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상반기 결산·하반기 전망]식품업계
[2013년 상반기 결산·하반기 전망]식품업계
  • 김상우
  • 승인 2013.08.02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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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규제로 기업별 매출 차이 뚜렷
국제 곡물가 안정으로 하반기 원재료비 부담 완화될 전망
식품업계의 올해 상반기는 불황과 규제로 압축된다. 장기 불황의 영향으로 인한 소비자의 지갑 닫기부터 남양유업 사태가 촉발한 ‘남양유업방지법(대리점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안 등)’ 국회 발의, 올 초 식품가격 인상에 따른 정부의 대대적인 부당 인상 여부 조사까지 대부분이 몇몇 업체에 큰 타격을 주는 동시에 업계 전체의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상반기 주요 이슈와 함께 주요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 추정치, 하반기 전망 등을 살펴봤다.


● 공정위·국세청·국회 3각 편대 옥죄기

식품업계는 올해 초 박근혜정부 출범을 앞두고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업계는 원재료 상승에 따른 경영실적의 악화를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지만 실질적으로 매출 신장에 커다란 도움이 되진 못했다.

이는 장기 불황에 기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정부의 대형마트 의무휴일제로 인한 제품 판매량 감소, 해외시장의 지지부진한 성과, 온라인 쇼핑 증가와 같은 유통구조의 변화 등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 3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 실적은 각각 6.4%, 5.9%, 5.7%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부터 불황으로 인한 역신장이 현실화됐고, 지난 4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의한 의무휴일제 규제가 매출 하락을 더욱 부추긴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는 서울시 대부분의 점포가 일요일 강제휴무에 들어가 식품업계의 시름도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또한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과 동시에 진행된 정부의 대대적 조사는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2월부터 CJ제일제당, 오리온, 해태제과, 대상, 롯데제과·동서식품, 풀무원, 사조 등 식품업체 10여 곳에 대한 대규모 직권조사를 시행했으며, 국세청의 CJ그룹 세무조사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구속으로까지 이어졌다.

특히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와 영업사원의 욕설파문으로 ‘갑의 횡포’란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남양유업은 공정위로부터 123억원의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이란 철퇴를 맞았다. 국회는 가칭 남양유업방지법이라 불리는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안’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 주요 식품기업 실적, 롤러코스터를 타다

식품업계에 불어 닥친 끊임없는 악재는 각 업체들의 영업실적 부진으로 돌아왔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1분기 매출은 2조44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2%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1252억원으로 21%나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매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2조6636억원, 영업이익은 26.2% 감소한 1158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 하락치가 전반적인 불황에 기인하지만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부문의 라이신 판매가격 하락, 사업 영역 확장에 따른 적자 품목의 증가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을 꼽았다. 또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구속 여파도 하반기부터 일정 부분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CJ제일제당은 하반기에도 현재 4천여 개에 달하는 가공식품 SKU(Stock Keeping Unit, 상품 및 재고관리를 위한 최소 분류단위)를 내년까지 1천개 가량 축소할 것을 검토 중이다. 지난 6월에는 카레와 간장, 간편식 일부 제품, 캔막걸리 사업의 시장 철수가 확정됐다.

업계 2위인 롯데칠성음료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92% 늘은 5120억원, 영업이익은 18.28% 줄은 296억원대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 9.4% 증가한 6066억원과 522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상반기 실적은 당초 예상보다 꽤 선전한 결과로 에너지음료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핫식스’의 견인과 지난해 3월 알칼리환원수 논란에 따른 소주 판매 감소의 해결이 주효했다.

더불어 1800억원을 투자해 준공 중인 충주 맥주 공장이 오는 2014년부터 생산에 돌입하면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오비맥주 최대주주인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가 오비맥주 매각을 선언한 가운데 롯데그룹이 오비맥주 인수카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도 초미의 관심사다.

농심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481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1.0% 상승한 313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4737억원이다.

농심은 라면 담합으로 인한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예상금액 1077억원을 법인세차감전이익에 반영한 것과 판촉활동 자제로 인한 라면시장 점유율 하락(1.2%포인트), 엔화 약세로 인한 수출 실적 5% 감소, 소맥분 가격 상승 등 외부 환경의 악재가 잇따랐으나 ‘짜파구리’로 대표되는 모디슈머 열풍과 해외시장 유통력 강화 등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한 모습이다.

상반기 화제의 중심축에 섰던 남양유업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30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보다 6.7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지난해 231억1900만원보다 88.52%나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1분기가 투자 요인 반영으로 인해 영업이익 감소로 나타났지만 남양유업사태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2분기는 큰 폭의 하락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혹독한 시련에도 불구하고 신성장동력으로 투자를 거듭한 커피믹스는 시장 2위를 지켜냈다.

유업계 최대 경쟁사인 매일유업은 남양유업사태의 반사이익으로 1분기 매출이 3341억원으로 전년 동기 2651억원보다 27.78%나 올랐다. 영업이익도 59.11% 늘어난 8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전망치는 8.3% 증가한 2764억원, 영업이익은 67.1% 늘어난 86억원이 예상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전년 실적이 나빴기 때문에 올해 수치상으로 높게 나타난 기저현상일 뿐”이라며 “분유 및 시유, 발효유 등 전 부문의 고른 매출이 실적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1분기 매출이 61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45억원으로 6.13% 늘었다. 증권가는 2분기 전망치도 낙관적이란 견해를 보이며 브랜드력이 낮은 비주력제품을 베스트코 매장을 통해 판매해 판매수량 호조를 달성한 점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또한 홍초를 활용한 음료 시장의 진출, ‘사브작’ 론칭 후 육포 시장 진출, 올 초 진영식품을 인수하면서 냉동식품 라인의 강화를 이뤄낸 점도 하반기를 더욱 알차게 해줄 요인이다.

롯데제과는 1분기 매출이 지난해 46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18억원으로 28.7%나 줄어들어 주요 업체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그렸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10월 11개 제품 가격을 경쟁업체들보다 높은 수준인 2.9~20% 올린 바 있다. 그러나 국내 소비의 저조와 중국법인들의 실적도 동반 부진을 거듭한 것이 영업이익 부진으로 돌아왔다.

이 외에도 지난해 호성적을 냈던 오리온은 올해 1분기 매출이 6448억원으로 3% 증가에 그쳤으며 영업이익은 19.7%나 감소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3.8%, 22.6%나 증가해 10대 식풉업체들 중 유일하게 20% 이상의 성장을 달성한 바 있다.

● 하반기 반등 예상, 환경 변화 주력

하반기에는 상반기 악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각 업체마다 정상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국제 곡물가는 지난해 최고점을 기록했을 때와 비교해 원당 -37%, 소맥 -26%, 옥수수 -21% 등 주요 곡물의 가격 하락이 잇따르면서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최악의 가뭄을 겪으며 애그플레이션 위기를 불러왔던 미국발 곡물 생산성이 제자리를 잡았고, 브라질과 인도 등 주요 산지의 공급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각 업체들은 국제 곡물가의 안정을 바탕으로 하반기 원재료비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또한 매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대형마트 규제 법제화는 식음료업체들의 대형마트 비중이 30~40% 가량이나 된다는 점을 감안해 상당한 어려움으로 작용되나, 지난해 4월부터 마트 규제 움직임이 있었던 만큼 기저 부담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양유업 사태로 인한 대리점 교섭력 약화는 부정적이지만 각 업체들마다 대리점 매출 비중이 점차 축소되고 있으며, 밀어내기 자제에 따른 출혈성 경쟁 완화라는 긍정적 효과도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해외시장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시장은 식품소비가 확대일로에 있어 국내 식품 기업들의 공격적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지난 2008년부터 1인당 국민소득이 3천 달러에 진입해 식품 소비액이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었다”며 “제과, 유가공, 축산관련 기업의 대중국 수출이 유망할 것으로 보이며 국내 경기가 장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해외 투자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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