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불황기 맞이한 외식업계, 9900원·무한리필·HMR로 불황 돌파구 찾아
제3의 불황기 맞이한 외식업계, 9900원·무한리필·HMR로 불황 돌파구 찾아
  • 연봉은
  • 승인 2013.06.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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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고품질에 다양성까지 갖춰 소비자 발길 잡아끌어
[창간특집]불황기에 뜨는 아이템 ‘베스트3’의 성공 전략
‘밥집’으로 대표되던 국내 외식업소들이 외식산업으로 거듭나며 급속도로 발전하다가 처음으로 벽에 부딪친 시기는 바로 1997년 IMF다. 당시 전 국민의 가계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외식소비가 급감하자 외식업계들이 자구책으로 저가경쟁을 펼쳤다.

1인분에 800원인 대패삼겹살, 2천원 돼지갈비, 1천원 짜장면 등 초저가 메뉴가 등장했지만 무조건적인 가격파괴 전략으로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해 문을 닫는 업체들이 줄을 이었다. 또 저가메뉴 이면의 열악한 품질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무조건적인 저가 메뉴는 롱런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함께 AI, 광우병 파동으로 제2의 불황기를 맞은 2008년에는 저렴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국수전문점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와 함께 IMF 때 유행했던 대패삼겹살이나 저가 짜장면 등이 재등장하기도 했으나 과거 무조건적인 저가메뉴의 쓴 맛을 경험한 업계는 가격은 낮추되 품질은 높여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반면 불황임에도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패밀리레스토랑의 스테이크 메뉴들도 인기를 끌었으며 시푸드뷔페가 붐을 일으키는 등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그리고 지금, 그리스 재정위기 등 유럽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제3의 불황기를 맞고 있는 외식업계는 경기불황의 정석인 고품질 저가격 전략에 선택의 다양성이라는 가치까지 갖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 놀라운 가격, 9900원의 유혹

분식, 패스트푸드에 머물렀던 저가메뉴가 최근에는 패밀리레스토랑, 뷔페, 에스닉푸드 등 그 영역을 넓히며 고객들에게 행복한 고민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1만원도 채 되지 않는 9900원짜리 메뉴가 업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T.G.I.프라이데이스는 지난 4월 9900원짜리 런치 메뉴인 어메이징 런치를 선보였다. 수프와 메인메뉴, 에이드, 커피가 함께 제공되는 이 메뉴는 일반적으로 객단가가 2만원 이상인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9900원에 게장을 무한으로 리필해주는 옹기꽃게장도 떠오르는 루키다. 국내산 꽃게만을 사용해 양념 및 간장게장을 선보이는 이곳은 고객 반응이 좋아 점차 점포수를 확장해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인디나인은 브런치세트 3종을 각 9900원에 제공한다. 샐러드와 인도식 빵인 난, 커리, 탄두리치킨 등이 나오는 이 메뉴는 저렴하게 다양한 인도식 요리를 즐길 수 있어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고 있다.

명지대 인근에 위치한 중식전문점 러.시.안은 평일 점심에 한해 해파리냉채, 오향장육, 게살스프, 꽃빵, 마파두부, 유산슬, 탕수육, 식사메뉴, 디저트 등 9가지 음식이 제공되는 코스메뉴를 9900원에 선보이고 있다. 홈메이드 차이니즈 음식을 지향하는 이곳은 MSG를 쓰지 않는다고 알려지며 건강에 관심이 많은 가족단위 고객들이나 코스요리를 즐기려는 젊은 고객층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무한리필로 푸짐함 앞세워

무한리필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뷔페식으로 운영돼 고객이 원하는 만큼 직접 음식을 가져다 먹는 것으로 요즘 흔히 접하는 샐러드바도 이에 속한다.

뷔페식은 홀 인력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으로 많은 업소에서 선호하는 방식이며 최근에는 메인메뉴 외의 사이드 메뉴들만을 샐러드바 형태로 제공하는 부분형 뷔페식이 증가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고객이 주문하면 직원이 무한으로 음식을 리필해주는 말 그대로 ‘무한리필’ 형태다. 이는 인력운용 면에서는 뷔페식보다 효율이 떨어지지만 추가주문 시 직원을 통해 주문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인해 뷔페에 비해 음식물 낭비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에비슈라 푸드 익스프레스는 최근 평일 점심에 1인당 6800원에 육회, 홍어무침, 탕평채, 나물, 보리비빔밥, 열무비빔밥 등 다양한 한식 메뉴를 맛볼 수 있는 한식뷔페를 선보였다.

에비슈라 푸드 익스프레스 관계자는 “한식뷔페를 도입한 첫 날부터 많은 고객이 몰렸다”며 뷔페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도가 여전히 높음을 밝혔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블랙돈은 국내산 생고기로 만든 수제돈가스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어 남녀노소의 발길을 잡아끌고 있다. 이곳은 유통단계를 줄인 돼지고기를 공급받기 때문에 동종업소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 큰 경쟁력이다. 1인당 6천원에 수제생돈가스를 마음껏 맛볼 수 있으며 여기에 500원만 더 보태면 치킨가스와 돼지고기 스테이크까지 무한리필로 맛볼 수 있다.

전택수 대표는 “불황에 서민들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식당을 만들기 위해 무한리필형 업소를 선택했다”고 말해 저가와 무한리필이 불황에 선호되는 업태임을 나타냈다.

킹콩부대찌개는 부대찌개 육수와 공기밥, 라면사리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부대찌개전문점이다.

킹콩부대찌개 관계자는 “찌개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성을 고려해 부대찌개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니 남성고객들뿐 아니라 라면사리를 좋아하는 젊은 여성고객들까지 자주 찾는다”고 밝혔다.


● HMR(가정간편식) 제품으로 알뜰족은 물론 싱글족까지 공략

물가상승으로 점심 한 끼 사먹는데 1만원이 우스운 시대가 됐다. 그렇다고 매일 패스트푸드만 먹기엔 건강도 염려되고 입맛도 물린다.

이에 뜨기 시작한 것이 편의점 도시락 시장. 업계에 따르면 2012년 편의점 도시락 총 매출이 전년대비 CU 30%, GS25 32.9%, 세븐일레븐 57.3%, 미니스톱 27.5%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천~3천원대의 가격에 밥과 서너 가지의 반찬을 먹을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지금은 그 종류도 훨씬 다양해졌다.

편의점 도시락을 자주 애용하는 소비자 K씨는 “고급식당에서 먹는 밥맛에는 물론 못 미치지만 저렴한 가격을 생각하면 가격대비 품질은 매우 좋다”고 만족해 했다.

도시락뿐만이 아니다. 유통업계는 물론 식품·외식기업들도 HMR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고 속속 진출하는 추세다. 애슐리, 베니건스, 크라제버거 등의 캐주얼 레스토랑은 물론 놀부NBG, 본죽 등 한식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HMR 시장에 뛰어들어 맞벌이 가정이나 외식업소에 혼자 방문하기 꺼려하는 싱글족들을 공략하고 있다.

‘손수’라는 브랜드로 HMR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는 아워홈의 김민수 식품마케팅팀장은 “경기불황에 더해 가족 구조 및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HMR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거듭나며 많은 식품·외식기업들이 사업 진출 및 확장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밀리레스토랑 업체의 HMR 제품을 자주 이용한다고 밝힌 한 소비자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먹던 메뉴를 집에서 훨씬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재료 준비 등 번거로운 과정 없이 간단한 조리로 분위기를 낼 수 있어 홈쇼핑 등에서 대량구매를 자주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임윤주 기자 lyj1188@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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