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 김치 파동' 제2의 만두 파동 되나
'납 김치 파동' 제2의 만두 파동 되나
  • 관리자
  • 승인 2005.10.2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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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파동' 무엇이 문제인가
최근 국내로 수입되고 있는 중국산 김치에서 납 성분이 다량 검출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김치의 안정성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우리음식의 근간이 되는 김치에 대한 불신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서둘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김치를 수거해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엽경채소류 허용 기준인 0.3ppm에 비해 훨씬 낮은 수치여서 국내산은 물론 중국산도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발표해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김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일반 소비자들은 국내산과 중국산을 가리지 않고 시중의 김치를 못 믿겠다는 인식이 확산, 김치 제조회사는 물론 관련 산업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김치를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는 시장상황과 식품/외식업체들의 입장 및 향후 대책에 대해 집중 조명해 봤다.


엇갈린 발표 소비자 혼란만 가중

지난달 25일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결과를 통해 중국산 김치의 납 함유량이 국산 김치보다 최고 5배 많다고 발표했으며 이에 식약청은 지난 10일 정밀검사 결과 중국산이나 국내산 김치 모두 납 함유량이 0~0.05ppm으로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반박했다.
식약청은 특히 자체 검사와 국제표준화기구(ISO)인증을 받은 충남대 화학과의 확인검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도핑센터를 통한 검증 등 이중, 삼중의 절차를 거쳤다며 신뢰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환경연구원 측은 식약청이 규정한 방법에 따라 실험을 진행했으며 고경화 의원 측도 식약청의 뒤늦은 조사는 김치수입 업체 236개사 중 상위 3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해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엇갈린 발표로 김치에 대한 불신만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며 이로 인해 김치 제조업체와 김치요리를 전문으로 프랜차이즈를 전개하는 외식업체들은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 소비자들은 소비자들 나름대로 시중 김치를 먹어도 되는지 안되는지 혼란만 가중된 꼴이다.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김치를 판매하는 김치 제조업체들은 소비자들의 김치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지난 9월부터 현재까지 전월대비 매출이 1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급식, 외식업소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국산 김치 제조업체들의 경우 중국산 김치 파동으로 주문량이 폭증하고 있으나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식자재 물량, 제조환경 등에 한계가 있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매출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외식업계가 중국산 김치 납 파동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대형업소보다는 중, 소규모 업체들이 보다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객단가 2만원 이상, 대형, 고급화를 추구하는 대형 외식업체들의 경우는 자체적으로 김치를 담아 제공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들은 국내산 김치와 고춧가루, 무, 마늘 등의 식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수지타산이 맞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들 업소들은 안내 문구를 붙이거나 김치를 대체할만한 찬을 내놓지도 않지만 매출에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고 있으며, 손님들 사이에서 중국산 김치에 대해 수군거리는 경우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중소업소들은 김치가 차지하는 원가비율과 마진율을 맞추기 위해 중국산 김치 사용이 불가피한 실정으로 드러났다.
실례로 가락동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종합식품상가의 경우 중, 소 외식업소들을 대상으로 김치를 판매하는 업소가 10여 군데에 달하고 있는데 여기서 중국산 김치와 국산 김치는 0:0 정도의 판매비율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중국산 김치가 10kg에 1만2천원, 국내산은 1만8천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국내산과 중국산의 가격차이가 kg 당 600원 밖에 없어 김치에 들어가는 모든 식재료가 국내산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자구책으로 겉절이 등 제공

지난 7월 농림부로부터 전통식품인증을 받은 김치전문 프랜차이즈 업체 삼김의 경우 100% 국내산 배추와 양념을 사용, 가맹점에 kg 당 4천원에 납품하고 있으며 100% 국내산 원재료만으로 김치를 만들었을 때는 원가는 kg 당 3천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배추 한 포기 당 가격을 생각하더라도 완제품인 김치 1kg이 1800원이라는 것은 중국산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는 업소들은 다각도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일부업소들은 중국산 김치를 쓰지 않는다는 선전 문구를 붙이는 업소도 있지만 이들 업소들의 말에 따르면 “소비자들에게 그다지 어필하지 못하는 것 같은 인상을 많이 받는다”며 “오히려 별다른 의심 없이 들어온 손님의 경우 경각심을 일깨워 역효과를 내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안내 문구를 떼어낸 업소들도 상당수이다.

오피스가에 위치한 한 한식당 업주는 “이 일대에 식당이 많기는 하지만 점심시간이면 몰려드는 점심손님들로 인해 어느 정도의 매출은 올리고 있지만 눈에 띄게 매출이 줄어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특히 건강과 사회적 이슈에 민감한 젊은층과 여성고객의 수는 급격히 줄어든 상태인데 한국인의 식습관 상찬에서 김치를 뺄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일부 업소들은 눈으로 보기에도 갓 담은 것이 확실히 드러나도록 겉절이 김치를 제공해 소비자들에게 안심하도록 하는 방법도 이용되고 있다.
한 외식업소의 업주는 “매일 아침마다 노량진시장에서 배추와 기타 야채를 구입해 아침과 오후에 겉절이 김치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그 전에는 손님 중에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중국산이 아니냐고 묻는 손님들이 종종 있었으나 겉절이를 내기 시작하고부터는 중국산이냐고 묻는 손님들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일정규모 이상의 업체거나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업소의 경우는 소비자들이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있고 실제로 이들 업소들에서 중국산을 쓰는 일은 극히 드믄 일”이라며 “업체의 규모와 객단가에 따라 소비자들의 신뢰도에도 양극화현상이 생겨나고 있어 중·소규모 업체들에게는 더욱 힘든 시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뢰도 회복 위해 "양념도 원산지 표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제조나 유통단계 뿐 아니라 일반식당에서도 원산지표시제를 의무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현재 원산지표시제는 수입김치는 대외무역법시행령에 의해 생산국명을 원산지로 표시하게 돼 있으며, 국내산 김치는 농수산물품질관리법시행령에 의해 재료 비율이 50% 이상일 경우에는 1가지, 50% 이하일 경우에는 2가지 이상의 재료에 대한 원산지를 표시하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김치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김치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의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 소비자와 국내산 김치를 제조하는 업체들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원산지표시제는 김치에만 국한된 규정이 아니므로 전체를 조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올 8월까지 수입된 중국산 김치물량은 총 7만864톤으로 지난해3만5천909톤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말까지 수입된 중국산 김치 물량은 7만2천605톤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렇게 중국산 김치의 수입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데는 원재료를 수입하는 것보다 완제품인 김치를 수입하는 관세율이 더 낮은데도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일반농산물은 관세율이 30% 이내며 고추는 무려 270%인데 반해 김치는 10%에 불과한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치파동' 각계 입장


김치전문 프랜차이즈
배추 폭등으로 원가부담 25%까지

국내산 김치 100% 사용이라고 밝혀왔던 놀부와 원할머니보쌈은 이번 김치 파동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회피하고 있다.
김치요리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인 삼김이나 이바돔옥아리 등도 중국산 김치로 인한 직접적인 매출타격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삼김은 지난 7월 농림부로부터 전통식품인증을 받아 100% 국내산 원재료로 만든 국산 김치임을 각인시키고 있다.
그러나 식재료 가격이 올라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감소와 원가상승으로 이중고를 겪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치요리 전문점들은 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식재료 비율의 35%선인 약 8~10% 정도인데 이번 사건으로 배추가격이 폭등, 원가부담은 20~25% 정도 상승할 것으로 업체들은 예측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 파동으로 소비자들이 김치요리 자체를 회피하는 게 더 문제”라며 “국산김치만을 사용하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정부 측의 확실한 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업중앙회
국산김치 사용업소에 인센티브 주기로

서울 경기 지역 한식당의 절반가량이 중국산 수입 김치를 사용하고 있다는 통계 자료의 근원지로 밝혀져 입장이 난처해진 한국음식업중앙회는 오는 18일 열리는 전국 이사회에서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회원 업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중앙회는 당초 국산 김치를 보호하자는 대원칙 하에 한식 업소의 김치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것이 외부로 유출돼 마치 전 업소가 중국산으로 비쳐짐으로써 외식업소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최근 국산 김치 사용 업소에 대한 홍보와 인센티브 제공 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농림부 등 정부 부처와 협의 중이다.
음식업중앙회는 통상 마찰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감안하여 외식업소 점주 교육 시 가급적 김치를 직접 담그어 제공해 줄 것을 강조하고 국산 김치 사용 업소에는 포스터와 스티커를 만들어 붙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국산 김치 사용 업소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정부와 협의해 나갈 방침이며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확보 및 국산 식자재의 사용으로 농촌의 근간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내는 데 외식 업계가 앞장서고 주무 부서인 농림부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김치 원산지 표시와 관련해서는 회원들의 불편을 야기시키는 방안에는 기본적으로 반대하며 반드시 실현 가능성이 있는 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고 밝혔다.

정부
품질은 높게 원가는 낮추는 방안 추진

정부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중국산 김치가 시중에서 유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해 품질은 유지하되 국내산 김치의 원가를 낮추는 방안을 중장기적인 전략을 세워 추진 중에 있다. 우선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의 저장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출하 시기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 중에 있으며, 맛의 차별화를 위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맛있는 김치를 만들어 내는 기술개발에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계획 중에 있다. 또 계약재배 등 농민과 수요자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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