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HMR 성공 여부, 식재 신뢰에 주목하라
[창간특집]HMR 성공 여부, 식재 신뢰에 주목하라
  • 김상우
  • 승인 2013.06.28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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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안심·맛·가격’ 기대치 모두 충족시켜야
☞ 일본의 대표적인 HMR 브랜드 ‘알에프원’ 매장
일본 내 HMR 전문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브랜드 로크필드의 알에프원은 일본 내 유명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에서 테이크아웃 매장당 연간 2억엔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브랜드다. 1991년 시즈오카에 샐러드 제조공장을 설립, 전국 200여개 점포에 동일한 맛과 신선한 제철 채소를 활용한 참신한 메뉴 구성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사진=식품외식경제 DB>


우리나라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 시장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장 형성이 본격화됐다. 2006년 약 6600억원 규모로 본궤도에 오른 뒤 2010년 약 2조2천억원으로 성장하는 등 매년 약 30% 이상의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추이와 함께 HMR 시장에서는 대·중소기업은 물론이고 개인까지 시장에 뛰어드는 치열한 경쟁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국내 HMR 시장의 가파른 성장과 무관하게 시장의 건전성을 견인하는 식재 관리 부분은 많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HMR 성장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식재 관리와 식재 경쟁력의 습득 방안을 조명했다.

●해썹·콜드체인시스템 구축, 위해인자를 줄이자
식재의 안정성에 신뢰를 더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위생 문제가 선행돼야 한다. 다수의 소비자들은 HMR이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것과 동일한 품질과 맛을 구현해주길 바라기 때문에 위생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HMR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1차 조리된 제품이 많아 위생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HMR 제품 생산 공장은 위생을 최우선으로 하고 식품위생법의 철저한 준수와 식품 원재료부터 제조 및 가공 과정 중 위해 물질이 혼입되거나 오염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해썹(HACCP) 공정은 위생상의 위험요인을 줄여줄 수 있는 가장 발전된 시스템이다. 해썹은 식품의 생산부터 가공, 유통, 보관, 최종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의 전 과정에서 위해인자를 찾아내는 일련의 과정이며, 해썹의 이행으로 인한 위험요인의 저감효과는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제품의 유통 보관 과정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아무리 위생적인 시설에서 만들어진 HMR이라 할지라도 운송이나 보관하는 과정에서 이상이 생긴다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구나 대부분의 가정간편식은 냉장이나 냉동이 필요한 제품이기 때문에 유통이나 보관 과정에서 이를 유지하지 않는다면 곧장 식품의 부패로 이어진다. 식품의 부패가 아니더라도 운송이나 보관 과정에서 간수를 잘못하거나 온도가 맞지 않는다면 신선도가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업체가 수많은 제품들을 일일이 관리하기엔 한계가 있어 콜드체인시스템을 구성해야 한다”며 “콜드체인시스템은 육류와 어류부터 채소, 과일, 유제품 등 신선도가 생명인 식재들을 생산지부터 저온을 유지시켜 높은 품질 상태를 가능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력추적, 어떻게 관리되고 무엇이 들어가나
소비자들이 HMR을 선택하는 주된 이유는 간편성과 맛에 있다. 간단한 조리 기구를 이용해 짧은 시간 안에 보편적인 맛을 구현해낼 수 있는 HMR은 현대인들의 특성을 잘 설명해준다.

하지만 간편성과 맛이 HMR의 핵심 요소라 할지라도 식재 안전성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 즉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식이 매우 높아진 만큼 안전성 확보가 결여된 HMR은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안전성 확보를 위한 우선순위로 식재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손꼽는다. HMR 전문 업체 한 관계자는 “가공 식품의 경우 식품안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자들이 각종 첨가물을 꼼꼼히 살펴보는 추세”라며 “HMR은 가정 내 식사를 대신하기 때문에 원료의 안전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들은 수입산보다 국내산을 사용한 HMR 제품을 더 많이 찾는다. 그러나 국내산이 수입산보다 비싸 국내산만을 고집하다보면 제품의 가격경쟁력에 한계를 가져온다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가피하게 수입산을 쓰더라도 소비자들이 제품을 신뢰할 수 있도록 원료에 대한 이력추적과 내용물의 정확한 표현이 필요하다”며 “패키지 앞뒷면에 원재료에 대한 정보와 식품 첨가물과 영양성분, 원자재 함량, 칼로리 등을 기입해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스마트폰의 광범위한 활용이 가능해진 점에 주목해 상품의 자세한 정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QR코드의 삽입도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식재의 신선도가 맛을 좌우한다
HMR의 또 다른 성공요인은 맛이다. 보편적인 사실이지만 뛰어난 맛의 조건은 신선한 식재료가 우선적으로 작용한다. 식재료가 신선하면 각 재료가 지닌 고유한 향과 맛을 보존할 수 있어 별도의 첨가물이나 인공적인 처리과정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식재료가 신선하지 않다면 각종 첨가제를 넣는다든지 별도의 가공을 필요로 하게 된다.

고품질의 식재료를 수급하기 위해선 유통 단계의 간소화를 추구하는 직거래 방식, CK(Central Kitchen)를 운영하거나 보유한 업체와의 거래를 통한 선도관리가 필요하다. 더욱이 수익을 내기 위해 오래된 식재를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오랫동안 HMR 제품의 개발을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수많은 제품의 성공과 실패를 거듭한 결과 식재를 지속적이며 안정적으로 조달받을 수 있어야 하고, 한쪽에만 편승되지 않는 다양한 공급처의 확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하지만 좋은 식재료의 수급이 가능하더라도 HMR이 외식 대비 최대 40% 수준까지 저렴해야 한다는 소비자 인식을 고려해 유통단계의 간소화나 식재의 대량 구매, 포장 패키지의 개선 등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식재료의 신선함을 유지시키기 위한 가공 과정 역시 중요한 문제로 작용한다. 과거의 HMR은 유통기한을 확보하기 위해서 120℃ 이상의 온도와 고압에서 멸균하는 레토르트 가공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맛에 대한 고객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세미레토르트 방식이 대체방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기존의 레토르트가 상온에서 최고 12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했다면 세미레토르트는 냉장상태에서 1~3개월밖에 보관할 수 없지만, 짧은 유통기한 대신 맛의 유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INTERVIEW / 최성식(주)홈스푸드 대표이사
HMR 식재 경쟁력, 정보가 해답이다


▲지난 2008년부터 이마트에서 HMR 제품을 담당한 이후 800여 품목을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 HMR시장이 앞으로 얼마만큼 성장할 것이라 보는가.

- 미국과 일본 등 HMR 선진국의 사례가 증명해주듯 국가 경제의 발전과 국민 소득의 증가는 자연스레 HMR시장의 성장을 가져온다. 단무지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주부가 없듯 이제 반 이상 준비된 상품이 대세를 이루게 될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앞으로 리테일 업계에 원물 그대로의 상품은 사라질 수도 있다. 현재 2조원 수준인 시장규모는 앞으로 10조원 이상 고속 성장할 것이다.

▲신선한 식재의 사용은 HMR의 우선조건이다. 그러나 가격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신선한 식재의 수시 조달은 쉽지 않다.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 농수산물은 기간에 따라 가격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보의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시 말해 시장을 얼마만큼 잘 파악하고 있느냐가 식재 경쟁력의 관건이다. 예를 들어 사골은 겨울철에 가격이 비싸지만 여름에는 수요가 많지 않아 가격이 한참 떨어진다. 이 시기에 수매해 적정한 보관 과정을 거친 후 수요가 늘어날 때 사용한다면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해산물이나 기타 농식품도 마찬가지다.

▲대형유통업체부터 식품업체까지 HMR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소규모 업체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소규모 업체들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외관상으론 대형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 소규모 업체들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소규모 업체들은 대형업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즉석실연 반찬전문점이라든지 임산부식과 기능성 유아식, 실버식품 등 공략 가능한 틈새시장이 얼마든지 있다. 우선 소비자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후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의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길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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