 놓지 않을까?

언제까지 이러한 전략이 성공할까? 국내에서 성공한 제품을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도록 전략과 연구가 필요할 시점이다. 우리나라 식품산업이 글로벌 제품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지향점을 보자. 좋은 제품 좋은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지속 가능한 성장 제품으로 키워나가야 한다. 물론 그런 풍토를 만드는 것이 민간의 책임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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